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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짜 PD 스쿨

PD, WHY? 2 (스타 메이킹)

by 김민식pd 2011. 4. 25.
얼마전 한 프로그램에서 인터뷰 요청을 받았다.
청춘 시트콤을 연출하면서 유독 신인을 많이 캐스팅하는데 그 이유가 뭘까 하고...



사실 남셋여셋의 송승헌 소지섭, 논스톱의 조인성 조한선 등등 청춘시트콤이 배출한 청춘스타는 꽤 된다.
왜 시트콤에서는 남자 신인을 키우는데 주력할까?

이유는, 시트콤이라는 장르 특성상(가끔 극중에서 망가지기 때문에), 스타급 배우들은 출연을 꺼린다. 그러니 신인을 찾을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청춘 시트콤은 또래 젊은 배우들끼리 연기하기에 연기력이 부족해도 심리적 부담이 적다. 쟁쟁한 선배 연기자들과 함께 출연하는 연속극이나 미니를 보라. 신인이 함부로 출연했다가 연기력 부족이 너무 틔나 고생하는 경우가 많다. NG 몇번 나면 어르신들이 갈궈주시기도 하니 금세 약코가 죽어 가뜩이나 못하는 연기, 더 기죽어 못한다.  어린 또래 신인들이 나오는 청춘 시트콤은 그런 면에서 부담이 적다. 조인성이 연기 못한다고 양동근이 갈구진 않으니까.

연출의 입장에선, 눈에 익은 배우도 중요하지만, 눈에 띄는 신인이 나와야 프로그램이 뜬다. 뉴논스톱 초반, 시청률이 7~8%로 바닥을 칠 때 다들 그랬다. "조인성, 장나라 같은 어설픈 신인들 데려다 학예회하니까 당연히 그렇지." 공들여 이들을 포장해서 나중에 연기도 좋아지고 시청률도 덩달아 20%를 치니까 다들 한 마디. "요즘 제일 잘 나가는 조인성 장나라 데리고 프로그램하면서 20% 못 넘기면 PD가 바보지." 결국 신인을 띄우는건 연출의 숙명이다.

왜 굳이 신인을 띄우는가? 2001년 당시, 섭외의 달인이라는 선배에게 술 한 잔 올리고 들은 캐스팅의 비결. '지금 네가 이름없는 입봉 PD인데 시트콤 캐스팅한다고 정우성한테 가서 작품하자고 백날 졸라봐라. 안 먹힌다. 정우성 집앞에는 그렇게 울고 있는 PD가 이미 줄을 서 있다. 그런데 사람들이 모르는건 그 정우성도 10년 전에는 아무도 안 쳐다보는 어설픈 신인이었다는 점. 지금 네가 해야 할 일은 그 정우성을 쫓아다니기보다 10년 뒤 정우성이 될 신인을 찾아다니는 일이다.'

논스톱에서 조인성을 캐스팅할 때 우리의 생각이 그랬다. 이 친구는 5년 뒤, 제2의 정우성이 될 친구다, 이미 정우성이라 생각하고 아끼고 사랑하자. 우리가 아껴주고 사랑해주면 신인이라도 기운이 나서 열심히 할 것이고, 언젠가는 대중도 조인성의 매력에 눈을 뜨게 될 것이다. 

세상사가 다 그런것 같다. 지금 최고의 무엇에 목매지말라. 모두가 원하는 그것은 이미 레드오션이다. 내가 가지고 있는 것과 모두가 원하는 것을 비교하며 불평 불만만 하는건 의미없다. 오히려 지금 내 것을 5년 뒤 모두가 원하는 최고의 것으로 만들겠다는 각오로 산다면... 기회는 지금 이곳에 있다. Now, Here! (무엇에다 대입해 볼만한 것, 여친, 마누라, 직장, 직업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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