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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짜 영어 스쿨/영어책 한 권 외워봤니?

영어공부로 청춘을 깨워라

by 김민식pd 2017. 10. 24.

 

YTN 라디오 '당신의 전성기, 오늘'에서 한 이야기를 올립니다. 생방송 라디오는 청취자 사연을 실시간으로 읽는 재미가 있더군요. 응원 문자 주신 분들 모두 고맙습니다. 평소 블로그로, 페이스북으로 만나는 분들의 인연의 소중함을 다시금 깨달았어요. 감사합니다!

어제 글에서 이어집니다.


2017/10/23 - [공짜 영어 스쿨/영어책 한 권 외워봤니?] - 당신의 전성기, 오늘

김명숙: 그러면 그 많은 책을 읽고 그랬는데, 특별히 영어를 잘하셨나요? 그래서 이런 영어책을 쓰실 수 있었던 건가요?

 

김민식: 제가 대학교 2학년 때 성적표를 얼마 전에 블로그에 사진을 찍어서 공유한 적이 있었는데, 대학교 2학년 때 영어3의 성적이 D+였어요. ABCDD+, 낙제를 겨우 면한. 영어를 원래 잘했거나 그러진 않았고요. 먹고살려면 특기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혼자서 공부할 수 있는 가장 좋은 특기가 당시로써는 영어였던 것 같아요. 제가 87학번인데, 그때만 하더라도 영어를 공부하기 위해서 해외에 나간다거나 미국유학, 이런 게 없던 시절이거든요. 해외여행 자유화가 된 게 1989년의 일이고, 저 때만 하더라도 영어 공부하는 사람들이 다들 성문기본영어를 통째로 외웠다거나 사전을 한 장씩 외워서 씹어 먹는다거나, 그런 무시무시한 전설들이 있던 시기여서. 그래서 그때 영어를 공부했던 것이 제 삶에 큰 도움이 됐고. 그런데 언젠가부터 봤더니 사람들이 영어를 잘하려면 어려서부터 조기유학을 갔다 와야 한다, 원어민 선생에게 배워야 한다, 미국에서 배워야 한다, 이런 그릇된 영어공부에 대한 잘못된 생각들을 갖고 있더라고요. 그걸 보고, 아니다. 영어를 잘하려고 하면 그냥 하루에 20~30분씩 시간을 내어 문장을 외우고 영어책 한 권을 외우기만 하면 누구나 회화는 잘할 수 있다, 라는 생각이 들어서 책으로 썼는데 이렇게 반응이 좋을 줄은 몰랐지요.

 

김명숙: 지금 9178번 쓰시는 분께서 항상 잘 듣고 있습니다. 50대가 영어 배우고 싶어서 무작정 따라 하고 있어요. 늦지 않았겠죠? 응원해 주세요하셨어요.

 

김민식: 제가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독자분들 반응을 보는데요. 올해 초에 어떤 할머니가 댓글을 남겨주셨어요. 1년 전부터 제가 권한 방법대로 회화책 한 권 문장을 암송하고 있는데, 올해 초에 친구들이랑 부부동반 모임으로 여행을 갔다가 마지막 날 면세점에 가서 쇼핑하면서 영어로 현지 점원에게 얘기하는 걸 보고 친구들이 깜짝 놀랐다고. 앞으로 우리는 20~30년 긴 은퇴 후의 시간을 보내야 하는데, 그 시간을 보내는 제일 좋은 방법이 외국어 공부와 여행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지금 50대 중후반이라도 절대 늦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김명숙: 제가 아까 방송 전에 잠깐 “PD님 부러워요그랬잖아요. 영어 잘하는 거 너무 부러워요. 저 영어 진짜 못하거든요. 그런데 정말 영어공부를 어떻게 해야 할까, 저도 그래서 홈쇼핑에서 파는 영어 관련된 것들 많이 사보기도 하고 그랬는데, 며칠 하다가 그만두고, 끈기가 없어요. 그래서 이렇게 끈기 있게 하시는 분 보면 부럽고, 나이가 들면서 책 쓰신 것도 보면 부럽고. 자기 일도 하면서 다른 일도 잘하는 거 보면 왜 점점 부러운 게 많은지 모르겠어요. 나이 들면서 다른 사람이 나를 부러워할 수 있게끔 살아야 하는데 왜 나는 그렇지 못하고 더 부러운 게 많은가.

 

김민식: 저는 그게 되게 좋은데요. 사실은 부러움이 많아야, 남들이 뭔가 잘하는 걸 보고 부러운 게 있어야 그것이 나에게 동기부여가 되고 뭔가 새로운 변화의 시작점이 되는 거거든요. 그런데 내가 다른 사람이 부러워할 만한 걸 많이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면, 현재에 안주하게 되죠. 뭔가 부럽고 욕심이 난다는 건 그만큼 앞으로 하고 싶은 것도 많다는 뜻이니까, 창창한 청춘이라는 거 아닌가요?

 

김명숙: 역시 멋지십니다. 감사합니다. 저에게도 자극과 용기를 주시네요. 고맙습니다. 그런데 예전에는 영어공부 하면,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정말 공부를 위한 공부, 영어공부, 그런 목적이었다면 요즘에는 젊은이들은 워낙 다들 잘하더라고요, 많이. 그런데 50+쯤 되면 영어공부 예전에 참 잘했다, 성적은 좋았음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잘 안 되잖아요. 그래서 요즘에는 공부가 아니라 그냥 정말 삶을 좀 더 풍요롭게 살 수 있는 방법의 하나가 외국어 공부라는 생각으로 바꿔가게 되거든요. 그러다 보면 나름대로 비법도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특히 우리 중년들, 40~50대 되면 그런 생각할 것 같은데.

