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 공채 면접에서는 어떤 질문들이 나올까? 나와 동료 PD들의 면접기를 올린다.
김민식 PD (96년 공채 입사. 한양대 자원공학과 87학번)
- 면접을 즐겨라.
면접관: "왜 예능 PD가 되고 싶습니까?"
나: "저는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는 게 삶의 보람입니다. 셋이 만나면 셋을 웃겨야하고, 열이 모이면 열을 웃기는 게 낙입니다. 제게 기회를 주신다면 온 국민을 웃겨보고 싶습니다."
면접관: "우리가 김민식씨를 안 뽑으면요?"
나: "지금처럼 제 주위 친구들을 웃겨주며 여전히 즐겁게 살겠지요."
PD가 되건 못 되건 난 나의 삶을 살 것이다. 이런 각오로 면접에 임했다. 그러다보니 긴장될 일도 없고 벙글벙글 웃으면서 면접을 볼 수 있었다. 'MBC PD만이 제 인생의 유일한 길입니다!'라는 각오로 면접에 들어가면, 긴장하게 된다. '저를 뽑아주지 않으시면, 제 인생 망치시는 겁니다.'라고 협박조로 자기소개서를 쓰면, 상대를 긴장시키게 된다. 요즘, 내가 면접관으로 시험장에 나갈 때 하는 생각은 하나다. '어떤 친구를 뽑으면 온 국민을 상대로 즐겁게 놀아줄 수 있을까?' 긴장하지 마시라. 여기는 g학자나 재판관을 뽑는 곳이 아니라, 우리 시대의 광대를 뽑는 곳이다.
- 약점은 없다.
면접관: 김민식씨, 고등학교 내신성적이 7등급이네요? (고교 시절, 50명중 학급 석차 22등...)
나 : 사춘기때 방황을 좀 했었습니다.
면접관: 대학 학점도 3.0이 안되는데요?
나: 사춘기가 좀 길었지요.
면접관: MBC 지원하면서 낮은 성적이 걱정되진 않았나요?
나: 대한민국 시청자가 4천만인데, 하나같이 공부 잘 한 피디들이 만드는 프로그램만 보시겠습니까? 저처럼 잘 노는 사람이 만드는 프로도 하나쯤 필요하지 않을까요?
면접관은 당신의 약점을 캐볼 것이다. 당신을 괴롭히려고? 아니, 당신이 위기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하는지 보려고. 긴장과 사고의 연속인 방송 현장에서 사고의 유연성과 위기 관리 능력은 연출자의 필수요건이다. 당신의 자질을 테스트하기위해 끊임없이 당신의 약점을 파고 들 것이다. 하나만 기억하시라. PD에게 약점은 없다. 개성이 있을 뿐이다.
(이하 MBC 예능국 동료들의 글도 올린다.)
정윤정 PD (2002년 공채 입사.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98학번)
-표현은 쉬울수록 좋다.
어려운 문장을 서술하기보다 재미난 일상어로 편하게 말하라. 학자로서 논리나 문장 구조를 보려는게 아니라 이야기꾼으로서의 재능을 보는 것이다. 논리 위주로 문장을 풀어가기 보다는 에피소드 위주로 사건을 서술하는게 더 쉽게 어필할 것이다. 때론 엉뚱한 질문도 한다. 내 경우는 '오늘 점심은 뭘로 먹으면 좋을까?'하는 예상외의 질문도 나왔다.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편하게 대답하라.
-열린 생각을 보여주라.
분명 시사 문제를 던져주고 답을 기다릴 것이다. 내 경우, 미군 장갑차 사건에 대한 입장을 물었는데... 자신의 명확한 입장, 주관적인 견해를 표현하는 것은 중요하다. 하지만 항상 자신과 반대의 입장에 대해서도 경청할 의사가 있음을 보여주라. 그냥 A가 옳습니다.라고 단호하게 말을 끊지말고 A가 옳다고 얘기한 후 하지만 이런 점에서 B의 입장도 고려해야합니다.라고 결론의 여지를 열어두라. TV라는 매체 특성상,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제작을 한다. 모든 이가 나와 의견이 같을수 없다는 것은 배려할 줄 알아야 연출가의 자격이 있다.
