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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짜 영어 스쿨

영어 공부, 싫음 말고~

by 김민식pd 2011. 1. 20.
통역대학원 재학 시절, 동급생들과 가끔 했던 얘기가 있다. '우리 나라는 너무 많은 사람이 영어를 공부하는게 문제야.' 소수의 통역사나 번역사 등의 외국어 전문가만 양성하고, 나머지 사회 구성원들은 자신의 전공이나 전문 분야만 즐겁게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냐는 말이다. 

얼마전 카이스트 학생 하나가 자살을 했는데, 그가 평소 영어로 미적분 수업을 듣는 것이 너무 괴로웠다는 얘기를 듣고 안타까웠다. 공고를 나온 그 학생은 로봇을 만드는 데 있어 천재였다고 한다. 에휴... 모든 사람이 영어를 잘 해야 한다는 강박으로 몰아넣는 사회, 결코 건강한 사회는 아니다.

주위에서 나만 보면, 영어 공부 어떻게 하느냐고 물어온다. 참으로 안타까운건 다들 영어 때문에 스트레스 받으면서, 그렇다고 정작 제대로 하지는 않고 있다는 거다. 그렇게 스트레스 받으며 살 필요 없다. 영어, 못해도 된다. 아니 안해도 된다. 당신이 40대라면... 그리고, 영어 공부가 즐겁지 않다면 굳이 하지 마시라. 그냥 일에서만 성공하시라. 요즘 영어 잘하는 어린 것들 많다. 데려다 쓰시라. 괜히 영어 때문에 쓸데없이 스트레스 받고 사실 필요없다.

그런데 나는 왜 그렇게 미친듯이 영어를 공부했을까? 취업 때문에? 큰 도움 된건 사실이다. 그렇다면 MBC PD라는 비교적 안정적인 직업을 가진 지금, 왜 난 새벽 4시에 일어나서 드라마 연출과 아무 관계없는 일본어를 공부하고 있을까? 

인생, 살다보면 자기 뜻대로 되는 건 별로 없다. 남들 마음이 내 맘 같지 않아서. 하지만 적어도 내 마음 정도는 내가 맘먹은대로 하고 살아야 할 것 아닌가? 영어 공부는 그런 면에서 나만의 성취동기 측정 바로미터였다. 20대, 영어 독학으로 미친듯이 공부했고, 그 결과 통역대학원에 입학했다. 내 청춘을 영어 독학에 바쳐 얻은건, 영어 실력보다 더 소중한 자신감이다. 이후 나의 인생 행보에 있어 그 자신감은 큰 도움이 되었다. 전공과 상관없는 MBC PD공채에 지원할 때도, '독학으로 영어도 마스터했는데, TV 연출 쯤이야...'

그런데 막상 연출을 하다보니 뜻대로 안될때가 많다. 시청률이 연출 욕심대로만 나오면 그게 PD냐, 신이지. ㅋㅋ 내 마음 먹기는 쉬워도 시청자들 마음 돌려세우기는 그렇게 어렵더라. 이렇게 힘들때, 다른 연출들은 술먹고 담배피고 커피마시며 스트레스 푸는데, 난 혼자 외국어 공부한다. 20대에 맛 본 그 자신감을 다시 느껴보려는 발악이다. (미친넘! 하는 소리 들린다, 어딘가에서...^^)

영어 공부, 하기 싫음 하지 마시라. 담배랑 똑같다. 기왕 피울거면 즐겁게 피우지, 괜히 입에 물고 스트레스 받을 거 뭐 있나. 영어 안해도 잘 산다. 안할거면 마음 편히 먹고 그냥 하지 마시라. 그런데, 기왕 하기로 마음 먹었다면... 그리고 어차피 스펙 싸움 때문에 해야하는 20대라면, 제대로 한번 해보시라. 요즘 영어 잘하는 아이들 너무 많지 않나? 적당히 잘하는거 의미없다. 미친듯이 한번 해보시라. 그럼 그 결과로, 영어 실력이라는 스펙에 더해, 뿌듯한 자신감까지 얻을수 있으니까. 20대에 무언가 내 뜻대로 해냈다는 자신감, 30대 이후의 인생을 준비하는데 있어 스스로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다.

일본어를 마스터하면, 일본 드라마를 실컷 볼테다. 그리고, 다음 드라마에 다시 도전해 볼테다. 인생 들이댄다, 대박 날때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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