 

김민식: 많은 40~50대가 영어 공부를 어려워하는 건 그것이 어렸을 때 학교 진학의 시험문제였거나 아니면 취직이라든지 승진의 조건이었거든요. 그런데 그렇게 영어를 테스트한다는 건 나의 능동적 표현능력을 보는 게 아니라 수동적 이해영역을 보는 거거든요. 그래서 우리는 듣기시험이라든지 단어암송이라든지 독해를 가지고 시험을 봤지 않습니까? 내가 아무리 단어를 많이 외우고 문장 독해를 잘해도 당장 외국인을 만나면 말 한마디 뻥긋 못하는 거예요. 수동적 이해영역보다 능동적 표현의 영역을 키워야 하는데, 이걸 키우는 방법은 오로지 문장 암송밖에 없어요. 제가 책 한 권을 외우시라고 하면 많은 분들이 기겁을 하시는데, 어려운 문법책을 외우라는 게 아니라, 아주 쉬운 기초회화 책 한 권을 정해놓고 그걸 외우는 거예요. 기초회화라는 것은 수준이 낮은 회화가 아니라 사용빈도가 높은, 그만큼 많이 쓰이는 말들이거든요. 자기소개라든지 날씨 묻기, 여행지에서 교통편 묻기, 이런 문장을 외워두시면 어디 가서든 쉽고 편하게 말을 꺼낼 수 있고요. 제가 영어 학습법에 대해서 굳이 책까지 쓰게 된 이유는 저 자신이 이 방법으로 도움을 많이 받았기 때문이지요. 제가 나이 마흔에 일본어 공부를 시작했는데요. 히라가나부터 외웠거든요. 지금은 일본에 가서 편하게 여행을 다녀요. 되게 즐겁게, 작년에도 아버지 모시고 오키나와에 가서 2주간 자유여행으로 다니고. 앞으로 긴 세월 우리가 즐길 수 있는 좋은 방법의 하나는 새로운 외국어를 나이 들어서도 자꾸 공부하는 겁니다. 이것이 치매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고 하고요.

 

김명숙: 그럼요. 자꾸 머리를 쓰는 게 좋다고 하잖아요. 저희 <당신의 전성기, 오늘> <감성토크쇼 청춘을 깨워라> 함께하고 있습니다. 오늘 이 시간에는 무려 11만 부 판매로 베스트셀러에 오른 <영어책 한 권 외워봤니>의 저자, MBC 김민식 PD와 함께 이야기 나누고 있습니다. 여러분께서 궁금한 점 있거나 함께 나누고 싶은 이야기 있으면 문자로 참여해 주시면 그 가운데 몇 분 선정해서 김민식 PD가 직접 쓴 책, <영어책 한 권 외워봤니> 선물로 보내드리겠습니다. 6817, ‘어머나, 목소리까지 멋져요. ’여왕잘 봤고, 참 즐거웠어요. PD, 너무 좋아요하셨고, 8666, ‘목소리도 멋져요. 김민식 PD, 매력남이렇게 하셨어요. 어디 오늘 광고하고 오신 거 아니죠, 문자 보내라고?

 

김민식: 저희 마님이 지금 어디선가 이걸 듣고 계신다면 푸하하하하고 웃으실 것 같군요. 마님이 늘 하시는 얘기가 있어요. ‘하루만 데리고 살아보세요. 진상도 그런 진상이 없어요라고.

 

김명숙: 하루만 데리고 살게 해주실까요, 마눌님이? 안 그러실 것 같은데, 말만 그러고. 3678, ‘목소리만 듣고는 유시민 작가인 줄 알았습니다. 김민식 PD님 늘 응원합니다

 

김민식: 영광입니다. 가끔 그런 말씀 하세요. 아무래도 저도 경상도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고 그러다보니 억양이 비슷한가 봐요. 어디 감히 제가 유시민 작가님 근처에 갈 사람은 못되고요. 감사합니다.

 

김명숙: 급 겸손해지시는데요. 아니에요. 충분히 훌륭하십니다. 그리고 7995, ‘PD님 너무 반가워요. ’장기화된 경기침체로 인해 청년실업이 50만 명에 육박한 이때에 미래에 대한 철저한 준비 없이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겠습니까라는 <논스톱>에서 앤디가 말한 대사 아직도 생생해요. 미래를 준비하는 자세는 영어는 기본인 것 같아요. 책 보내주세요하셨어요.

 

김민식: 이 멘트 기억하시는군요. 이 대사를 아직도 기억하시는군요.

 

김명숙: 명대사예요, 사실은.

 

김민식: 저희가 사실 <논스톱>을 만들다 보면 시청자게시판에서 <논스톱>을 보면 대학생들이 미팅하고 연애질하고 놀러만 다니느냐. 실제 대학생들은 취업준비 때문에 얼마나 고민이 많은데그런 얘기들이 많아서 아예 주인공 대사로 썼어요. 청년실업에 관해서 얘기하는 앤디 캐릭터, 그걸 아직도 기억해 주시니 고맙습니다.


(내일 마지막편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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