본문 바로가기
공짜로 즐기는 세상/짠돌이 강연 수강일지

돈 많은 백수가 되는 법

by 김민식pd 2023. 1. 9.

(새해가 밝았습니다. 새해 덕담으로 요즘 하는 강의 중 부자가 되는 법에 대해 제가 책에서 배운 것을 소개합니다.)

평생 MBC PD로 즐겁게 살았습니다. 하지만 최근 미디어 시장의 판도가 변했어요. 넷플릭스가 드라마 제작 시장의 강자로 떠오르고, 시청자들의 눈길은 유튜브 등 새로운 미디어로 빼앗겼어요. 공중파 방송사의 환경이 어려워지자 회사에서는 구조조정을 단행했습니다. 물론 MBC는 근무여건이 좋은 회사라 60세 정년까지 버티며 회사를 다닐 수도 있겠지요. 몇 년 전부터 만들고 싶은 드라마는 없는데 읽고 싶은 책은 많고, 하고 싶은 일은 없는 데 가고 싶은 곳은 많더라고요. 책을 마음껏 읽고, 여행을 즐기며 살고 싶다는 생각에 명퇴를 신청했습니다. 
조금 더 빨리 여유로운 은퇴 생활을 즐기게 된 데에는 20대에 읽은 책의 도움이 컸습니다.
제목은 기억나지 않습니다만, 20대에 부자가 되는 법에 대한 책을 읽었어요. 그 책에서 부자가 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일을 해서 돈을 벌면, 번 돈의 절반은 무조건 저축부터 하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저축을 먼저 하고 남은 돈으로 살라고요. 1992년 첫 직장에 들어가 책의 가르침을 실천했습니다. 매달 월급을 받고, 다음날 월급의 절반을 적금을 부었습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취직을 하면, 평생 만져보지 못한 큰돈을 법니다. 갑자기 없던 돈이 생기면, 그에 따라 지출할 곳도 늘어납니다. 차를 사거나, 취미 용품을 사거나, 집을 키우기도 하죠. 지출이 늘면, 그렇게 쓴 돈을 메우기 위해 다시 돈을 벌어야 합니다. 
돈을 버는 건 타인의 욕망을 충족시켜주는 일입니다. 상사든, 고객이든, 다른 사람의 말을 듣거나, 다른 사람을 설득시켜야 돈을 벌 수 있어요. 남을 설득하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남의 말을 듣는 건 괴로운 일이고요. 돈을 쓰는 건 자신의 욕망을 충족시키는 행위입니다. 이때 돈을 쓰지 않으려면, 나 자신만 설득하면 됩니다. 남을 설득하는 것보다 나 자신을 설득하는 게 훨씬 더 쉽습니다. 사고 싶은 물건이 있으면 나 자신에게 물어봅니다. “이게 꼭 필요해?” “응!” “그동안 이거 없이 어떻게 살았어?”
매월 월급의 절반을 저축했습니다. 회사를 2년쯤 다녔을 때, 출근하기가 괴로웠어요. 당시 회사 상사와 마찰이 심했어요. 어느 날 그러더군요. “김민식 씨, 우리 회사 옥상에 올라가서 넥타이 풀고 권투 시합 한번 할까?” 저보다 열 살 나이 많은 상사가 권투를 하자는 건, ‘넌 좀 맞아야겠다’는 소리지요. 1992년도의 직장 분위기는 좀 그랬어요. 평생 직장의 시대라, 그런 소리를 듣고도 비굴하게 견디고 버텨야 했지요. 하지만 저는 2년간 월급의 절반을 매달 저축했잖아요? 1년 치 연봉을 모았어요. 그렇다면 월급을 벌지 않고도 2년은 충분히 버틸 수 있겠지요. 그래서 미련 없이 퇴사하고 통역대학원에 진학했어요.


