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다양한 드라마 포맷에 대해 알아보자. 드라마의 분류는 주간 방송 회수와 전체 회수로 나눈다. 주 5회 방송하는 아침 연속극이나 일일 연속극이 있고, 주2회 방송하는 주말 연속극과 미니시리즈가 있는데, 주말 연속극과 미니시리즈는 방송 분량이 50부작이냐, 20부작이냐로 다시 나뉜다. 이들 다양한 드라마의 기획 포인트를 살펴보자.

1. 대형 사극
보통 MBC 월화 드라마로서 50부작 이상 방송되는 시대물이다. 긴 호흡으로 이야기를 끌고 가기에, 작가 의존도가 높은 장르이다. 시대물은 로케이션 촬영이 힘들어 초기 투자 비용이 많다. 시대에 맞는 세트도 지어야하고, 의상도 일일이 새로 만들어야한다. 고비용 제작물이라, 50부작 이상 방송해야 손익분기점을 맞출 수 있다.

우리 시청자는 이야기에 대한 충성도가 높아, 한번 보기 시작한 드라마는 후반에 가서 긴장도가 떨어져도 굳이 이탈해서 새 드라마로 옮겨가지 않는다. 사극이 한번 시청률을 20~30%를 넘기면, 새로 시작하는 경쟁드라마가 맥을 못추는 이유가 여기 있다. 초기 투자 비용이 많아 위험 부담이 큰 장르이므로, 대장금의 이병훈 감독이나 선덕여왕의 김영현 작가 등 경쟁력이 검증된 제작진을 방송사에서는 선호한다.

2. 일일 연속극 
연속극은 작가의 예술이다. 따라서 작가의 숙련도에 따라 편성 시간이 달라진다. 아침 연속극은 신인 작가가 자신의 역량을 보여줄 수 있는 장르이고, 저녁 연속극은 전체 시청률이 높고, 평일 저녁 뉴스로 이어지는 시청 패턴을 결정하기에 숙련도가 높은 기성 작가들의 독무대다. 요즘은 종편 채널의 드라마 출범 등으로 작가 시장 역시 공급 부족을 겪고 있어, 아침 연속극으로 히트를 한번 치면, 바로 저녁 연속극으로 기회를 얻기도 한다. 

아침 연속극의 경우, 주부 시청자가 대부분이라 소재의 한계가 뚜렷하다. 그러나 저녁 10시 드라마 시간대와 달리 방송 3사가 아침 연속극의 시간대가 서로 달라, 드라마끼리의 극한 경쟁은 없다. 이야기만 재미있으면 10%정도의 시청률은 보장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연속극의 경쟁력은? 매회 마지막에 얼마나 긴장감있는 엔딩을 만드느냐에 달려있다. "뭐야? 들킨거야?" 그리고 다음날 첫 장면은, "애개? 몰라보는 거야?"로 긴장을 쉽게 해소한다. 고무줄 놀이하듯 시청자의 긴장을 쥐락 펴락하는 것, 이것이 연속극 극본이 갖춰야할 경쟁력이다. 그러기 위해 연속극 기획안은 되도록 많은 사람들의 관계가 서로 엇갈려야하며, 밝혀져서는 안될 비밀도 여럿 나와야 한다. 

3. 미니시리즈
드라마가 흔히 작가의 예술이라고 하는데, 사실이다. 이야기가 얼마나 재미있느냐로 승부가 난다. 그러나 드물게 연출력이 돋보이는 장르가 바로 미니시리즈이다. 감각적인 연출로 이름을 날리는 스타 PD들의 주무대가 바로 미니시리즈다. 미니시리즈는 초반 4부까지 방송에서 승부가 난다. 일드나 미드와 달리, 우리나라 미니시리즈는 방송 3사가 밤10시대에 똑같이 경쟁한다. 한번 다른 채널에 눈길을 빼앗기면, 드라마 후반에 따라잡기 힘들다. 초반 4회 분량까지 방송을 놓쳤다면, 그 다음에는 아예 찾아보는 것을 포기하기 때문이다. 

미니시리즈의 경우, 초반 4부까지 공들여서 시청자의 눈길만 선점하면, 후반에는 긴장감이 떨어져도 관성으로 탄력받아 간다는 것이 정설인데, 그러다보니 전체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게다가 촬영 현장의 여건 역시 가혹하다. 세트에서 멀티 카메라로 녹화하는 것이 아니고, 연속극마냥 식탁에 둘러앉은 가족들의 대화로 이야기를 풀어가지도 않는다. 항상 역동적인 사건과 상황이 긴박감있게 펼쳐진다. 그러다보니 배우와 스탭들의 노동 강도가 심해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장르이다. 지금과 같은 열악한 제작환경이 지속된다면, 전반적인 작품 완성도가 떨어져 결국에는 한류 열풍 역시 사그라들수 밖에 없다.

