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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돌이 독서 일기/꼬리에 꼬리를 무는 독서

이보다 더 뻔뻔할 수 없다!

by 김민식pd 2019. 9. 20.

'이보다 뻔뻔할 순 없다! 세계 최초 자아분열 북토크'라는 표지 그림을 보고 빵 터졌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꼬리에 꼬리를 무는 구독>에서 책을 소개하고 있어요. 가장 신나게 녹화를 할 때는, 제가 좋아하는 저자의 책을 소개할 때더라고요. 내가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작가는 바로..... 김민식입니다. ㅋㅋㅋㅋㅋ

제 책을 소개하고는 싶은데, 막상 제 책 이야기를 하려니 민망하더라고요. 이럴 땐 나름 어설픈 개그의 힘을 빌립니다.

대본을 쓰면서 적어뒀어요. 3인칭 유체 이탈 화법이라고. 어떻게 소개하는지 영상을 보시지요~^^

(재미나게 편집해주신 꼬꼬독 피디님께 감사드립니다!)   

아래에 대본도 공유합니다~

 

인생의 3가지 괴로움을 여행으로 극복하는 법
(3인칭 유체이탈 화법으로)

오늘 이야기할 책의 제목은 <내 모든 습관은 여행에서 만들어졌다>입니다. 이 책의 저자, 아주 독특한 인생 경력을 가진 분이죠. 공대를 나와 영업사원, 통역사를 하다, 예능 피디, 드라마 피디로 일하신 분인데요. 노조 부위원장이 되고 난 후, 드라마 제작 일선에서 쫓겨납니다. 회사로부터 갖은 징계를 다 받아요. 유배지로 밀려나죠. 피디로 살며 드라마를 만들던 사람이 업무에서 배제되고 그러면 아주 괴롭습니다. 이렇게 힘들 때, 저자는 요술주머니를 꺼낸답니다. 세상이 나에게 일을 주지 않을 때, 무엇을 할 것인가? 취미삼아 외국어 공부를 하거나, 글쓰기로 마음을 달래거나, 여행을 떠난다고요. 셋 중에서 가장 확실한 즐거움을 주는 건 여행이라고 하네요.
3가지 괴로움을 3가지 즐거움으로 바꾸는 방법에 대해 한번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삶의 괴로움! 인생이 괴로울 때, 사람들은 길을 떠납니다. 사표를 던지고 평생 꿈꾸던 여행을 떠납니다. 저자도 산티아고로 길을 떠나려고 해요. 하지만 부인이 반대를 합니다. 하긴 누가 찬성하겠어요. 회사 그만두고 산티아고로 길을 떠난다는데. 자, 집에서 반대를 하니까, 이젠 회사 사장보다 집의 부인이 더 미워집니다. 마치 내가 불행한 건, 여행을 못 가게 막는 아내 탓인 것 같아요. '이건 아니잖아?'싶은 마음에 저자는 다시 생각을 돌이킵니다. ‘굳이 산티아고를 가야만 하나? 하루 종일 걸으면서 괴로운 마음을 달래려고 산티아고까지 가야만 하나? 서울 둘레길도 길인데?’ 회사를 그만두고 산티아고에 가는 대신, 출근하면서 주말마다 서울둘레길을 걷습니다. 북한산, 아차산, 관악산의 아름다운 풍경을 보며 마음을 달랩니다. 해보니까 이게 훨씬 더 좋아요. 한 달 휴가를 낼 필요도 없고, 비행기표 대신 전철 타고 다니고, 외국의 숙소에서 자는 대신 편안한 내 집에서 자니까요. 아, 이 저자, 보통 분이 아닌데요? 멀리 있는 행복을 꿈꾸는 대신, 가까이에서 누릴 수 있는 즐거움을 찾습니다. 그래요, 여행의 행복도 강도가 아니라 빈도입니다. 

