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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짜 PD 스쿨/날라리 영화 감상문

영화 '로건' vs. '콩'

by 김민식pd 2017. 3. 15.

영화 '로건'과 '콩:스컬 아일랜드'를 봤습니다. (스포일러는 없습니다.)

 

울버린은 개인적으로 엑스맨 중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입니다. 저만 아니라, 많은 분들이 좋아하지요. 매번 엑스맨 영화가 나올 때마다 주연으로 나오거나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에서는 과거와 미래를 잇는 유일한 사람) 주연이 아니라도 결정적 순간에 인상적인 등장을 선보입니다. (퍼스트 클래스에서 나오듯이)

울버린의 초능력이 손에서 튀어나오는 칼날이라고 생각하는 이도 있는데요. 울버린의 능력은 세포재생입니다. 아무리 큰 상처를 입어도 바로 치유됩니다. 불로불사의 몸, 그게 울버린의 초능력이지요. 군부대에서 그를 살상 무기로 만들기 위해 팔에 아다만티움 칼날을 심습니다. 싸울 때 칼날이 손등을 뚫고 튀어나오는데요. 보통 사람이라면 칼이 손을 뚫고 나오면 칼을 몇번 휘두르기도 전에 과다출혈로 죽을 겁니다. 울버린은 상처가 바로 아물기에 문제가 없는 거지요.

칼날이 튀어나올 때마다 울버린은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괴성을 지릅니다. 분노에 찬 포효라고 생각하기 쉬운데요. 고통으로 인한 울부짖음입니다. 몸 속의 칼이 손등을 찢고 나온다는 건 정말 고통스럽거든요. 이전에 나온 엑스맨 영화들이 울버린의 전투 능력만 부각시켰다면, 이번 영화는 자신의 살을 먼저 찢지 않고는 싸울 수 없는 인간 병기의 슬픔을 그립니다. 이번 영화가 그래서 저는 특히 좋았어요.

'자신이 먼저 상처받지 않고, 세상과 싸우는 법은 없다.' 어쩌면 그게 로건이 주는 깨달음일지도 모르겠어요.

 

 

영화 순위를 보니 '콩 : 스컬 아일랜드'가 1위, '로건'이 2위더군요. '로건'보다 '콩'이 더 재미있다고? 궁금한 마음에 달려가 봤습니다. '콩'도 재미있네요. 헐리웃 괴수 액션 영화, 자칫 구태의연할 수 있지만, 스토리를 상당히 잘 짰어요. 액션 설계도 좋구요. 등장 인물들의 캐릭터도 좋네요. 흔히 괴수 영화에 나오는 사람들은 마치 호러물의 희생자처럼, 그냥 하나하나 죽어가는 것 말고는 역할이 없는데요. '그래서 저 사람은 언제 어디에서 킹콩에게 당할까?' 이 영화는 나름 예상을 빗나가는 맛도, 또 전형성을 유지하는 맛도 있습니다. 

워너 브러더스가 괴수물로 시리즈를 만든답니다. 킹 콩과 고질라 등이 총출동하는 괴수판 어벤저스. '콩 : 스컬 아일랜드'는 그 첫 작품이에요. '마블'의 영화 중, '캡틴 아메리카' 1탄 '퍼스트 어벤저'가 가장 재미가 덜하다고 생각하는데요. 그 퍼스트 어벤저도 저는 극장에서 봤어요. 그걸 봐야 어벤저스 세계관을 이해할 수 있거든요. '캡틴 아메리카'의 탄생편을 보고, '윈터 솔져'를 이어서 보니 '캡틴 아메리카 : 시빌 워'를 제대로 즐길 수 있었어요. 앞의 두 영화를 보지 않으면, '캡틴 아메리카랑 아이언맨은 같은 편인데 도대체 왜 싸우는 거야? 할 수도 있지요. 괴수 영화를 좋아하신다면, '콩'도 놓치지 마세요. 앞으로 나올 워너 브러더스 괴수 시리즈의 세계관을 설명하는 작품이니까요. '엑스맨'을 좋아하신다면, 절대 '로건'을 놓치지 말아야 하는 것처럼요. 팬이라면 끝까지 충성이잖아요? 

데이트 영화로는 단연 '로건'을 추천합니다. '콩'은 그냥 남자 취향인듯... 그래도 괴수물은 영화 스크린으로 봐야 하는 것 같아요. 압도적인 크기를 즐기려면. '콩'을 스마트폰으로 보면 맛이 덜할 것 같네요...

둘 다 재미있지만, 저는 일단 '로건'에 한 표를 던집니다. '로건'을 먼저 보신 후, 시간이 되면 '콩'도 보시길. 단 후자는 취향을 탑니다. '로건'은 누구에게라도 자신있게 권할 수 있어요.

 

'상처받지 않고 싸우는 법은 없다.' 가슴에 새깁니다.

 

 

 

(아래 영상의 예고편은, 영화를 보신 후 보셔도 좋아요. 저는 예고편을 보지 않고 봤는데, 그 편이 더 좋았습니다. 영화를 이미 보신 분들을 위해 올린 서비스 영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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