파이어족이라는 말을 아시나요? <파이낸셜 프리덤>이라는 책을 보면, 파이어족에 대해 소개되는데요. FIRE는 ‘Financial Independence, Retire Early’의 앞글자를 딴 약자입니다. 즉 ‘경제적 자립을 토대로 자발적 조기 은퇴를 이룬 사람들’을 뜻하는 말이지요. 미국의 20~30대 고학력·고소득자를 중심으로 처음 생겨난 이 집단은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20대부터 월급의 70~80%를 저축해서 30대 후반, 늦어도 40대 초반에는 은퇴하는 것을 1차 목표로 합니다. 파이어족은 조기 은퇴와 경제적 자유라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극단적으로 절약하는 사람들입니다. 지금은 덜 쓰고 덜 먹더라도 조기 은퇴 후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 수 있기 때문이죠.
미국에서는 2008년 이후 밀레니얼 세대부터 파이어족 현상이 본격적으로 확산됩니다. 그 배경에는 미국에서 발생해서 세계적인 불황으로 번진 금융위기가 있어요.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엘리트 계급이라고 생각하며 선망의 대상이었던 월가의 선배들이 직장을 잃고 삶이 무너지는 모습을 밀레니얼 세대들이 직접 목격한 것이지요. 파이어족이 되는 비결은, 더 많은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더 적은 돈을 가지고도 윤택하게 살 수 있다는 믿음입니다. 
1992년 대학 졸업 후, 30년 동안 수입의 절반을 매달 저축했어요. 2021년 코로나가 터지고 회사에서 구조조정을 단행했을 때, 저는 미련 없이 명예퇴직을 신청했어요. 30년간 모은 돈이면 남은 30년 잘 살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있었어요. 저는 평소에 술 담배 커피를 즐기지 않습니다. 골프도 치지 않아요. 제 가장 큰 낙은 도서관에서 책을 읽는 것이고요. 자전거를 타고 한강을 따라 달리는 겁니다. 인생을 즐겁게 사는 데 큰돈이 필요 없다면, 돈을 벌기 위해 스트레스를 받아야 할 이유가 사라집니다.
<나는 오늘도 경제적 자유를 꿈꾼다>라는 책을 보면 이런 구절이 나옵니다. 
'평범한 사람이 부자가 되는 길은 정해져 있다. 너무나 간단하다. 
첫째, 일을 통해 돈을 번다.
둘째, 그 돈을 잘 모은다. 
셋째, 그것을 잘 불린다.
여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 나는 의심의 여지 없이 첫 번째, 일을 통해 돈을 버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다음이 둘째다. 근검절약하고 저축하는 생활습관을 통해 일로 번 돈을 잘 모아야 한다. 이것을 잘하면 셋째 단계는 아예 생략해도 된다. 둘째 단계까지만 잘해도 이 땅에서 작은 부자 정도는 충분히 될 수 있다.'
돈을 버는 1단계는 '일'의 영역, 돈을 모으는 2단계는 '저축과 소비'의 영역, 돈을 불리는 3단계는 '투자'의 영역입니다. 일을 해서 더 많은 돈을 벌거나, 투자로 돈을 불리는 것도 좋지만, 둘 다 운이 따라야 합니다. 내 마음먹은 대로 쉽게 되지 않는 게 일과 투자입니다.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게 딱 하나 있는데 그게 바로 돈을 모으는 일입니다. 소비를 줄이는 건 내 뜻대로 할 수 있는 일이거든요. 부자가 되고 싶은 분이라면, 자기 관리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진로 특강에 가면 학생들에게 해주는 이야기가 있어요.
“돈을 많이 주지만 재미가 없는 일이 있고, 돈은 안 되지만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둘 중 무엇을 골라야 할까요? 후자를 선택하는 편이 낫습니다. 재미없는데 오로지 돈을 벌기 위해 일을 하다 보면 성장하기 쉽지 않아요. 돈은 적게 벌어도 좋으니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사람은 날이 갈수록 더 잘하게 됩니다. 좋아하다 보니 열심히 하게 되고, 열심히 하다 보니 잘하게 되는 거지요. 그러면 그 분야에서 인정받는 사람이 되고요. 10년 후를 생각해야 해요. 돈 많이 받으면서 일에 재미를 느끼지 못하는 사람은 잘리기 쉽고, 적은 돈을 받고도 재미나게 열심히 일하는 사람은 다른 회사에서 스카우트해갑니다.”