둘째는 출근의 괴로움! 주말에 서울둘레길을 다녀도 여전히 평일에 회사로 출근하는 건 참 괴로운 일입니다. 특히 가서 하고 싶지도 않은 업무를 억지로 해야 한다면 얼마나 마음이 괴롭겠어요. 이분, 또 마음을 고쳐먹습니다. 출근이 괴롭다면, 출근길이라도 즐겁게 바꿔보자. 이 분의 어려서부터 취미가 자전거 여행이래요. 그래서 이제는 매일 한강 자전거 여행을 간다는 기분으로 자전거로 출퇴근하기 시작합니다. 가기 싫은 회사에 가는 게 아니라, 자전거를 타고 한강 여행 간다는 기분으로 집을 나섭니다. 이제 출근길이 한결 가뿐하지요. 이른 아침 한강을 달리면서 마인드 콘트롤을 한 대요. 퇴직 후 내 꿈은 유럽 자전거 일주다. 지금 나는 그 꿈을 위해 전지훈련하는 거야. 캬아, 이 저자, 정말 멋지지 않습니다. 출근의 괴로움은 사뿐하게 이렇게 또 날립니다. 매일 자전거로 50킬로씩 달린 덕에 나이 50에도 허벅지에 근육이 다시 붙습니다. 이제 추석에 집에 갈 때도 자전거로 갑니다. 저자의 어머니가 부산에 사시는데요. 어느날 전화를 합니다.

"어머니, 추석에 부산에 갈게요."

"아이고 야야, 기차표 끊기 힘들텐데."

"괜찮아요, 어머니 기차 아니에요."

"아이고 그럼 차타고 올려고? 많이 밀릴 텐데."

"아녜요. 그냥 자전거 타고 갈 거예요."

서울에서 4대강 자전거 길로 부산까지 내려가는데 5일이 걸립니다. 나이 50에 자전거 전국일주를 합니다. 이게 다 회사 출근의 괴로움을 자전거 통근의 즐거움으로 바꾼 덕이랍니다. 진짜 멋지지 않아요?

삶의 괴로움과 출근의 괴로움을 극복한 저자에게 최후의 난관이 기다립니다. 바로 가족이 주는 괴로움이지요. 세 번째 가족이 주는 괴로움은 어떻게 해결할까요? 이분 어려서부터 아버지 때문에 고생을 많이 합니다. 아들의 진로도 막 틀고, 그래요. 평생 교사로 일한 아버지는 보수적이고 권위적입니다. 그러다보니 늘 며느리와 싸우고, 추석에 큰 집에 가서도 조카들과 다투고 그러신대요. 나이든 아버지가 집안에 분란을 일으키는 걸 보다 못해 저자가 묻습니다. 아버지, 그러지 마시고, 추석에 저랑 같이 여행 다니실래요? 아버지가 가고 싶다는 데로 다 모실게요. 강원도로 가실래요, 서해안으로 가실래요. 아버지가 그럽니다. 나는 괌이나 싸이판에 가고 싶은데? 그래요, 아버지, 가요. 다음해에 또 묻죠. 올해는 어디 가실래요? 나는 죽기 전에 뉴욕에서 한 달 살아보는 게 꿈이다. 그래요, 뉴욕 가요. 올해는 어디 가실래요. 뉴욕 갈 때 비행기 열 몇 시간 타니까 힘들더라. 가까운 데로 가자. 그래요, 아버지, 그럼 오키나와로 가요. 비행기 2시간만 타면 되요. 나이 50의 아들이 팔순이 다 된 아버지를 모시고 추석 때마다 해외 여행을 떠납니다. 부인에게는 그런대요. 당신은 딸들이랑 친정 가서 잘 쉬다 와. 이분, 수류탄을 끌어안고 몸을 던지는 비장한 기분으로 아버지를 모시고 여행을 다니고요. 아버지와 여행을 다니며, 노후의 삶을 가까이에서 들여다보는 공부를 하게 됩니다. 

삶이 주는 괴로움, 회사가 주는 괴로움, 가족이 주는 괴로움을 여행의 즐거움으로 극복하며 사는 이야기가 가득 담긴 책입니다. 제가 이 분 전작들도 다 읽었거든요. <영어책 한 권 외워봤니?> <매일 아침 써봤니?> 그런데 그 책들 읽으면 개인적으로 뭔가 해야 할 것 같잖아요? 그런데 이번 세 번째 책은 읽고도 부담이 없어 참 좋네요.

아직도 읽지 않으셨다면, 꼭 한번 읽어보세요! <내 모든 습관은 여행에서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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