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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의 고수를 찾아서

by 김민식pd 2012. 1. 28.

무림 연예계에는 5년에 한번씩 피바람이 몰아친다. 최고 권력자도 추풍낙엽처럼 날려버린다는 검사들의 사정 칼날, 그 앞에서는 날고긴다는 피디들도 다 파리 목숨이다. 술로는 당할자가 없다는 취권 피디, 비리 파문에 날아가고, 영웅호색이라 큰 소리치던 섭외 고수, 성접대 파문에 날아가고, 인생 한 방이라 주장하던 도박 고수, 카지노 파문에 날아간다.


검사들의 사정 칼 바람을 이겨낼 무림 고수는 연예계에 없단 말인가. 예능문파 장로들이 모여 검사들과 맞설 최고수를 찾아헤매는데... 이때 홀연히 나타난 스님, '검사들의 칼바람쯤이야, 소승이 상대하겠소이다!' 일갈하고 달려나가 검사들과 일합을 겨루는데! 검사들이 초식을 쉼없이 펼쳐보나, 하나도 먹혀들지 않는다. 공격하다 제 풀에 지친 검사들 물러나고 예능계에 다시 평화가 찾아오는데... 도대체 저 이름 모를 고수는 누구란 말인가? "존함을 알려주시지요." "저요? 저는 그냥 소림사 주방장인데요? 다만 속세의 온갖 자극을 멀리하고 산 덕에 사정 칼날이 두렵지 않을 뿐이지요."

이에 장로들은 크게 깨달아 제자들을 불러 이르기를, "너희가 좋아하는 것이 곧 너희의 약점이다. 금강불괴의 몸을 원하거든, 삼가하고 또 삼가하라!"


고개를 끄덕이던 소림사 주방장, 한 마디를 남기고 사라진다. "세상에 바라는 것이 많을수록, 세상에 조종되기 쉽소이다. 세상에 득 볼 생각 마시오. 그럼 그 어떤 적도 두려울 게 없소이다."


무림 고수가 되려는자, 금강 불괴의 몸을 단련할 지어다.



내가 요즘 한 수 배우고 있는 무림 고수는 정치 시사 블로거, '아이엠피터'다.


정치 시사 전문 블로그를 운영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권력에 칼날을 들이대고 사는 일인데, 그 날은 벼리면 벼릴수록, 되려 베이기 쉽다. 어설프게 글 잘못 썼다가는 역풍 맞기 쉽상이다. 그런 점에서 '아이엠피터'는 진정 무림 고수다. 그는 어설프게 칼을 부리지 않는다. 오랜 시간, 꼼꼼히 조사하고 방대한 자료의 수집을 거쳐서 초식을  완성한다.


정치 시사 전문 블로거 1위를 자랑하는 그가 홀연 속세를 등졌다. 그리고 제주도로 귀농했다. 그가 서울을 떠나 제주도로 간 까닭은?


"저는 전업 블로거로 일하기 위해서 이번에 제주도로 거처를 옮겼습니다. 하루 종일 블로그 포스팅을 작업하기 위해서입니다. 물론 생활은 넉넉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경제적인 풍요로운 삶보다는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늘 즐겁고 행복하게 살고 싶었습니다."

http://impeter.tistory.com/1114


"수입이 문제가 아니라 절약과 과시적인 돈을 쓰지 않는다면, 전혀 못 살지는 않습니다.하지만 인간은 누구나 더 좋은 자동차, 더 좋은 학원, 더 비싼 옷을 입고 사기 위해서 애를 씁니다. 저는 이런 생활을 포기했기에, 제주도에서 살 수 있는 자신감을 얻은 것입니다.


아마도 제 인생에서 비싼 옷을 살 수도, 좋은 차로 바꿀 수도, 근사한 곳에서 외식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그러나 그 모든 일들을 하지 못해도 제가 행복한 이유가 있습니다.


세상은 남을 위해서 사는 것이 아니라 제 자신을 위해 사는 것이라 믿습니다."

http://impeter.tistory.com/1299


'아이엠피터'가 언론인으로서 갖춘 최고의 자질은 무엇일까? 그는 금강불괴의 몸을 손에 넣었다.


피디가 연예 권력과 결탁하는 순간 타락하듯이, 기자는 권력과 야합하는 순간 타락한다. 권력의 비리에 칼 끝을 겨누어야할 기자가, 권력의 해바라기가 되어 붓을 꺽는 순간, 그는 더 이상 기자가 아니다.


참된 언론인은 강한 자들에게 두려움을 안겨주고, 약한 자들에게 사랑받는다. 강한 자들에게 사랑받고, 약한 자들에게 공포로 군림하는 것들은 거짓 언론이다. 타락한 거짓 언론에게는 미래가 없다. 강한 자를 두려워않고 작은 이들에게 사랑받는 소셜 뉴스의 고수들이 세상의 여론을 지배하는 날이 왔다.


1인미디어로서, 대안 매체로서, 정치 시사 블로거가 가야 할 길을 묻는이여, 눈들어 '아이엠피터'를 보라. 돈과 권력으로부터 자유로운 삶, 오로지 자신이 옳다고 믿는 바를 행하고 사는 삶, 우리 시대 진정한 저널리스트의 삶을 사는 이가 여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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