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세월 책을 만들고 읽고 쓰고 독서 강사까지 하시는 김이경 선생님이 <책 먹는 법>에서 말하는 아이와 함께 책 읽는 법을 소개합니다.

 

첫째, 내버려 두세요. 특히 방학이면 권장 도서 목록을 정해놓고 하루 몇 시간씩 규칙적으로 아이를 붙잡아 놓으면 책이랑 친해질 것이라 생각하는데요, 아이가 독서에 재미를 느끼려면 자유를 주어야 합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책을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만큼 읽도록 내버려 두셔야 한답니다.

 

둘째 읽어 주세요. 책을 소리 내어 읽어 주는 것은 책에 재미를 붙이는 좋은 방법입니다. 아이가 자라서 글을 깨치면 책을 주고 읽으라고만 하지 읽어 주지는 않는데요. 글자를 읽을 수 있는 것과 독서를 즐기는 것은 별개의 능력입니다. 아는 것과 즐기는 것 사이에 거리는 무척이나 멀어요. 그 간격을 좁혀줄 수 있는 것이 어른의 노력입니다. 아이가 책을 좋아하기 바란다면 읽어라 읽어라 잔소리만 하지 말고 하루 30분씩 소리 내어 읽어 주는 게 좋습니다.

 

셋째 들려주세요. 아이의 상상력을 기르려면 그림책을 읽는 것보다 눈을 감고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편이 낫답니다. 그림책은 고정된 이미지를 갖게 하여 오히려 상상력을 제한할 수도 있다고요. 이미지는 글보다 강력하며 직접적이고 즉각적인 영향을 미치거든요. 때론 잠자리에 들기 전, 눈을 감고 전래 동화를 들려주어도 좋아요.

 

넷째, 들어 주세요. 아이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주세요. 학교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 이야기를 할 때 들어주세요. 상황을 묘사하고 기억을 되살려 자신만의 언어로 조립하는 과정을 즐기려면 듣는 사람의 반응이 중요합니다.

 

다섯째 수십 권씩 되는 전집으로 책장을 빽빽이 채우는 일은 부디 참아 주세요. 출판계에 몸 담았던 저자의 경험에 따르면, 전집은 출판사 입장에서는 이문을 남기기 쉽지만 독자에겐 손해 보기 쉬운 아이템이랍니다. 작가들의 원고료나 작업 기간 등 작업 환경이 열악하여 열과 성을 다하기 힘들다네요. 가급적 그때그때 아이의 관심사에 맞춰 낱권으로 사서 읽히는 게 좋답니다.

 

여섯째, 독후감을 쓰라고 하지 마세요. 독후감을 쓰는 건 좋지만, 책을 읽고 꼭 독후감을 쓰라고 하면 책읽기가 숙제가 되어 싫어집니다. 어른도 마찬가지일걸요? 아이가 독후감을 썼다면 사후 검열은 절대 금지입니다. 인간이 성장하는 데에는 자신의 길을 가도록 내버려 두는 렛 잇 고정신이 필요하답니다.

 

끝으로, 부모가 평소에 독서를 즐기는 편이 좋다네요. 엄마 아빠는 거실에서 틈만 나면 TV를 틀어놓고 깔깔 대면서 아이더러 너는 방에 들어가 책이나 읽어.” 이러면 안 통한답니다. 방에 들어간 아이도 휴대폰이나 PC로 동영상을 몰래 시청하겠지요. 책 읽는 아이를 만드는 가장 중요한 방법은, 부모가 책을 가까이 하는 삶을 즐기는 것이라고요.

 

방학도 벌써 절반이나 지났네요. 이번 방학, 아이가 책과 더 친해지는 계절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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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민식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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