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잡지 <고래가 그랬어>를 구독한지 3년이 넘습니다. 둘째 민서가 참 좋아합니다. 한 달에 한번, 우편함에 책이 오면, 환호를 지릅니다. 딸에게 점수 따는 방법, 아주 쉬워요. 책을 좋아하는 아이에게 책 선물을 해주면 됩니다. 정기적으로. 책을 보고 깔깔 웃던 민서가 와서 읽어준 시가 있어요.
어이없다
누나가 동시 쓸 때
쓸 거 없다고 하자
"그래. 그거야. 쓸 거 없다고 써봐."
선생님의 말씀
누나가 쓸 거 없다고 써서
진짜 상을 받았다.
누나가 쓸 거 없다고 썼다고
말할 때 거짓말인 줄 알았는데
입상 책에 진짜 쓸 거 없다가 나왔다.
그래서 난 그 일이 어이없어
지금 어이없다를 쓰고 있다.
저는 이게 글을 쓰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글을 쓸 게 없으면, 쓸 게 없는 것에 대해 쓰는 거지요. 그것도 글쓰기의 한 방법이에요. 그렇게 쓴 글이 상을 타는 걸 보고 어이가 없으면 어이없다고 쓰는 것도 글이고요. 아이의 동시에서 오늘도 배웁니다. 세상엔 사부님들이 어찌 이리도 많으신지! 13살 방세열 어린이를 스승으로 모십니다.
드라마 촬영 중이라 글감이 딸리네요. 이렇게 쓸 글이 없을 때는 아이가 보는 잡지에서 본 글을 올립니다. 이것도 글쓰기의 한 방법이라니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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