4. 주간 단막극
한국 드라마의 미래는 어디에 있을까? 드라마 연출론 1편의 말미에 한드/미드/일드의 비교를 올렸다. 대체로 미드나 일드에 비해 한드가 완성도가 부족하고 소재의 한계가 뚜렷한 이유? 1주일에 1편 만드는 드라마와 1주일에 2편씩 50부작을 만드는 드라마의 차이를 생각하면 된다. 짧은 시간에 많은 분량의 이야기를 만들다보니, 극성이 점점 더 강한 소재, 중독성이 강한 사랑 이야기로만 집중하게 되는 것이다.

연속극은 이름있는 작가들이 선점하고, 미니시리즈는 검증된 PD들의 장르이다보니, 신인 작가와 신인 연출을 만드는 시스템이 우리에게는 없다. 무엇보다 1주일에 30분짜리 방송 5편, 혹은 70분짜리 방송 2편을 만드는 것은 열악한 노동 현장과 품질 저하로 이어진다. 우리도 앞으로는 50분짜리 드라마를 매주 1편 방송하는 것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드라마 산업의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다. 

미드와 일드의 세례를 받아 더욱 세련된 영상 문법을 구사하는,
신세대 드라마 연출의 등장을 기다리며, 오늘은 여기까지... 

곧 발표나는 MBC PD 공채, 많은 드라마 매니아들의 도전을 기다린다.

다음에는 드라마 제작 단계에 대한 강의를 들고 돌아오겠다.  그럼~~~

 


몇년전 미국 시즌 드라마 형식을 도입해서 연출한 바 있는 '비포 앤 애프터 성형외과'
지금 방송을 시작한 '심야병원'도 그렇듯이, 한국 드라마의 진화를 꿈꾸는 도전은 계속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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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민식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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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박민일 2011.10.26 23:0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피디님! 열혈 수강생입니다. 드라마 기획과 관련해서 여쭤 보고 싶은게 있어서 조심스레 질문 드려 봅니다. 연속극을 제외하고, 드라마에서도 주요 타깃층 설정이 중요한지요? 실제로 방송되는 드라마들은 타깃층이 분명한지도 궁금합니다.

    • 김민식pd 2011.10.28 06:4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미니시리즈의 경우, 목표 시청층이 있습니다. 내조의 여왕의 경우, 40대 50대 주부가 처음 목표 시청층이었구요. 대본 집필 과정에서 젊은 남성 시청층도 흡수하기 위해 직장 생활에서의 코미디와 애환도 많이 다루는걸로 진화해갔지요. 기획의 시작은 항상 특정 시청층을 염두에 두고 시작합니다. 모든 사람이 다 좋아하는 드라마...를 목표로 한다면, 색깔을 잃어버리기 쉽거든요.

  2. 쏘옹지이! 2011.10.27 18:0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PD님! 퓨전 사극같은 경우는 미니시리즈로 구분되나요? 성균관 스캔들은 확실히 정통 사극과는 대조되는 것 같은데 다모, 공주의 남자, 무사 백동수 같은 드라마는 어떻게 분류할 수 있나요?

    • 김민식pd 2011.10.28 06:4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미니시리즈의 연출들이, 소재 다변화를 위해 많은 시도를 하고 있구요. 그 노력의 결과로 좋은 퓨전 사극들이 나오고 있는것 같아요.

  3. 김효진 2011.10.27 19:2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곧 뜰 MBC 공채소식에 두근두근하네요.*^^* 미니시리즈의 작가에 대한 부분도 인상깊게 읽었습니다. 저도 드라마PD를 지망하며 PD로서의 스펙을 쌓기위해 작년부터 MBC드라마 극본공모전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정말 드라마PD가 되기 위해서는 무한한 노력과 끼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이 글을 읽고 또 한 번 열정과 도전이라는 총알을 제 마음 속에 장전했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 김민식pd 2011.10.28 06:4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직접 써보는 것, 참 극본을 공부하는 좋은 방법인데요. 열정과 도전! 20대와 30대가 꼭 갖추어야 할 총알이지요. 40대가 되고 나니, 2,30대때 가졌던 열정과 도전을 추억하는게 제일 큰 낙이에요. 바꿔말하면, 젊어서 열정과 도전을 경험하지 못한다면, 나중에 추억할 일도 없어지겠지요. 살아있는 동안에는 늘 열정과 도전을 지니고 살아야할 것 같아요. 그게 사라진 사람을 보면, 살아있다는 느낌이 안 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