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소중하다. 당근이다. 그러나 너무 아끼지는 말라. 인생 너무 아끼다 외려 낭비하는 수가 있다.
시간을 함부로 쓰는 게 낭비인가? 아니, 오히려 전혀 쓰지 않는 게 낭비다. 무엇이든 막 해보면서 살아야 하는데 아무런 시도 없이 사는 게 죄악이다.
'무엇이 될까?' 그런 고민하지 말라. 그냥 지금 무엇을 하고 싶은가만 생각해라. 지금 당장 하고 싶은 일을 그냥 해라.
나는 나이 40에 드라마 PD가 되었다. 사람들이 묻는다. '피디가 되기 위해, 당신은 무엇을 하고 살았나요?' 그럼 난 그럴듯하게 대답한다. '어려서 책을 많이 읽어 대본 보는 안목을 키우구요. 영화 많이 보면서 영상 감각 키우구요. 여행 다니면서 경험 쌓았구요. 어쩌구 저쩌구...' 솔직히, 그거 다 생구라다. 그냥 어쩌다 보니 된거다.
난 그냥 어린 시절 왕따였다. 아무도 나랑 놀아주지 않아, 혼자 책을 봤다. 대학 가서는 연애할 상대가 없어, 혼자 영화 보러 다녔다. 여행은, 내가 처한 현실을 피해 어디론가 떠나고 싶었기에 갔을 뿐이다. 기본적으로 참 불행한 청춘이었는데, 그래도 난 열심히 노력했다. 즐겁게 살려고. 그러다보니 여기까지 온 거다.
그렇다고, "어린 시절 왕따로 산 것이 피디가 된 원동력이었습니다!"라고 답할 수는 없지 않나? 왕따들이 커서 다 피디가 되는 것도 아니고... (물론 피디가 된 후에 새삼 왕따가 되는 사람도 있다... 드라마 촬영장에 가보면 가장 외로운 사람이 피디다. 특히 시청률 안나오는 드라마 현장에서는...^^)
결론은, 무엇이 될까를 너무 심각하게 고민하지 말고, 닥치는 대로 즐기며 살라는 얘기다. 연애도 많이 하고, 취미도 만들고, 특기도 만들고. 그러다보면 어느 순간 당신이 원하는 무언가가 되어 있을 것이다. 아니, 아무것도 안되어도, 적어도 인생을 열심히 즐기는 사람은 되어 있을 것이다.
'무엇을 할 것인가' 대신, '무엇이 될 것인가'만 고민하고 사는 사람은, 나중에 정작 그 꿈은 이루었지만, 그래서 무엇을 하기 위해 그 직업을 선택했는지는 모르는 사람이 많다. 직업을 구하는데는 성공했지만 인생을 즐기는 데엔 실패한 사람... 난 그보다 차라리 백수일지언정 인생을 즐겁게 사는 사람이 낫다고 생각한다.
세상이 당신에게 시비걸지 않으면, 당신도 굳이 세상에 시비걸지 마라. 그냥 혼자 재밌게 살아라. 그렇게 열심히 살다보면 나중에 무언가가 되어 있을 것이다. 그러면, 그때가서 그럴듯하게 말은 꾸미면 된다. 마치 그게 당신의 목표였던 양...
인생 별거 없다. 그냥 순간 순간 열심히 사는 게 최선이다.
뭔소린지 이해가 안가는 사람은 영화 '선물 가게를 지나야 출구'를 보면, 이해가 갈지도 모르겠다. 즐거운 영화다. 한번 보시라. 재밌어서 기절하진 않았지만, 꽤 뒤집어지긴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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