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들면서 내가 가장 경계하는 것은 삶이 복잡하게 변하는 것이다. 복잡해지면 초심을 잃는다. 이런 저런 관계들 속에서 헤매기 쉽다. 그냥 나는 내가 좋아하는 것에만 집중한다. 책, 영화, 만화... 철들지 않고, 내가 좋아하는 것만 하다가 가는게 내 소박한 꿈이다. 

며칠전 '아태이론물리센터'에서 한 '책 대 책'이라는 강연회에 다녀왔다. 스티븐 호킹의 '시간의 역사'와 '블랙홀 전쟁'에 대한 강연이었는데, 내용은 다소 어려웠다. 이론 물리학자들의 책 이야기가 욕심나서 찾아간 자리였지만, 역시 내게 재밌는건 우주 이야기보다 사람 이야기였다.   

(사진 출처 웹진 크로스로드. http://crossroads.apctp.org/?directURL=/myboard/read.php%3Fid%3D9%26Board%3D0019)

그날 들은 강연 중 제일 재미난 대목은 물리학자들의 기행이었다. 제리 브라운이라는 미국 학자는 늘 한가지 신발만 신었단다. 똑같은 하얀색 운동화 하나만. 이유는? 아침에 나올때, '오늘은 무슨 신발을 신어야하지?'라는 고민을 안하려고. 아인슈타인도 단순한 생활로 유명했다. 20년 이상 변화가 없는 삶을 유지했다. 아침이면 산책하고, 낮에는 강의하고... 소박한 2층 목조 가옥에서 20년을 살며 가구도 들여놓지 않았다. 주변 환경이 복잡하면 연구에 집중할 수 없다는게 아인슈타인의 믿음이었다. 성공한 학자들은 다 세상 사람들의 시선보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만 몰입하며 사는 사람들이다.  

세상에는 자신이 좋아하는 게 뭔지도 모르면서, 세상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만 쫓아다니며 시간을 허비하는 사람들이 있다. 앞서 가지는 못해도 뒤처져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미국이나 일본에 시청률 40% 넘는 드라마는 없는데 유독 한국에 시청률 독점하는 드라마가 많은 이유? 시청률이 20%를 넘으면 그 다음부터는 군중심리가 작용한다. 직장이나 학교에서 대화에 소외되고 싶지 않아 따라 보게된다. 한국의 대중문화가 승자독식으로 가는 이유가 여기 있다. 1000만 영화는 나와도, 다양한 작은 영화는 나오지 않는 이유가 여기 있다. 한국 사교육의 문제도 같은 맥락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의 아이가 좋아하는 게 뭔지는 몰라도, 옆집 아이가 받는 과외는 무언지 알아야한다. 남 눈치보고, 남들과 비교하다 인생 참 피곤해진다.   
   
항해술에서 중요한건 지도를 읽는 법이다. 그럼 지도를 읽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배의 현재 위치다. 드넓은 세계를 아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세계에 지금 나의 위치다.

나는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하고 싶은가? 
그 하나의 질문에 집중해서 삶을 단순화하라.  
좋아하는 것만 하는 단순한 삶이 즐거운 삶이다. 
즐거운 삶이 곧 행복한 삶, 성공한 삶이다.

너 자신에 충실하라.
당신 삶의 주인은 당신 한 사람뿐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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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민식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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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김성은 2011.11.18 11:1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공감합니다!
    월든에서 말하는 Plain living, High thinking이 삶의 모토거든요ㅎㅎ

  2. 흠흠... 2011.11.19 01:2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평소에 아이들을 많이 만나다 보니
    꿈이 뭐냐고 물을면
    보통 초등 저학년은 이것 저것 대단한 걸 말해요.
    근데 다 거기서 거기 똑같아요.
    엄마 꿈이래요.
    가끔은 자기 꿈도 이야기해요.
    수시로 바꿔요.
    그래서 더 귀엽고 사랑스러워요.

    초등 고학년은 몇몇 동심을 품은 아이나
    잘난 친구들 빼면 꿈이 없다고 해요.
    엄마가 되라는 꿈을 이룰려면
    공부 열심히 해야 한단 소리 때문에요.
    참, 정직하고 가슴 아픈 대답이란 생각이 들곤 하죠.
    배우고 싶은 게 뭐냐고 물으면 어쩜 다들 그렇게 대답이 많은지
    공부가 싫은 아이들에게도 배우고 싶은 건 다 있던데...
    공부는 참 많은데 어쩜 부모가 생각하는 공부는 똑같을까요?

    중학생들에게 꿈이 뭐냐고 물으면
    깜짝 깜짝 놀라요.
    공부하라 소리 말고 다른 소리를 하는 제가 이상한가 봐요.
    부디 사람부터 되라고 말하면 깔깔 거리고 웃어요.

    고등학생들은...
    만날 일도 별로 없지만 무서워서 안 물어 봅니다. ^^

    제가 만나는 아이들 역시 한정적이까 이것도 그저 한쪽 면이겠죠?
    그러고 보면 저 어릴 적 친구들은 꿈이 참 많았는데
    그 친구들 다 꿈은 이뤘는지 궁금하네요.

    갑자기 궁금하네요.
    혹시 제가 만난 아이들도 자기들끼린 꿈을 꿀까요?
    나도 그저 어려운 어른이라 꿈이 없다고 한 걸까...

    꿈이란 때론 희망고문이라 괴롭지만...
    덕분에 늘 하루하루 사람처럼 살 수 있게 해주는 거 같아요.
    내 나이 마흔엔 돈이 없어 공부 못하는 애들과 마주보고 싶어요.
    대단한 거 되려고 배우는 게 아니라 그저 배우고 싶어서 배우는 애들과...

    피디님은 참 행복해 보여요.
    오늘도 이처럼 세상을 향해 메시지를 발사하고 계시잖아요.
    피디가 되어서 하고 싶었던 일이 뭔진 몰라도
    이 작고 큰 공간에서도 유감없이 발휘하시는 당신은 진정한 위너입니다! ㅋㅋ

    • 김민식pd 2011.11.19 19:0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세상 사람들과 소통하는 게 피디로 꿈꾸었던 일입니다. 어렸을때는 너무 외로웠거든요. ^^ 그냥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 어린 시절의 내 자신에게 편지 쓰는 기분으로 글 올립니다. 꿈이 무엇일까? 아이들에게 물어봐주신 님 덕에, 아이들은 한번쯤 고민해볼수 있겠네요. 부모가 물어보면 겁먹지요. 꿈이 그거면서 공부는 그렇게 안해? 잔소리가 나올게 뻔하니까... 좋은 부모 되기도 참 어려운 세상이에요. 님이 하시는 고민이, 나중에 좋은 부모가 되는 초석이 될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