<쿨하게 생존하라>는 책을 보면 일을 크게 두 가지 기준으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재미가 있는 일’과 ‘돈이 되는 일’이라는 두 가지 기준을 X축과 Y축 삼아 사분면 그래프를 그려봅시다. 4개의 영역이 생기지요? 재미도 있고 돈도 되면 ‘행운의 영역’, 재미는 없지만, 돈이 되면 ‘생존의 영역’, 재미는 있지만, 돈이 안 되면 ‘보람의 영역’, 재미도 없고 돈도 안 되면 ‘불운의 영역’입니다.
그래프를 보면서 지금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생각해보세요. 저는 ‘처음엔 무조건 위로 올라간다, 그다음엔 앞으로 나아간다’라는 목표를 세웠어요. 재미를 찾는 게 우선입니다. 살아보니까 재미난 일을 열심히 하면 돈은 따라오더군요. 돈을 벌어야 한다는 생각에 재미없는 일을 억지로 하면, 결국 재미도 잃고 돈도 잃기 쉬워요. 오랜 세월 일을 해야 하고 일의 미래에 어떤 변화가 닥쳐올지 모르는 요즘, 돈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일을 하는 나 자신의 성장입니다. 오래오래 일하려면 나를 성장시키는 일을 해야 합니다. 경험상 일에서 재미를 느끼지 못하면 성장하기가 쉽지 않더군요.
<소득의 미래>라는 책에서 저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일이란 생계를 위해서 고역을 치르는 과정일 뿐이라는 생각을 조금씩 거둬들이고, 일 자체에서 기쁨을 얻고 일을 놀이로 만들려는 노력을 끊임없이 해야 한다. 일하는 과정에서 배우고, 배우는 과정에서 일이 이뤄지도록 시간을 설계해야 한다. 개인들이 이런 준비를 할 수 있도록 사회가 배울 기회, 놀 기회를 충분히 제공해야 하며, 개인들 스스로도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여러분이 20대 대학생이라면, 돈 이야기가 생경하게 느껴질 것입니다. 돈을 번 경험도 적고, 가진 돈도 없는 시절이니까요. 그런 여러분에게 가장 중요한 자산은 신용입니다. ‘돈을 다루는 능력을 키우는 법’이라는 부제를 단 <부자의 그릇>이란 책에서 “돈이란, 신용을 가시화한 것이다.”라는 말이 나옵니다.
‘신용은 지난 행동들의 결과이고, 지난 행동은 하루하루 사고해온 결과다. 요컨대, 하루하루의 사고가 행동을 만들고, 그 행동이 신용을 만들며, 그 신용이 결과적으로 돈이라는 형태로 나타나는 것이다.
학교에 가서 공부하고, 친구들과 약속을 지키고, 직장에서 착실하게 일하는 건 모두 신용을 얻기 위한 행동이다. 그렇게 얻은 신용은 돈이라는 형태로 남고, 그 돈은 인생의 선택지를 늘려주는 도구가 된다. 그렇게 삶에서 유용하게 쓸 수 있는 도구가 증가하면, 우리는 한층 더 알찬 라이프 스타일을 실현할 수 있다.’
신용을 지키기 위해 제가 만든 습관이 하나 있어요. 저는 약속에 절대 늦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그래서 항상 20분 먼저 약속 장소에 도착합니다. 카페에서 상대방이 오기를 기다리는 20분 동안 조용히 책을 읽습니다. 만약 정시 도착을 목표로 출발했는데, 갑자기 환승 전철을 놓치거나 버스를 놓쳐 10여 분 늦어진다면, 가는 내내 마음이 불편할 겁니다. 막히는 도로에서 짜증이 날 수도 있고요. 20분 먼저 도착한다는 생각으로 출발하면, 도중에 길이 막혀도 화가 나지는 않습니다. 마음에 여유를 가지고 사람을 만날 수 있지요. 약속을 잘 지키는 사람은 타인의 시간이라는 자원을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이고요. 시간을 지키는 습관에서 신용은 발생하고, 그 신용은 돈을 벌 수 있는 기회로 이어집니다.
이번 시간에는 제가 돈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드렸어요. 돈을 벌 수 있는 방법도, 돈을 모으는 방법도, 다 책에서 배울 수 있습니다. 돈 돈 하니까 속물처럼 느껴지는데요. 장 자크 루소는 이런 말을 했어요. 
“수중에 있는 돈은 자유의 도구지만, 기를 써서 벌어야 하는 돈은 노예를 만드는 도구다.”
여러분은 책을 읽고 돈을 벌어 자유인으로 사시기를 바랍니다. 적게 일하고 돈을 많이 버는 방법도 책 속에 있을테니까요.

 

<공짜로 즐기는 세상>을 찾아와주시는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반응형

'공짜로 즐기는 세상 > 짠돌이 강연 수강일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번 한 주도 화이팅!  (12) 2023.09.11
강연의 3대 요소  (12) 2023.07.31
말 잘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13) 2023.01.04
자기계발서가 인생을 바꾼다  (8) 2022.10.28
다독의 비결  (10) 2022.1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