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여행'에 해당되는 글 4건

  1. 2017.05.16 수원 화성 자전거 여행 (5)
  2. 2016.10.29 주말엔 꿈꾸는 독서 (2)
  3. 2016.10.07 자전거 전국일주의 꿈 (8)
  4. 2016.08.30 강화도 자전거 여행 (4)

3주간 탄자니아 배낭 여행을 다녀온 후, 약간 울적했어요. '이제 한동안 무슨 낙으로 살지?' ^^

'행복은 강도가 아니라 빈도다' 저의 요즘 모토입니다. 여행도 마찬가지예요. 멀리 오래 떠나는 여행만 여행이 아니라, 일상에서 짬짬이 즐기는 여행도 소중해요. 그래서 자전거를 타고 떠났습니다. 수원 화성으로.

 

전철 분당선에 자전거를 싣고 매교역까지 갑니다. 매교역에 내려서 수원천을 찾아갑니다. 

 

 

처음 가는 도시에서 자전거 길을 찾을 때 저는 지도에서 푸른 물줄기를 찾아요. 강이나 하천변에 자전거 도로나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거든요. 수원천을 따라 동남각루까지 달립니다.

 


수원천 옆 지동시장에 미리 눈도장을 찍어둡니다. 여기서 점심을 먹어야겠어요. 이제 앞에 보이는 화성 성곽을 따라 오릅니다.

 

 

평일 쉬는 날을 택해서 왔더니 사람이 없어 성곽길을 따라 자전거 타기 참 좋네요. 옛날에도 왔었는데, 버스타고 오는 것과 자전거로 오는 게 느낌이 또 다르네요.

 

 

<주말이 기다려지는 행복한 자전거 여행 : 서울 수도권 편>에 나오는 수원 화성 소개글.

 

'우리나라는 세계적인 성城의 나라다. 남한에서 확인된 성이 천오백 군데를 넘고 북한까지 합한다면 2천 군데에 육박한다. 우리나라의 성은 기본적으로 군사시설이다. 평지에 자리한 읍성이든 산 위에 있는 산성이든 적의 침입을 막고 대비하기 위한 시설이다. 유럽과 일본의 아름다운 성은 지배자인 영주들만의 거처였지만 우리의 성은 읍성과 산성 모두 주민을 위한 방어시설이었다. 읍성은 평소에 사람들이 사는 마을을 에워싸고 있고, 산성은 유사시 대피할 수 있는 대피공간이다. 권력자만을 위한 중세 유럽과 일본의 성과는 기본적으로 출발이 다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성 중 최고는 어딜까. 기준에 따라 다르겠지만 성 자체의 완성도와 예술성에서는 단연 수원 화성이 최고다'

 

(위의 책 33쪽)

 

 

 

 

화성을 지은 정조 임금의 이야기가 안내판에 소개됩니다. 효성이 참 지극한 왕이었지요. 비극적으로 세상을 떠난 아버지, 사도세자에 대한 그리움이 그만큼 컸던 까닭일까요.

 

연산군처럼 어머니의 비극적인 죽음에 천착하다 폭군이 되는 경우도 있는데, 정조 대왕은 분노를 잘 다스렸던 것 같아요. 항상 주위에 학자들을 두고 책에 대한 토론을 즐겼다고 하는데요, 역시 마음 속 분노를 다스리는데는 책 만한 것도 없는 것 같아요. ^^

 

 

수원 화성을 따라 자전거를 타고 달리다 문득 산책로에 접어들었습니다.

 

 

굿모닝 게스트 하우스! 라는 간판에 가슴이 설렙니다. 아, 배낭족의 고질병이지요. 어딜 가다 게스트하우스란 간판만 봐도 또 역마살이 도집니다.

 

 

자전거 여행중 잠깐 쉬어가기 참 좋은 곳이군요.

 

 

 

경기도에서 운영하는 게스트하우스 & 카페라는데요. 아이스티가 2천원. 가격도 착하고 분위기도 좋네요. 잠시 페달질을 멈추고 쉬었다 갑니다. 크레마 카르타, YES24에서 나온 전자책과 전자 도서관 덕분에 어디서든 책을 읽을 수 있어요. 어쩜 저에게 여행은 책 읽을 풍광 좋은 장소를 찾아다니는 야외 즉석 도서관 순례인지도... ^^

 

화성 주위로 어차 전용 도로가 닦여 있어요. 관광객을 실어나르는 행차인데요. 평일에 한적한 시간에는 자전거로 달리기 좋네요. 임금님 행차가 오면 그때 비켜주려고요. ^^

 

산위에서 만난 정조 대왕의 동상.

