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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짜로 즐기는 세상/짠돌이 육아 일기

폭염 속 가족 나들이 베스트 코스 3

by 김민식pd 2016. 8. 13.

지난 며칠 글이 좀 뜸했는데, 사연이 있어요. 아내가 동북아 역사 기행을 갔습니다. 워킹맘으로 바쁘게 사는 아내에게, 일과 가족으로부터 진정한 휴가로, 역시 여행이 최고지요. 마님을 보내고 혼자 열흘 간 아이를 돌보다보니, 제일 큰 난관이 둘째입니다. 10살된 둘째딸이 매일 밤 엄마가 보고 싶다고 웁니다. 이럴 때 통하는 건 하나예요.

"내일은 우리, 어디 놀러갈까?"

아이와 함께 검색을 합니다. 워터파크, 물놀이장, 실내놀이터 등등. 온갖 이미지를 보여주며 아이의 정신을 쏙 빼놓지요. ^^ 지난 열흘 간 폭염을 뚫고 놀러다닌 수도권 놀이터 중 3곳을 추천합니다.

 

1. 한국 잡월드

아이와 저는 키자니아를 참 좋아합니다. 아이들의 직업 체험 테마파크. 시설이 깔끔하고 서비스가 참 좋아요. 무엇보다 아이들 입맛에 딱이지요. 키자니아만 한 열 번 다녔나봐요. 새로운 놀이터 발굴을 위해 한국 잡월드를 찾았어요. (수내역에서 걸어서 10분인데... 요즘 날씨에는 이게 죽음이더군요... ㅠㅠ 키자니아는 잠실역에서 지하로 바로 연결되는데 말입니다.)

잡월드의 경우, 사람이 많고 줄이 길어서 체험을 3개밖에 못했어요. 어떤 엄마들은 하나라도 더 시켜주려고 아이 손목을 잡고 뛰기도 하더군요. 육아 대디는 이런 치열한 육아 전쟁터에선 좀 뒤처집니다. 가급적 시간을 여유있게 잡고 가시면 좋아요. 내부 시설 중 2층의 경우, 복도가 좁아서 어른들의 대기석이 부족해서 좀 불편했습니다. 대기 시간 30분, 활동 시간 30분이라, 아빠 혼자 몇 시간을 놀아야하니 핸드폰 보조 배터리는 꼭 챙겨가세요. ^^

(굳이 비교를 하자면, 키자니아를 더 강추합니다! 서비스나 동선 설계, 모든 면에서 키자니아가 한 수 위에요. 원조의 힘인가?)

 

2. 롯데 월드

 

아이와 저는 롯데월드 연간회원권을 이용하는데요, 지난 1년 중, 지난 주에 놀러갔을 때 만족도가 가장 높았어요. 첫째, 실내테마파크라 일단 시원하고요. 둘째, 사람이 없어요. 폭염 탓인지 휴가 철이라 그런지 롯데 월드에 사람이 없더군요. 월드 모노레일의 경우, 줄이 없어서 가자마자 바로 맨 앞칸에 탔어요. (이런 일 처음!)

여름철 실외 매직 아일랜드는 추천하지 않아요. 잠깐 통로로 나갔다가 '훅!'하고 더운 바람이 불기에 바로 들어왔어요. 더운 여름에는 롯데 월드 중에서도 지하 1층에 있는 언더월드를 권해드립니다. 아이들이 좋아할만한 놀이기구가 꽤 있고요. 지하라 무척 시원합니다. 와일드 윙이나 와일드 밸리같은 3D 투어도 좋아요. 1층에 있는 '환상의 숲'도 실내 놀이터라 냉방이 잘 됩니다.

 

3. 뚝섬 수영장

 

여름이니 그래도 물놀이를 가야지요. 아이와 놀기에는 한강 시민 공원 중 뚝섬 수영장이 참 좋습니다. '와일드 리버'같은 환형 유수풀이 있는데요. 빙글빙글 돌면서 아이와 물 속 술래잡기를 하다보면 하루가 훌쩍 지나갑니다. 유수풀 가운데 놀이터나 유아용 미끄럼틀도 아이 혼자 놀기에 참 좋아요.

지금 뚝섬 한강 공원에는 '슬라이드 더 시티'라는 대형 물미끄럼틀도 있어요. 저는 혼자 아이를 보느라 타지는 못했어요. ㅠㅠ 타본 사람들은 다들 재미있다고 하더군요. 워터 파크 가서 슬라이드 한번 타려면 1시간씩 줄을 서잖아요? 그런 점 생각하면 전철역 (7호선 뚝섬 유원지역) 바로 옆에 이 정도 시설의 수영장이 입장료 5천원이라니 정말 땡큐지요.

주말에는 줄이 좀 깁니다. 평일에도 줄을 좀 서요. 저는 평일 아침 9시 도착했는데, 10시에 입장했어요. 아이는 옆의 놀이터에서 놀리고, 저는 서서 독서를... ^^ 대형 슬라이드를 즐길 수 있는 자유이용권 구매시 (1만원) 바로 입장 가능하니 참고하세요. 이런 멋진 놀이 시설을 만들어주신 서울시 관계자 여러분, 정말 감사합니다!

 

그밖에 양재천 물놀이장도 갔는데, 그늘이 별로 없어서 비추. ㅠㅠ 워낙 더워서 그런지 바닥에 물이끼가 끼더군요. 미끄러워서 살짝 위험할까 걱정되었습니다. 방학 중 놀이터로 최고는 역시 동네 도서관 어린이 자료실이지요. 공짜고, 냉방도 잘 되고. ^^ 

 

제가 요즘 가장 재미있게 보는 드라마는

 

 

MBC 저녁 일일 연속극 '워킹맘 육아대디'입니다. (작가님, 감독님 존경합니다! 이런 생활밀착형 홈 드라마를 만들어주셔서!) 이 드라마에 자주 나오는 대사가 있어요. 

"육아휴직이라니, 말도 안 돼!"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육아휴직이라니, 말도 안 돼!"

육아에는 감히 쉴 '휴'休자를 붙일 수가 없어요. 해보면 알아요. 한 순간도 쉴 수 없는 게 육아에요. 오죽하면 지난 며칠 블로그 글 한 편을 못 쓰겠더라고요. 글 한 편 쓰려면, 정신적 시간적 여유가 있어야 하거든요.

'육아 휴가, 출산 휴가, 생리 휴가' 다 말이 안 되는 언어조합이에요. 제가 옆에서 지켜본 바로는 여자의 삶에서 제일 힘든 게 저 3가지거든요. 육아도, 출산도, 생리도, 휴가가 될 수 없는 활동이에요. 너무 너무 힘드니까, 적어도 저 기간에는 노동이라도 좀 쉬자는 취지겠지요. 그걸 가지고 제발 시비 좀 걸지 말아요. 자신이 겪어보지 못한 일을 가지고 그 고통을 비하하지는 말아요. (생리휴가 인증하라는 얘기는 정말이지, 너무하는 소리지 말입니다.)

출산도, 생리도, 대신 할 수 없는 남편들에게, '전담 육아 휴가'를 권합니다. 여름 휴가 기간 동안, 마님은 친구들과 놀러가라고 등 떠밀고 혼자 아이를 데리고 놀러가 보세요. 가족 나들이는 엄마에게 육아의 연장, 살림의 연장이에요. 온전히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게 해주세요.

마님과, 아이들에게 동시에 점수를 따는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독박 육아' ^^ 

 

'장수연 PD의 브런치 중 -남편들에게'란 글도 공유합니다. 읽으면서 많이 찔렸어요.

https://brunch.co.kr/@jangsypd/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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