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을 통해, '토플러 3부작'과 '메가트렌드'를 읽고, 공대생이었던 내가 전공을 팽개치고 영어를 공부한 과정을 썼다. 세계화와 정보화 시대에 발맞춰, 엔지니어 대신 무역상사맨이 되기 위해! 그러나 비전공자와 낮은 학점을 이유로 결국 삼성물산에 입사하지 못하고, 한국 3M의 영업 사원이 된 이야기까지가 지난 줄거리였다.^^
영업 사원으로 살며, 참 즐거웠다. 무엇보다 인생의 첫 직업을 영업으로 시작했다는 점에, 난 아직도 감사한다. 영업을 통해 세상살이에 대해 많이 배웠다. '영업으로 배우는 세상 이야기.' 이것도 글 하나 나올 것 같으나, 그 이야기는 다음으로 미루고, 왜 영업사원을 그만두게 되었는지에 대해 이야기하겠다.
역시 이유는 책이다. 회사 생활을 하면서도 늘 책에 빠져 살았다. 직장인이 되었으니, 직장 생활에서 성공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 직장인을 위한 자기계발서를 많이 봤다. '20대에 하지 않으면 안될 50가지'를 즐겨 읽었는데, 책에서 권한 것은 '되도록 많은 나라에 가서 똥을 누라.' '20대에는 회사를 박차고 나와 새로 시작하라.' 이 책은 가볍게 읽기에 좋다. 오래된 책이지만, 지금 들여다봐도 도움되는 얘기가 있다.
그러다 '종신 고용의 시대가 끝난다'라는 일본 경영서를 읽게 되었다. 지금은 전혀 읽을 필요가 없는 책이다. 하지만 당시에는 충격적인 내용이었다. 93년 당시, 일본은 종신고용의 시대, 회사 인간의 시대였다. 첫 직장이 곧 평생 직장이던 시절이었으니까. 그런데, 내가 읽은 책마다 일본의 거품 경제가 곧 꺼지고, 그러면 가장 먼저 타격을 입는 건 직장인들이라고 나와 있었다. 70년대, 80년대의 고도 성장 시기가 끝나면, 경제의 조정 국면이 온다. 이때 여러 기업이 무너질 것인데, 여기서 취약한 것이 회사가 평생 고용을 보장해 줄 줄 알고 직장 안에서 안주하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결국 책마다 주문한 것이, "직장인이 되지 말고 직업인이 되라"는 것. 회사에 목메고 살면, 그 회사가 문닫는 순간 밥줄도 잘린다. 그러나 전문 직업인이 되면 언제든 새로운 기회를 찾을 수 있다.
다시 고민이 시작되었다. 영업 사원, 분명 재미난 직업이긴 했지만, 전문가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내가 느끼기에 영업의 최고 자질은 열정이다. 열정만 있으면 누구나 뛰어난 세일즈맨이 될 수 있다. 그렇다면, 열정을 가진 청년들에게 언제든지 내 자리를 위협받을 수 있는 게 영업 사원이다. (아무리 열정만 있으면 된다해도, 다단계만은 하지 마시라. 20대, 가진 것 별로 없는 그대에게, 그나마 가장 소중한 자산이 자긍심과 주위의 신뢰다. 두 가지 다 잃는 게, 다단계 영업이다.)
직장인을 위한 자기 계발서마다, '대체재가 없는 사람'이 되라고 말한다. 누구나 다 하는 공통 스펙이 아니라, 자신만의 스펙을 갖추라고 주문했다. 무엇보다 21세기는 직장인보다, 전문가가 살아남는 시대라고 했다. 고민 끝에, 영업사원이라는 직장인에서 동시통역사라는 전문 직업인으로의 인생 전환을 꿈꾸게 되었다.
(그 과정이 궁금하신 분은, 이전 글을 참고하시라.)
2011/09/08 - [공짜 영어 스쿨] - 외대 통역대학원 도전기
94년 봄, 1년 반을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나왔다. 주위에서 다들 말렸다. 당시는 첫 직장이 평생 직장이던 시절이라, 걱정들 많이 했다. 그러나... 몇년이 지나지 않아 IMF가 터졌다. 명예퇴직과 구조조정으로, 많은 사람들이 평생 직장이라 여겨왔던 일터에서 쫓겨났다. 고용안정성은 고도 성장기만의 특수한 상황이라 외치던 경영학자들의 예언이 맞아떨어진 것이다. 순식간에 구조조정의 달인, 잭 웰치의 책이 불티나게 팔려나가고, 마이크 해머의 리엔지니어링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미 이런 움직임은 1990년대 초반에도 있었다. 다만 이같은 현실이 닥치기 전에는 사람들이 이런 책을 읽지 않았을 뿐이다. 1998년 국내 굴지의 재벌 기업들이 쓰러지고, 한국 3M역시 구조조정을 겪었다. 내 후임으로 입사한 사원이 회사를 그만두어야 했다는 소식까지 들었다. 이 모든 것이, 불과 5년 사이에 일어난 일이다.
책을 읽어 인생을 바꾸지 않았다면, 내 삶도 어떻게 변했을지 모른다. 내가 아는 것은 하나 뿐이다. 책 속에 미래가 있다. 책을 통해 스스로를 바꾸지 않으면, 세상의 변화에 대처할 수 없다.