 

 

이덕무 (스스로 책만 읽는 바보-간서치-라 칭했던)나 박제가 같은 서얼 출신 선비들에게 벼슬길을 열어준 성군, 정조 대왕. 나라를 다스리는 길은 결국 사람을 어떻게 쓰느냐에 달려 있는 것 같아요. 

정조같은 성군을 못 만나면 어떡하느냐, 이덕무처럼 평생 책만 읽다 가도 좋아요. 벼슬에 연연하지 않고 수양을 목표로 사는 거지요.

 

 

 

수원 화성, 좋네요. 역사책에서 만났던 갖가지 이야기가 성벽을 따라 파노라마처럼 펼쳐집니다. 낯설고 말 설은 머나먼 타국 땅까지 갈 것 없이 내가 사는 나라에서도 여행을 즐기며 살아야겠어요.

 

 

성곽 주변으로 조성된 공원에서 잔디에 누워 책읽다 낮잠자기 딱 좋아요.

 

 

 

TV 정보 프로그램에서 소개된 수원 화성 풍선여행. 하늘에서 내려다 보면 화성의 전체 윤곽을 쉽게 볼 수 있겠군요. 저는 안 타고, 그냥 패스. 자전거 여행을 할 때는, 굳이 돈 내고 다른 거 타지 않아요. 자전거 여행 자체가 최고의 볼거리인데, 뭘. ^^ (짠돌이 정신, 죽지 않아!)

 

 

지동시장에서 점심으로 순대를 사먹었어요. 이제 집으로 돌아갈 시간입니다.

 


 

지난 겨울, 라디오 PD 후배에게 접이식 자전거 한 대를 얻었어요. 이제 평일에 한산할 때 전철에 싣고 지방 여행도 다닐 수 있어요.

 

당일치기 자전거 여행의 매력은요, 숙박비가 안 들고요. 교통비도 적게 들어요. 직접 페달을 저어 돌아보니 가뿐한 운동도 되고.

 

탄자니아에 다시 갈 일은 없어도, 수원 화성은 자꾸 오고 싶어질 것 같네요~

 

하루 여행 경비는 1만원도 들지 않아요. 서울에서 어디 가서 밥만 먹어도 1만원인데 말이지요.

이제 정년 퇴직, 10년 남았어요. 부지런히, 퇴직 후 놀 거리, 볼 거리를 찾아두려고요. 노후에 심심할 때면 옛날에 쓴 블로그를 뒤져, '그래, 오늘은 또 어딜 가보나?' 하려고요. 즉 오늘의 여행 일지는 미래의 나를 위한 가이드북이에요. 무엇보다 나이 들어 블로그를 다시 보면 후회가 적을 것 같아요.

그래, 하루 하루 알차게 잘 살았네! 하고 말이지요.

오늘 이 순간을 즐기며 살고 싶습니다. 

 

 

Posted by 김민식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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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섭섭이 2017.05.16 07:3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이번엔 자전거 여행를 가셨었네요. 수원은 업체 미팅 갈때나 가다보니 화성이 있다는걸 잊었네요. 주위에 둘러보면 놀거리 볼거리가 많은데 말이죠. 자전기여행기 재미있게 봤습니다.

    여행에 대해 얘기를 듣나보니 최근에 다녀온 창덕궁 안에있는 '후원' 을 추천하고 싶네요. 서울시내에 이렇게 조용하고 멋진 공간이 있었다는게 놀라웠는데요. 경복궁이나 덕수궁은 가끔 가는데, 여기는 갈 생각을 못했는데 예전 PD님의 종묘여행코스 글을 보고 (http://free2world.tistory.com/993) 서울 고궁여행을 해볼까 하다보니 여기를 관심갖게 되었네요. 아무때나 개방하는곳은 아니고 시간이나 인원은 정해져 있어서 미리 예약을 하긴해야 하는데, 시간되시면 한번쯤 다녀오시라고 소개합니다. 바람소리 들으면서 산책하는데, 너무 좋았던 기억이.., 강추하는 곳입니다. 단, 비용은 좀 듭니다. ^^

    <후원 안내 및 예약 사이트>
    http://www.cdg.go.kr:9901/cms_for_cdg/show.jsp?show_no=43&check_no=9&c_relation=13&c_relation2=75

  2. 남쪽바다 2017.05.16 12:5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인생을 즐기기위해 준비하고 실행하시는 모습을 저도 배워야 겠습니다.
    좋은 자전거 여행지 소개 감사합니다~

