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일이 있어 인천 공항쪽에 다녀왔어요. 하늘로 날아오르는 비행기를 보니 약이 막 오르더군요. 아, 여행 가고 싶다. 그런데 드라마 연출 중이라 휭하니 떠날 수도 없고. 해외여행이 안 되면 한 며칠 시간 내어 제주도 올레길이라도 걷고 싶은데... 그럴 여유도 안 되고... 어쩌지? 그러다 문득 든 생각. 여긴 사방이 서해 바다인 영종도 아닌가? 이곳에 바다 산책길이 없을 리가 있나?
그래서 찾아냈습니다. 소무의도 누리길.
먼저 인천공항에서 222번 버스를 타고 잠진도로 갑니다. 가서 무의도 들어가는 배를 타죠. (왕복 3000원)
배 떠나자 바로 무의도 도착입니다. 10분도 안 걸립니다. 멀미할 틈도 없어요. 진짜 가깝죠. ^^
내려서 버스를 타고 소무의도 들어가는 인도교로 갑니다.
이런 다리를 건너가면 소무의도 누리길 안내도가 있어요. 섬이 작고 아담하여 섬 한바퀴 걸어서 일주하는데 한 시간 정도밖에 안 걸립니다. 참 아기자기한 바다 산책로죠.
바다를 옆에 끼고 가다보면 건너편에 무의도도 보이고 배타고 낚시하는 이들도 보여요.
이 길이 왜 누리길일까? 서해를 황해라고도 부릅니다. 황하의 토사가 유입되어 바다의 색깔이 누런 빛을 띄기 때문이죠. 아, 바다빛깔이 '누리끼리'해서 '누리길'인가?
(죄송합니다. 예능국 있을 때도 이런 말장난하다 썰렁하다고 구박 많이 받았죠. 네, 코미디 피디치고는 너무 썰렁하다고 해서 드라마로 옮겼어요. 그랬더니 여기선 진지하지 못하다고 눈총을 받고 있죠. ^^)
바다를 옆에 끼고 길을 걷다보니 작은 해안 마을이 나타났어요.
쉬었다 가고 싶은 예쁜 카페도 있고요.
그 옆에는 이런 멋진 건물도 있었어요.
멀리서 보고, 혹 저 건물은 마을 도서관 아냐?
그랬어요. 제 꿈이 바다가 보이는 도서관에 앉아 느긋이 책 읽는 거 거든요.
그런데 아쉽게도 박물관이었어요. 섬 이야기 박물관.
그래도 입장이 무료라 저같은 짠돌이 배낭족에게는 쉬어가기 딱 좋은 곳이었죠.
그리고 2층에는 휴게실도 있었어요.
도서관이 별건가요. 어디서든 책 한권 펼치면 도서관이지. 가져간 책을 읽으며 가끔 고개 들어 바다 전망을 감상하기도 하고, 네, 신선의 도락을 즐겼어요.
해변을 따라 걷다가
저 멀리 보이는 데크 산책로를 따라 오르면
이런 산책로가 바다를 끼고 계속 이어집니다.
그리고 섬 정상에는 파노라마 뷰가 정말 멋진 정자가 하나 있구요. 저 멀리 송도 국제 도시랑 인천 국제 공항이 보입니다.
내려오는 길에 무의도에서 건너온 인도교가 보이네요. 한 시간의 짧은 섬 여행을 마무리할 시간입니다.
소무의도 누리길, 저는 참 좋았어요.
물론 제주도 올레길을 다녀오고 그런 규모를 기대하는 분이라면, 애걔? 벌써 끝이야? 하실 수도 있어요.
하지만 굳이 며칠씩 시간을 내지 않아도, 비행기를 타지 않아도, 서울에서 전철 (공항철도) 타고 갈 수 있는 곳에 이런 멋진 섬 트레킹 코스가 있다는 거, 이런 게 행복이지요.
거울을 볼 때마다 웃어줍니다. 기준을 낮추자. 그래야 행복할 수 있어. 네, 절대 남자 외모의 기준을 함께 일하는 배우들에게서 찾지 않아요. 눈을 낮춰야 행복하거든요. ^^ 여행도 마찬가지인듯 합니다. 너무 멀고 너무 비싼 곳보다는... 가까이에서, 손 쉽게 갈 수 있는 곳부터 즐기는 거죠. ^^
여름에 휴가를 못 가서 아쉽다고요? 저는 전철타고 떠나는 바닷가 여행, 영종도 여행을 추천해드립니다.
보너스로, 영종도에 있는 해수욕장과 해변 풍경 몇 곳 올립니다.
그럼, 즐거운 여름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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