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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짜 PD 스쿨

자신의 열정을 증명할 의무

by 김민식pd 2012. 3. 3.
많은 PD 지망생들이 물어오는 질문 하나, '꼭 명문대를 나와야 공중파 PD가 되나요?'
나의 대답. '꼭 그렇지는 않아요. 하지만 자신의 열정을 증명할 의무는 누구에게나 있어요.'

PD공채에 명문대 출신자가 많은 이유? 

PD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은 무엇일까요? 나는 열정, 성실함, 책임감이라고 생각합니다. 다 비슷한 얘기지요. 열심히 일할 사람을 뽑습니다. 우리가 만든 결과물은 수많은 사람이 봅니다. 적당히 만들어서는 버티지 못합니다. PD가 요령을 피우면, 첫째, 내가 알고, 둘째, 동료가 알고, 셋째, 시청자가 압니다. 

무한도전의 김태호 PD가 인정받는 이유는 하나입니다. 그는 조연출 시절, 편집기를 붙들고 밤을 새다 응급실에 실려간 편집광입니다. 그렇게 열심히 일을 하니, 회사에서도 그를 믿고 어린 나이에 토요일 저녁 메인 시간대를 맡기지요. 

저 역시 MBC 공채 면접관을 한 적이 있습니다. PD 면접은 다 현역 피디들이 심사하거든요. 블라인드 전형이라 하여 응시자의 출신 학교나 전공은 전혀 모르는 상태로 1박2일간 합숙 평가를 하고 사람을 뽑았습니다. 1박 2일을 같이 지내며, 발표와 토론을 듣고, 인생을 가장 성실하게 살았다고 평가받는 사람을 뽑았는데, 알고보니 그 역시 명문대 출신이더군요.

명문대 출신이라 뽑힌 게 아니라, 가장 성실한 사람을 뽑았는데, 그렇게 성실한 사람은 학창 시절에  공부도 성실하게 했더군요. 

'지금 고등학생인데, 피디가 되려면 뭘 해야 하나요? 독서? 영화 감상?' 나는 공부를 열심히 하라고 말합니다. 독서와 영화 감상은 공부를 열심히 한 후에 취미로 하는 것입니다. 절대 공부를 대신 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리고, 중고등학교 시절, 공부하지 않으면, 나중에 벌충하기가 어렵답니다. 

그럼, 명문대를 가지 못한 사람에게는 길이 없을까? 그건 아니에요. SKY가 아닌 대학 졸업자는 다른 방식으로 자신의 열정을 증명하면 됩니다. 국내에서 독학으로 영어를 마스터하거나, 연극영화과에서 독립영화를 만들어 상을 받았거나, 오지 여행기로 책을 썼거나, 남다른 무언가를 만들어보여야죠. 열정을 필요로하는 일을 하고 싶은 이는, 자신의 열정을 증명할 의무가 있습니다.
 
열정을 증명하는 방법? 간단합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아서 그 일을 하세요.
내가 좋아하는 일조차 열심히 할 수 없다면, 세상이 시키는 일은 정말 하기 힘듭니다. 

'열정을 품은 그대'를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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