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공짜 PD 스쿨

자신의 적성을 찾는 법

by 김민식pd 2011. 9. 15.

'모범생이냐, 딴따라냐. 그것이 문제로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살아라. 그런데 자신이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 아직 모른다고? 그렇다면 자신의 적성을 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인생에서 중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 특히 나이 어릴수록 더 그렇다. 엉뚱한 방향으로 열심히 달려봤자, 목표에서 점점 멀어지기만 할 뿐이다. 그럼, 어떻게 하면 자신의 적성을 찾을 수 있을까?
 
내가 추천하는 것은 시계추의 진자 운동이다. 시계추는 제자리에 가만히 있는 법이 없다. 자신이 갈 수 있는 한 끝까지 달린다. 갔다가 다시 돌아오더라도 갈 때까지 가 본다. 청춘은 시계추처럼 흔들리는 삶이다. 양극단 사이 왔다갔다 하면서 살아보라. 그러다보면 어디엔가 유난히 편안한 자리가 있을 것이다. 그곳이 자신이 있어야 할 곳이다.

 
사람들은 나를 전형적인 모범생이라 생각한다. 술 담배를 하지 않고 혼자 조용히 책 읽는 걸 즐기니까. 나도 한때는 내가 통역하며 돈 벌고, 취미 삼아 소설 번역하며 그렇게 살 줄 알았다. 그러던 어느날 문득 생각해봤다. '이게 정말 내가 원하는 삶일까?'
 

사실 나는 책읽고 공부하는 것도 좋아하지만, 노는 것도 무척 좋아했다. 대학 시절에는 춤에 빠져 나이트클럽에서 살다시피 했다. 취미가 춤이라 말하면 색안경 끼고 보는 사람도 있겠지만, 난 진짜로 춤이 취미였다. 진지하게, '춤으로 먹고 사는 방법은 없을까?', 고민했을 정도다. 하지만 그 방법은 제비가 되는 길 밖에 없었는데, 외모의 한계 때문에 접었다. 
 

       (대학 시절, MT가면 맨땅에서도 스텝을 밟았다. 누가 따라 추지 않아도 혼자 췄다.)  
 
편견과 선입견에 휘둘리고 남들의 이목을 신경쓰느라 자신의 솔직한 취향을 모른채 사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죄가 아닌 다음에야 무엇이든 시도해보고 살아야한다. 나도 어린 시절엔 나이트크럽에 가는 건 춤바람난 이상한 사람들이나 할 짓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해보니 웬걸, 몸으로 직접 기쁨을 표현한다는 것은 원초적인 즐거움이었다. 시도해보지 않으면,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모른다. 무엇이든 시도해보라.


통역대학원에서 야유회를 가면 기타치고, 노래하고 게임을 진행했다.


통역사보다는 레크레이션 강사가 더 어울린다며 친구들이 놀렸다. 어쩌랴. 그게 즐거운 것을. 새로운 시도를 할 때는 적당히 발만 담궜다 빼지 말고, 극단까지 달려보라. 설렁설렁 맛만 봐서는 자신의 참된 입맛을 알 수 없다.
 
난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는 게 좋았다. '나의 이런 적성을 살려 먹고 살 수는 없을까?' 고민하던 그때, MBC PD 모집 광고를 봤다. '예능 PD가 되면 온 국민을 웃겨줄 수 있겠구나.' 모범생 통역사에서 딴따라 예능PD로 전업하게 결정적 계기였다.


입사해서 조연출로 처음 맡은 프로가 '인기가요 베스트 50'이었다. 97년 한가위 특집 때는 무대에 뛰어올라가 가수들과 함께 춤도 췄다.


통역대학원 시청각실에서 남들 CNN 뉴스 볼 때, 혼자 MBC 인기가요 베스트 50을 보며 S.E.S.의 안
무를 따라하던 내가, 여신님들과 일하는 영광까지? 와우!

 (예능 PD로 사는 가장 큰 즐거움이 사람과의 만남이다.
우리 시대 가장 멋진 남자, 가장 예쁜 여자,
가장 노래 잘하는 사람, 가장 잘 웃기는 사람, 가장 춤 잘 추는 사람... 다 만난다. 
정말 복받은 직업 아닌가? 와우!)

자신의 적성을 찾는 방법? 간단하다. 무엇이든 시도해봐라. 그리고 그 중 즐거운 일이 있으면 열심히 해 봐라. 춤이 좋으면, 남들 시선 신경쓰지말고 그냥 춤을 춰라. 노래가 좋으면 마구 불러라. 누구 들으라고 하는 게 아니다. 그냥 스스로를 위한 것이다. 청춘은 그런 것이다. 오로지 자신만을 위해 살아라. 자신의 취미가 특기가 된 어느 날, 당신의 적성은 직업이 될 것이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