강궁 PD (2003공채 입사. 연세대 신문방송학과 96)
-방송 평론가가 아니라 PD를 뽑는 자리다.
합숙 평가시 특정 프로그램을 보여주고 모니터링 보고서를 내라고 하든가 특정 장르를 정해주고 프로그램 기획안을 써보라고 한다. 이때 유의할 점은 방송 평론가를 뽑는게 아니라 방송 제작자를 뽑는다는 것이다. 남의 프로그램을 비평하고 예리하게 지적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반드시 그 지적 이후에, 내가 연출자라면 이렇게 바꿔볼 것이다라는 대안 제시가 들어가야한다. 그리고 아직은 연출경력이 전무한 PD 지망생일 뿐이다. 완벽한 정답을 요구하진 않는다. 기획안을 보고 허점에 대해 지적을 받을때 무조건 자기입장만 방어하기보다는 '아, 말씀 듣고보니 그러네요. 그럼 이렇게 바꿔보면 어떨까요?'하고 연출가의 입장에서 긍정적으로 대처하라.
-떨어뜨리는게 목적이 아니라 붙이는게 목적이다.
'많은 지망생들이 왔는데 그 많은 애들을 어떻게 떨어뜨려야하나.' 이게 면접관의 생각일까? 아니다. '야, 이 많은 애들 중에서 누구를 우리 새 식구로 붙여야하나' 내가 작년에 면접을 보며 받은 인상은 나중에 면접관들이 간부가 되었을때 밑에서 자신들을 먹여살려줄 똘똘한 후배를 뽑으려한다는 느낌이었다. 수세적인 입장에서 무조건 마이너스를 안 당해야지하고 방어적으로 면접을 준비하기보다는, 내가 정말 똘똘한 후배로 일 잘할 테니 나 좀 봐달라고 강력히 어필하는... 공세적 입장에서 면접을 준비하기 바란다.
김민식 PD (96년 공채 입사. 한양대 자원공학과 87학번)
- 면접을 즐겨라.
면접관: "왜 예능 PD가 되고 싶습니까?"
나: "저는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는 게 삶의 보람입니다. 셋이 만나면 셋을 웃겨야하고, 열이 모이면 열을 웃기는 게 낙입니다. 제게 기회를 주신다면 온 국민을 웃겨보고 싶습니다."
면접관: "우리가 김민식씨를 안 뽑으면요?"
나: "지금처럼 제 주위 친구들을 웃겨주며 여전히 즐겁게 살겠지요."
PD가 되건 못 되건 난 나의 삶을 살 것이다. 이런 각오로 면접에 임했다. 그러다보니 긴장될 일도 없고 벙글벙글 웃으면서 면접을 볼 수 있었다. 'MBC PD만이 제 인생의 유일한 길입니다!'라는 각오로 면접에 들어가면, 긴장하게 된다. '저를 뽑아주지 않으시면, 제 인생 망치시는 겁니다.'라고 협박조로 자기소개서를 쓰면, 상대를 긴장시키게 된다. 요즘, 내가 면접관으로 시험장에 나갈 때 하는 생각은 하나다. '어떤 친구를 뽑으면 온 국민을 상대로 즐겁게 놀아줄 수 있을까?' 긴장하지 마시라. 여기는 g학자나 재판관을 뽑는 곳이 아니라, 우리 시대의 광대를 뽑는 곳이다.
- 약점은 없다.
면접관: 김민식씨, 고등학교 내신성적이 7등급이네요? (고교 시절, 50명중 학급 석차 22등...)
나 : 사춘기때 방황을 좀 했었습니다.
면접관: 대학 학점도 3.0이 안되는데요?
나: 사춘기가 좀 길었지요.
면접관: MBC 지원하면서 낮은 성적이 걱정되진 않았나요?
나: 대한민국 시청자가 4천만인데, 하나같이 공부 잘 한 피디들이 만드는 프로그램만 보시겠습니까? 저처럼 잘 노는 사람이 만드는 프로도 하나쯤 필요하지 않을까요?