직장인이 아닌, 직업인의 시대가 온다는 책을 읽고, 직장을 그만두고 통역사가 되었다. 그런데, 왜 방송사 PD가 되었냐고? 그건 또 다음 시간에 들려드릴 얘기다. 오늘은 여기까지~
영업 사원으로 살며, 참 즐거웠다. 무엇보다 인생의 첫 직업을 영업으로 시작했다는 점에, 난 아직도 감사한다. 영업을 통해 세상살이에 대해 많이 배웠다. '영업으로 배우는 세상 이야기.' 이것도 글 하나 나올 것 같으나, 그 이야기는 다음으로 미루고, 왜 영업사원을 그만두게 되었는지에 대해 이야기하겠다.
역시 이유는 책이다. 회사 생활을 하면서도 늘 책에 빠져 살았다. 직장인이 되었으니, 직장 생활에서 성공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 직장인을 위한 자기계발서를 많이 봤다. '20대에 하지 않으면 안될 50가지'를 즐겨 읽었는데, 책에서 권한 것은 '되도록 많은 나라에 가서 똥을 누라.' '20대에는 회사를 박차고 나와 새로 시작하라.' 이 책은 가볍게 읽기에 좋다. 오래된 책이지만, 지금 들여다봐도 도움되는 얘기가 있다.
그러다 '종신 고용의 시대가 끝난다'라는 일본 경영서를 읽게 되었다. 지금은 전혀 읽을 필요가 없는 책이다. 하지만 당시에는 충격적인 내용이었다. 93년 당시, 일본은 종신고용의 시대, 회사 인간의 시대였다. 첫 직장이 곧 평생 직장이던 시절이었으니까. 그런데, 내가 읽은 책마다 일본의 거품 경제가 곧 꺼지고, 그러면 가장 먼저 타격을 입는 건 직장인들이라고 나와 있었다. 70년대, 80년대의 고도 성장 시기가 끝나면, 경제의 조정 국면이 온다. 이때 여러 기업이 무너질 것인데, 여기서 취약한 것이 회사가 평생 고용을 보장해 줄 줄 알고 직장 안에서 안주하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결국 책마다 주문한 것이, "직장인이 되지 말고 직업인이 되라"는 것. 회사에 목메고 살면, 그 회사가 문닫는 순간 밥줄도 잘린다. 그러나 전문 직업인이 되면 언제든 새로운 기회를 찾을 수 있다.
(사진은 '부산 갈맷길' 중 '해운 삼포가는 길'의 시점, 동백섬 산책로. 매일 아침, 난 내가 어느 곳에 있건 산책을 나간다. 책 한 권 들고... 책을 읽는 것도 중요하지만, 고민과 사색을 통해 완전히 내 것으로 만드는 시간 역시 꼭 필요하다.)
다시 고민이 시작되었다. 영업 사원, 분명 재미난 직업이긴 했지만, 전문가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내가 느끼기에 영업의 최고 자질은 열정이다. 열정만 있으면 누구나 뛰어난 세일즈맨이 될 수 있다. 그렇다면, 열정을 가진 청년들에게 언제든지 내 자리를 위협받을 수 있는 게 영업 사원이다. (아무리 열정만 있으면 된다해도, 다단계만은 하지 마시라. 20대, 가진 것 별로 없는 그대에게, 그나마 가장 소중한 자산이 자긍심과 주위의 신뢰다. 두 가지 다 잃는 게, 다단계 영업이다.)
직장인을 위한 자기 계발서마다, '대체재가 없는 사람'이 되라고 말한다. 누구나 다 하는 공통 스펙이 아니라, 자신만의 스펙을 갖추라고 주문했다. 무엇보다 21세기는 직장인보다, 전문가가 살아남는 시대라고 했다. 고민 끝에, 영업사원이라는 직장인에서 동시통역사라는 전문 직업인으로의 인생 전환을 꿈꾸게 되었다.
(그 과정이 궁금하신 분은, 이전 글을 참고하시라.)
2011/09/08 - [공짜 영어 스쿨] - 외대 통역대학원 도전기
94년 봄, 1년 반을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나왔다. 주위에서 다들 말렸다. 당시는 첫 직장이 평생 직장이던 시절이라, 걱정들 많이 했다. 그러나... 몇년이 지나지 않아 IMF가 터졌다. 명예퇴직과 구조조정으로, 많은 사람들이 평생 직장이라 여겨왔던 일터에서 쫓겨났다. 고용안정성은 고도 성장기만의 특수한 상황이라 외치던 경영학자들의 예언이 맞아떨어진 것이다. 순식간에 구조조정의 달인, 잭 웰치의 책이 불티나게 팔려나가고, 마이크 해머의 리엔지니어링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미 이런 움직임은 1990년대 초반에도 있었다. 다만 이같은 현실이 닥치기 전에는 사람들이 이런 책을 읽지 않았을 뿐이다. 1998년 국내 굴지의 재벌 기업들이 쓰러지고, 한국 3M역시 구조조정을 겪었다. 내 후임으로 입사한 사원이 회사를 그만두어야 했다는 소식까지 들었다. 이 모든 것이, 불과 5년 사이에 일어난 일이다.
책을 읽어 인생을 바꾸지 않았다면, 내 삶도 어떻게 변했을지 모른다. 내가 아는 것은 하나 뿐이다. 책 속에 미래가 있다. 책을 통해 스스로를 바꾸지 않으면, 세상의 변화에 대처할 수 없다.
직장인이 아닌, 직업인의 시대가 온다는 책을 읽고, 직장을 그만두고 통역사가 되었다. 그런데, 왜 방송사 PD가 되었냐고? 그건 또 다음 시간에 들려드릴 얘기다. 오늘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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