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내를 사랑한다.

드라마 촬영하느라, 아이들과 주말을 함께 할 수 없다.

일하는 아내가 주말에 쉬지도 못하고 아이들과 시간을 보낸다.

 

엊그제 토요일, 방송 편집을 마치고 집에 오니 아무도 없다.

한참 후 들어오는 아내의 손에 책이 들려있다.

아이와 서울국제도서전에 다녀왔단다.

유홍준 선생의 '추사 김정희'를 사 들고 왔다.

"죽이지?"

좋은 책을 구했을 때 아내의 표정은 항상 밝게 빛난다.


남편이 주말 근무를 나간 동안, 아이를 데리고 도서전에 다녀오는 아내.

아, 이것은 내가 어린 시절 꿈꾸던 아내의 모습이 아니던가.


식탁 위에 놓인 도서전 입장권이 예쁘더라. 




"이거 내가 가져도 돼?"

"그거 가지고 재입장은 안 돼."

"아니, 나도 명색이 작가인데, 아무렴 이거 들고 도서전에 재입장 할 사람으로 보여?"

"응, 당신은 충분히 그럴 사람이야."


다시 말하지만, 나는 아내를 사랑한다.

아내는 짠돌이인 나를 속속들이 알고 있다. 


도서전 입장권을 책갈피 모아두는 곳에 꽂아둔다. 

서울국제도서전... 정말 가고 싶었는데... 

올해는 드라마 녹화일정과 겹쳐서 갈 수가 없었다.

그래도 다행이다.

나 대신 아이 손잡고 가는 아내가 있어서. 


아내는 주말마다 아이와 서점에 가서 

책도 사주고, 아이스크림도 사준다. 

"서점에 가자."하면 신이 나서 따라 나서는 아이를 보며

결혼 참 잘 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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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민식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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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섭섭이짱 2018.06.26 06:3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피디님 결국 도서전 못 가셨군요. ㅠ.ㅠ
    내년에는 도서전에서 피디님을 만나뵙길 바래봅니다.

    오늘 글은 일상을 다룬 시를 쓰신거 같아요..
    피디님의 마님 사랑은 잘 알고 있지만...
    어제 페북을 봐서 그런지 제목부터 내용까지 뭔가 의미심장한 느낌적인 느낌이 ^^
    항상 마님을 사랑하는 피디님은
    진정한 사랑꾼 ❤️❤️❤️❤️❤️

    주말 새벽까지 촬영과 편집으로 힘드실텐데 건강 살피시며 일하세요..
    살 많이 빠지신거 같은데 먹는것도 잘 챙겨드시고요

    오늘도 즐겁고 신나게 촬영하세요.
    믿보연 김민식 피디님 파이팅~~~~

    #이별이_떠났다
    #매주_토_20:45
    #본방사수
    #안되면_다시보기_몰아보기

  2. 보리보리 2018.06.26 07:4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배우자를 잘 고르는 현명한 분이세요~

  3. 정지영 2018.06.26 08:2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유시민 작가를 만나고 싶은 맘에
    토요일 아침부터 서둘러 갔는데,
    사인도 사진도 다 물거품이 되었어요.ㅠㅠ

    처음 가 본 서울 국제도서전.
    저도 피디님처럼 입장권 매해 모아봐야겠어요.
    또 하나의 추억이자 저의 역사니까요.^^
    꿀팁 전수, 감사합니다.~~

  4. 꿈꾸는 천작가 2018.06.26 08:3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피디님의 블로그의 글을 매일 읽게 되었습니다. 항상 어느 SNS의 글이건 평생 다른 사람의 SNS에 댓글을 달아 본 적이 없는데 최초로 달아봅니다. 사모님을 아끼고 사랑하시는 마음이 글 속에서 느껴지는군요.
    PD님의 책과 블로그 글을 읽고 좋은 생각, 좋은 마음이 들 때 글로 남겨보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게 되었습니다. 용기내어 아내에게 편지라도 한번 써봐야겠습니다..^^.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5. 정은 2018.06.26 08:5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거 가지고 재입장은 안대"에서
    완전 빵 터졌어요.. ㅎㅎㅎㅎㅎㅎ

  6. 카이리 2018.06.26 09:2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멋진 아내와 멋진 남편이십니다
    저도 가끔 꿈꾸는 미래의 한 모습입니다 ㅎ

  7. 쿨한인생 2018.06.26 11:0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그거 가지고 재입장은 안대"에서
    완죤 빵 ~~~~터졌어요.
    비오는 아침^.~ 눅눅함을 한방에 날려보내고 뽀송뽀송해졌어요

  8. 주연민기맘 2018.06.26 11:2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읽는 내내 흐뭇한 미소가~
    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

  9. 안가리마 2018.06.26 13:0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부럽군요.
    한편으론 시대가 많이 바꼈다는 생각도 드네요.
    옛날이면 피디님은 바로~~~
    팔불출.
    남자세계에서
    비웃음의 대상이 되었을겁니다.
    이젠 피디님 처럼 대놓고 아내 자랑을 하는 문화가
    형성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피디님의 가정에 항상 평화와 축복이 함께 하길 기도합니다.^^

  10. Serena 2018.06.26 15:2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전 주말에 부산에서 온 친구랑 마지막날 다녀왔는데~
    부스 사이를 돌아다니는 재미가 쏠쏠했어요~ㅎㅎ
    내년에는 아이와 함께 가야지 생각했습니다.
    저와 입장권 디자인이 다르네요.
    내년에는 시간이 되셔서 꼭 가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11. 다반향초 2018.07.06 09:1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눈물이 납니다.
    서점을 다녀오면
    각자 손에 든 책을 흔들며 행복하던
    저와 아이의 지난 어느날을 보는것 같아서...
    그러나, 그 날들이 지난날들이 되어 버려서...


  12. 엄마Z 2018.07.30 01:5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응 당신은 충분히 그럴사람이야라니 ㅎㅎㅎㅎㅎ 피디님 사모님 팬입니당~ ㅋㅋ

  13. 온유네 2018.09.04 22:5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소소한 일상 가운데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이 느껴져 제 마음도 따뜻해집니다~~~^^♡

  14. 지원맘 2018.12.16 21:2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너무 예쁜글입니다 저도 이런 아내가 되고싶어집니다
    ^-^남편은 저를 어떤아내라고 생각할까 문뜩 궁금해지는 밤입니다~다음한주도 평안하시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