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고수가 되는 마지막 관문은 마니아가 되느냐 못 되느냐에 달려있다.
처음 말문을 열기 위해 문장 암송이라는 힘든 방법을 택하는 이유? 고급 회화 표현 100개를 아는 것보다 기초 회화 10개를 외우는 게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난이도가 높다는 것은 그만큼 덜 쓰인다는 뜻이다. 기초 회화는 사용 빈도가 높다. 기초 회화는 무조건 외우고 봐야한다.
이렇게 외운 회화를 적극적으로 사용할 기회를 찾는 게 중급 영어 학습방법이다. 머릿속에 맴도는 문장 백 개, 소용없다. 입에서 술술 나오는 문장 열 개가 더 소중하다. 영어 공부 한다고 <Voca22000>을 보고 영자 신문을 읽고 CNN 헤드라인 뉴스를 보는 거, 난 권하지 않는다. 이건 그냥 공부한다는 만족감을 주는 학습이지 실제로 어학 활용 능력을 키워주지 않는다.
한국어 공부하는 외국인이 매일 조선일보 사설을 읽고, 공중파 뉴스 앵커처럼 말하는 모습을 상상해보라. 오우, 난 그런 친구 싫다. 그냥 한국 드라마 유행어를 따라하고 소녀시대 노래가사를 따라 부르는 친구가 더 좋다. 미국 사람도 마찬가지다. <Time>지를 읽으며 토론하는 친구보다, 좋아하는 드라마에 대해 수다 떠는 친구를 더 반긴다. 외국어를 학습 대상으로 생각하지 말고, 문화의 도구로 생각하고 그냥 즐기면 된다.
‘여왕의 꽃’ 해외 촬영을 위해 대만 가오슝에 갔다가 통역 나온 여대생을 만났다. 한국어를 무척 잘 하기에 어디서 배웠냐고 물어보니 한류 드라마의 팬이라 드라마를 보며 한국어를 배웠단다. TV에 소개되는 어린 ‘언어 영재’를 보면 일본 만화 영화 ‘나루토’를 보다가 일본어가 유창해진 아이나 유튜브를 즐겨보다 영어를 잘 하게 된 아이들이 곧잘 나온다.
미드를 즐기다 보면 다양한 상황의 회화 표현을 배우기 좋다. 무엇보다 미국 드라마는 중독성이 강해서 놀듯이 공부할 수 있다. 지하철에서 보는 미드가 다 영어 공부의 일환이다. 드라마를 보고 못 알아듣는 대목이 나와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Breaking Bad’나 ‘News room’처럼 유명한 드라마는 인터넷 상에 영어 대본을 구할 수 있다. 영문 대본을 띄워놓고 드라마를 즐기는 것도 좋은 학습 방법이다.
얼마 전에 본 '배트맨 대 슈퍼맨' 영화 중 한 장면.
렉스 루더가 배트맨과 슈퍼맨을 싸움 붙이려고 사라진 배트맨의 등장을 기다린다. 그때 고담 시 밤하늘에 박쥐 모양이 새겨진다. 렉스가 말한다.
"더 나잇 이즈 히어."
그때 자막은
"어둠이 내렸다."
내 생각에 렉스의 대사는
The night is here.
보다
The knight is here.
가 맞지 않나 싶다.
배트맨의 별명이 Dark Knight '어둠의 기사'다. '더 나잇 이즈 히어'는 '배트맨이 나타났다'는 뜻으로 한 말이다. 영어에는 동음이의어를 이용한 말장난(Pun)이 많은데 영화 번역에서 그걸 살리기는 쉽지 않다.
영어를 공부하는 것은, 문화를 더 즐기는 길이다. 고생스러운 암송 공부 뒤에는 소설 읽기나 미드 시청같은 즐거운 공부가 기다리고 있으니 조금만 더 힘을 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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