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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짜 PD 스쿨/매일 아침 써봤니?

야무 님의 리뷰

by 김민식pd 2018. 2. 13.

<김프로쇼>에 출연한 후, '티처 킴'이라는 별명을 얻었어요. 선생님이라는 칭호, 무척 낯설군요. 블로그를 통해 이런 저런 이야기를 고시랑고시랑하지만, 감히 가르친다는 생각을 한 적은 없습니다. 오히려 저는 학생이에요. 책을 읽고, 세상을 공부하는 학생. 제가 쓰는 리뷰는 셀프 과제인 셈이지요. 책을 읽고 그냥 넘어가는 것보다, 글로 쓰면 공부가 더 되거든요. 

'댓글부대' 1차 정모날이 기억나요. <영어책 한 권 외워봤니?>의 원고를 한참 쓰고 있을 때였는데요. '바쁜 직장인이 영어 문장을 외우는 게 과연 가능할까?' 실제로 댓글을 달아주시는 분들을 모시고, 식사를 하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그 자리에서 나온 질문이랑, 의견이 다시 책 원고를 쓰는데 보탬이 되었지요. 그중에는 '야무'님이 있었어요. '야무'란 닉네임으로 댓글을 다는 분이신데요. 실제로 만나보니, 정말 야무진 분이더라고요. 야무님의 말씀을 듣다보면 많은 공부가 됩니다.

<매일 아침 써봤니?> 162쪽에 야무님의 이야기가 나와요. 대치동에서 교육 컨설팅하시는 분.

"공부를 잘 하는 아이와 못하는 아이를 구분하는 법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자신의 학습법이나 가르치는 교사에 대해 의문을 품는 아이는 공부에 집중하기 힘들고요. 공부를 잘 하는 아이들은 그냥 자신이 하는 방식을 믿고 밀어붙이는 거예요. 공부는 방법보다 그냥 하는 게 가장 중요하거든요."


블로그를 통해 함께 공부하고 제게 깨달음을 주는 도반을 만날 수 있어 행복합니다.  '야무'님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리뷰를 공유합니다. 공유를 허락해주신 야무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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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포털에 <퍼펙트 게임>같은 사회인야구 만화를 주로 그리시는 '장이'라는 만화가 아시나요? 그분 만화는 평범한 웹툰인데 올라올 때마다 꼭 이런 댓글이 달려요 "아, 그냥 만환데 시끄럽다 ㅎㅎㅎㅎㅎ" 아무런 효과음이 없는 보통 웹툰인데 음성지원되는 ^^; 그 웹툰 보시는 분이면 다들 공감하실거예요.

근데, 여기 또 그런 책이 있습니다. #매일_아침_써봤니?

다빈치코드도 아닌데 곳곳에 암호가 새겨진듯? 아, 암호가 아니네요. 그냥 대놓고 "제가 제 아내를 얼마나 사랑하냐하면요~" 
예전 드라마 <피아노>에서 남자 주인공이 돌아서서 가는 여자 주인공 뒤에서 손수건 흔들면서 "사랑한데이~ 사랑한데이~"하고 뛰는 장면이 있잖아요?
이 책은, 마님이 운전하는 오토바이 뒷자석에서 확성기로 "여러분, 이 이쁜 분이 무려 제 아냅니다!!!" 라고 광고하는 듯한 ㅋㅋㅋㅋㅋ 그러다가 아내분께 종종 "여보!! 사람들이 나 되게 멋지대! 당신도 그렇게 생각하지? 응? 응? 응?" 대답해줄때까지 물으실 거 같네요. 그럼 따님들이 그러겠죠. 엄마 좀 그만 괴롭히라고...

아, 이게 다 무슨소리야 ㅋㅋㅋ 여러분은 지금 매일 시트콤처럼 로맨틱코미디처럼 사시는 Minsik Kim PD 님의 새 책 #매일_아침_써봤니? 에 대한 독후감을 읽고 계십니다.

이 책 내내 이런 이야기만 나오는 건 절대 아닙니다. 그저 너무나 즐겁고 유쾌한 이야기라는 거 ㅎㅎ

2. 저는 재작년, 그러니까 2016년 봄부터 Minsik Kim PD님의 블로그를 알았습니다. 그리고 그해 7월에 처음 뵈었어요. 그런데 PD님의 책을 읽거나 뵙고 오는 날에는 제가 꼭 좋은 일을 해야할 것 같더라구요. 더운 여름날 PD님 만나고 돌아오다가 괜히 지쳐보이는 미화원분께 음료수를 사다드린다든가, 친구들에게 책을 막 보낸다든가 ㅎㅎㅎ

제가 그렇게 착한 사람이 아니거든요. 근데, 내가 왜 그러는지 곰곰히 생각해봤어요. 아무래도 PD님이 너그럽게 베푸시는 걸 막 받으니까, 꼭 움켜쥔 제 손도 스르륵 풀려서 그러는 것 같아요. 본인은 짠돌이라고 하시는데, 자기 자신에게 쓰는 걸 아끼시는지는 몰라도, 글도 그렇고 노하우도 그렇고 아낌없이 나눠주시는 분... 그러니, 늘 PD님 글을 읽거나 뵙고 오면 선물을 가득 받은 느낌이죠. 정말 황송하게 많이 받아서 다른 사람에게 나눠주지 않을 수 없는 그런 마음..

