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자 중독이 심한 저는 아침마다 2개의 신문을 펼쳐봅니다. 한겨레 신문과 경향신문을 구독하는데요. 금요일에는 한겨레 신문의 '책과 생각' 지면을, 토요일에는 경향신문의 신간 리뷰를 즐겨 읽습니다. 기자님들의 새 책 소개에 주말이 행복해요. '세상에, 이번주에도 재미난 책들이 이렇게 많이 나오다니! 매주 꼬박꼬박 새 책이 나오는 행복한 세상!' 신문이 오지 않는 일요일 오전에는 금단 증상이 나타나지요. 활자중독자의 금단 증상... 그럴 때 저를 구원해주는 것이 '예스 24'에서 나오는 월간 '채널 예스'에요. 책 소개로 가득한 잡지를 펼쳐읽으며 다시 황홀경에 빠집니다. 그러다 사회학자 노명우 님이 쓴 '책을 사면 왜 좋을까'라는 글을 만났어요.
책을 구입해야 할 가장 결정적인 이유... 책을 사는 것은 독서의 첫걸음이자 책을 쓰는 사람을 후원하는 행위이다. 독자가 구매하지 않는 한 책을 쓰는 사람의 호구지책은 막막하기만 하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직업으로서의 소설가>에서 이렇게 말했다. "어떤 문학상도 훈장도 호의적인 서평도 제 책을 자기 돈 들여 사주는 독자에 비하면 실질적인 의미는 없다." (...)
만약 당신이 좋아하는 작가가 있다면, 응원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 작가의 책을 사는 것이다. (...) 이제 가까운 서점에 갈 시간이다.
(채널 예스 2018.11. 21쪽)
(전체 글을 보시려면 아래 링크로~
http://ch.yes24.com/Article/View/37181
일요일 오전, 평소라면 동네 도서관으로 가겠지만 그날은 서점으로 달려가서 책을 사야 할 것 같았어요. 무슨 책을 살까? <채널 예스>에 이어 실린 이슬아 작가의 칼럼을 읽었어요.
두 권의 책을 만들며 가을을 보냈다. 그동안 내 글과 그림은 디지털 데이터로만 존재했는데 이제 드디어 물성을 가지는 것이다. 데뷔한 지 5년 만에 책 제목과 함께 나를 소개할 수 있게 되었다. 한 권은 출판사와 함께 만들었다. 예전에 그린 모녀 만화를 글과 함께 엮은 책이다. <나는 울 때마다 엄마 얼굴이 된다>라는 제목으로 문학동네에서 출간되었다. 서로를 선택할 수 없었던 두 사람의 우정에 관한 이야기다.
다른 한 권은 내가 직접 독립 출판한 책이다. 지난 반년간 이메일로만 연재한 <일간 이슬아>의 글들을 묶어 <일간 이슬아 수필집>이라는 제목의 책으로 만들었다. (...)
출판이라는 건 두려운 일이었다. 물성을 가진 책에 내가 쓴 글이 인쇄되는 이상 이 물건은 빼도 박도 못하게 내 책임이었다.
(같은 잡지 25쪽)
http://ch.yes24.com/Article/View/37390
이슬아 작가에게 나름의 동지 의식을 느낍니다. 매일 연재하는 노동자끼리 느끼는 그런 동질감이지요. 2013년에 데뷔한 이슬아 작가는 여러 매체에 글과 만화를 기고하며 생계를 이어가는데, 어떤 플랫폼으로부터 청탁을 받아야만 독자를 만날 수 있었던 작가는 어느 날부터 아무도 청탁하지 않은 연재를 시작합니다.
2018년 2월 시작한 시리즈의 제목은 <일간 이슬아>. 하루에 한 편씩 이슬아가 쓴 글을 메일로 독자에게 직접 전송하는 셀프 연재 프로젝트다. 그는 자신의 글을 읽어줄 구독자를 SNS로 모집했다. 한 달 치 구독료인 만 원을 내면 월화수목금요일 동안 매일 그의 수필이 독자의 메일함에 도착한다. 주말에는 연재를 쉰다. 한 달에 스무 편의 글이니 한 편에 오백원인 셈이다.
학자금 대출 이천오백만 원을 갚아나가기 위해 기획한 <일간 이슬아>는 6개월간 절찬리에 연재되었다. 어떠한 플랫폼도 거치지 않고 작가가 독자에게 글을 직거래하는 메일링 서비스를 통해 이슬아는 독립적으로 작가 생활을 이어나가는 중이다.
(저자 소개 글 중에서)
해본 사람은 알아요. 매일 글 한 편을 쓰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제가 이걸 할 수 있는 이유는 이게 공짜이기 때문입니다. 돈을 받지 않고 연재하기에 부담이 적죠. 그냥 그날 아침에 가장 올리고 싶은 글 한 편을 올립니다. 마음 편하게 글을 씁니다. 원고료를 받고 기고하는 글은 고민을 많이 하게 됩니다. 돈을 받는 일과, 받지 않는 일 사이에서 적절히 부담과 즐거움을 배분하며 삽니다.
이슬아 작가는 매일 글을 쓸 때마다 이 한 편의 글이 누군가에게 500원의 가치가 있을까, 고민한다고 해요. 쉽지 않은 작업입니다. 이런 대단한 작업방식을 가진 작가를 응원하고 싶다는 생각에 교보문고로 달려갔어요. 도서 검색대에서 '이슬아'를 쳐보니, <나는 울 때마다 엄마 얼굴이 된다>가 뜨네요. 독립출판물이라는 <일간 이슬아 수필집>은 없나봐요. 그 책은 '예스 24'로 주문해야 할까봐요. 작가님 두 분의 릴레이 영업에 넘어가 만난 책!
내일은 <나는 울 때마다 엄마 얼굴이 된다>의 리뷰, 본편이 이어집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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