면접관은 당신의 약점을 캐볼 것이다. 당신을 괴롭히려고? 아니, 당신이 위기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하는지 보려고. 긴장과 사고의 연속인 방송 현장에서 사고의 유연성과 위기 관리 능력은 연출자의 필수요건이다. 당신의 자질을 테스트하기위해 끊임없이 당신의 약점을 파고 들 것이다. 하나만 기억하시라. PD에게 약점은 없다. 개성이 있을 뿐이다.
(이하 MBC 예능국 동료들의 글도 올린다.)
정윤정 PD (2002년 공채 입사.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98학번)
-표현은 쉬울수록 좋다.
어려운 문장을 서술하기보다 재미난 일상어로 편하게 말하라. 학자로서 논리나 문장 구조를 보려는게 아니라 이야기꾼으로서의 재능을 보는 것이다. 논리 위주로 문장을 풀어가기 보다는 에피소드 위주로 사건을 서술하는게 더 쉽게 어필할 것이다. 때론 엉뚱한 질문도 한다. 내 경우는 '오늘 점심은 뭘로 먹으면 좋을까?'하는 예상외의 질문도 나왔다.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편하게 대답하라.
-열린 생각을 보여주라.
분명 시사 문제를 던져주고 답을 기다릴 것이다. 내 경우, 미군 장갑차 사건에 대한 입장을 물었는데... 자신의 명확한 입장, 주관적인 견해를 표현하는 것은 중요하다. 하지만 항상 자신과 반대의 입장에 대해서도 경청할 의사가 있음을 보여주라. 그냥 A가 옳습니다.라고 단호하게 말을 끊지말고 A가 옳다고 얘기한 후 하지만 이런 점에서 B의 입장도 고려해야합니다.라고 결론의 여지를 열어두라. TV라는 매체 특성상,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제작을 한다. 모든 이가 나와 의견이 같을수 없다는 것은 배려할 줄 알아야 연출가의 자격이 있다.
강궁 PD (2003공채 입사. 연세대 신문방송학과 96)
-방송 평론가가 아니라 PD를 뽑는 자리다.
합숙 평가시 특정 프로그램을 보여주고 모니터링 보고서를 내라고 하든가 특정 장르를 정해주고 프로그램 기획안을 써보라고 한다. 이때 유의할 점은 방송 평론가를 뽑는게 아니라 방송 제작자를 뽑는다는 것이다. 남의 프로그램을 비평하고 예리하게 지적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반드시 그 지적 이후에, 내가 연출자라면 이렇게 바꿔볼 것이다라는 대안 제시가 들어가야한다. 그리고 아직은 연출경력이 전무한 PD 지망생일 뿐이다. 완벽한 정답을 요구하진 않는다. 기획안을 보고 허점에 대해 지적을 받을때 무조건 자기입장만 방어하기보다는 '아, 말씀 듣고보니 그러네요. 그럼 이렇게 바꿔보면 어떨까요?'하고 연출가의 입장에서 긍정적으로 대처하라.
-떨어뜨리는게 목적이 아니라 붙이는게 목적이다.
'많은 지망생들이 왔는데 그 많은 애들을 어떻게 떨어뜨려야하나.' 이게 면접관의 생각일까? 아니다. '야, 이 많은 애들 중에서 누구를 우리 새 식구로 붙여야하나' 내가 작년에 면접을 보며 받은 인상은 나중에 면접관들이 간부가 되었을때 밑에서 자신들을 먹여살려줄 똘똘한 후배를 뽑으려한다는 느낌이었다. 수세적인 입장에서 무조건 마이너스를 안 당해야지하고 방어적으로 면접을 준비하기보다는, 내가 정말 똘똘한 후배로 일 잘할 테니 나 좀 봐달라고 강력히 어필하는... 공세적 입장에서 면접을 준비하기 바란다.
반응형
'공짜 PD 스쿨' 카테고리의 다른 글
PD지망생을 위한 TED 강연 추천 목록 1. (4) | 2011.08.08 |
---|---|
자기소개서 재미있게 쓰는 법! (2) | 2011.08.01 |
다양한 PD의 세계 (4) | 2011.07.25 |
미쳐야 미친다 (0) | 2011.07.23 |
너 자신에게 문화적 다양성을 허하라! (1) | 2011.07.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