3. 제 첫 직장 첫 팀장은 또라이로 유명했습니다. 어느 정도였냐면, 사람 좋기로 소문난 옆팀장이 우리 팀장이랑 싸우고 없던 파티션을 우리 팀장과 자신 사이에 세워버릴 정도? 연구소에서 그 분과 안 싸워본 팀장이 없었어요. 근데, 그분이 늘 입에 달고 살던 소리가..."내가 너보다 17년을 직장 생활 더했는데~" "내가 XX대를 다닐땐 말야~~"

전, 그때 알았습니다. 사람이 노력하기를 멈추는 순간부터 과거나 자랑하고 후배들한테 간섭이나 하는 구나, 세상에 가장 못난 짓이 나이 마흔 넘어서도 스무 살때 대학시험 잘 친 걸로 자랑하고 사는 거구나.

어느 순간 정신 차려보니 저도 제가 흉보던 사람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이더라구요. 존경할만한 선배들은 제가 따라가기엔 너무 멀어 보이고...

"아, 어쩌지? 달라지고 싶은데 ㅜㅜ" 와 "에이, 몰라. 사람 사는 거 다 그렇지 뭐" 사이를 오가다 지칠 때쯤 김민식PD님 블로그의 글을 읽게 되었죠.

오~ 달라요.

제가 이 분을 처음 알게 되었을 때, 사람들한테 이렇게 말했거든요.
"예전에 그 논스톱이랑 내조의 여왕 연출하신 분이 있는데, 그분이 요즘 블로그에 글을 쓰시거든..."

그러구 6개월 후엔 "그 블로그한다던 PD님이 이번에 영어책을 냈는데 #영어책_한권_외워봤니?"

그 6개월 후엔.."그 영어책 초대박친 PD님이, 김장겸 사장 물러가라고 페북 라이브를 해서~"

그리고 좀 있다간 "'김장겸은 물러나라'했던 그분 있잖아, <공범자들>이라는 영화에 나와서 서럽게 우시는데..." #울보PD #시청자는잊지않아요

그리고 이번엔 "<공범자들>에서 서럽게 우시던 MBC PD님이 블로그에 관한 책을 썼는데...#매일_아침_써봤니"

적어도 6개월에 한 번, 인생의 최고치를 경신하시는 분..

누군가는 또 그러겠죠.

"야, 공영방송 PD니까 그러구 살지"

과연 그럴까요? 같은 회사의 백모씨는 과거에 자신도 노조를 했고, PD수첩을 만들었다던 한때의 의로움에 젖어서, 또 종군기자로 이름 날린 기자님은 지난 명성에 의지해서 후배들을 괴롭히던데요? 허허허

아마 6개월 후에 전 김민식PD에 대해 이야기할 때 이럴 겁니다.

"올 상반기 베스트셀러 #매일_아침_써봤니 쓰신 PD님이 이번 드라마도 대박 났대!"

그리고 내년 이맘때쯤엔 그러겠죠 "지난번에 드라마 대박친 PD님이 여행에 대한 책을 썼는데 말야~"

어디에 있든, 무엇을 하든 아마도 김민식PD님은 즐겁고 재미있게 날마다 전성기를 누리면서 사셨을 거예요.

4. 이 책은, "야, 난 되던데 넌 왜 안돼?"라고 다그치는 꼰대스러운 책이 아닙니다. 혹은 다른 자기계발서처럼 "A하고 B하고 C하면 당신도 성공합니다" 그런 이야길 하는 책도 아닙니다.

정말 신난 얼굴로 "있지, 나 이렇게 넘어지고, 여기도 깨졌는데 그래도 계속 재밌는 거 하고 살았더니 나 지금 너무 행복해. 너도 그렇게 즐겁고 행복하면 좋겠어!" 라고 진심으로 말해주는 책? ㅎㅎㅎ

혹은, 오늘처럼 너무 춥고 되는 것도 없는 날, 허기진 날 위해 말없이 차려준 뜨끈한 소고기 국밥..."아, 진짜 맛있다. 힘이 좀 나네, 나 이제 뭐 좀 재밌는 거 해볼까?" 라는 마음이 절로 들게 하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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