  3. 혜링링 2017.05.16 14:0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자전거 안 탄지 엄청 오래된 것 같은데 이 글을 보니 바로 집 가서 자전거 끌고 나오고 싶은 생각이드네요!! 중랑천 자전거도로를 따라서 서울숲까지 가본 적은 있는데 이렇게 지하철에 싣고 자전거여행을 하는 것도 무지무지 재밌어보이네요!! 단 접이식 자전거가 필요하겠네요ㅎㅎ 저도 이번 주말엔 자전거 타고 아름다운 바깥 풍경 구경하러 가야겠습니다~ㅎㅎ

  4. 글링이 2017.05.31 21:4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당일치기 여행하신 곳이 저의 친가 아주 근처네요. ^^ 수원에 오래 살았지만 못 가본 곳도 많고요.
    부끄럽네요 ㅎㅎㅎ 저도 자전거 아니 그냥 걸어서 라도 제대로 순례한번 해야겠어요
    구경 잘 했습니다. ^^

  5. 초롱이♥ 2018.04.22 20:5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학교에서 조사해오라는 숙제가 있었는데 많은도움이 되었습니다~^^ 좋은 소식감사합니다

주말엔 무엇을 하시나요? 날이 갑자기 추워지면 따듯한 집안 구석에 틀어박혀 책을 읽는 것도 좋지요. 제가 꿈꾸는 노후는 책과 함께 사는 겁니다. 노후에 독서를 즐기려면 지금부터 자꾸자꾸 읽어버릇 해야지요. 그런데 책을 읽다보면 자꾸 모험심이 커집니다.

 

2016-216 뜻밖의 스파이 폴리팩스 부인 (도로시 길먼 / 송섬별 / 북로드)

엉뚱한 할머니가 스파이로 나오는 탐정 시리즈입니다. 아이들 다 키우고 가끔 손주를 보고 소일하던 할머니가 '어린 시절 내 꿈이 무엇이었지?'하고 생각하다, '아, 맞다. 나 스파이 하고 싶었는데...' 하는 생각에 문득 CIA를 찾아갑니다. "제가요, 살만큼 살아서 크게 욕심도 없고, 너무 심심하기도 해서 그래요. 좀 위험해도 괜찮으니 임무 하나 주실래요?" 

귀엽고 엉뚱한 할머니 탐정 이야기. 책을 읽고 느낀 점. '그래, 노후엔 좀 위험한 꿈에 도전해봐도 좋겠어!'



2016-217 자전거로 세상을 건너는 법 (이민영 / 이랑)


'메콩강 따라 2850킬로미터 여자 혼자 떠난 자전거 여행'

 

크아아! 폴리팩스 할머니는 소설 주인공인데, 실제로 이렇게 멋지게 사는 분이 있군요. 30대 여자 혼자 어느날 갑자기 자전거 한 대 끌고 태국 치앙마이로 갑니다. 메콩강을 따라 라오스, 베트남, 캄보디아를 거쳐 바다까지 가는군요. 우워어어어! 멋지다!

제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여행지가 태국과 라오스입니다. 치앙마이 트레킹도 좋았고, 라오스 배낭여행도 좋았는데, 그 두 곳을 자전거로 연결할 수 있다는 생각은 못해봤어요. 언젠가 퇴직하면 자전거로 세계일주하는 게 꿈이어요. 아이들 고등학교 졸업하면 마님께 퇴직금을 헌납하고, 저는 제 연금 받아서 자전거 세계일주를 떠날겁니다. 책의 마지막에 나오는 예산을 보니 1개월에 600달러면 충분하다고 하는대요. 물론 2010년에 나온 책이고 인도차이나 반도의 관광 물가가 해마다 가파르게 오르고 있지만, 텐트 치고 밥 해먹고 다니면 충분히 가능할 듯 합니다!

책 중간에 어떤 유럽 여행자를 만난 이야기가 나옵니다. 40대 남자인데, 여행 다니는 재미에 푹 빠져 결혼도 포기했다고. 가정을 꾸리고 아이를 키우면 여행의 자유를 잃어버릴까봐 안 한다고... 포기하지 말아요. 100세 시대예요. 결혼하고 애 키우고 일 다 하고 나서, 나이 60에 여행자의 삶을 리부트할 수 있어요. 슈퍼맨도 돌아오고 배트맨도 돌아오는데 20대의 방랑 청년이 돌아오지 말라는 법은 없지요. 20대 배낭족이여, 나이 60에 리부트! ^^  

 

2016-218 오늘부터 여행작가 (채지형 박동식 유정열 / 상상출판)

 

분명 퇴직하고 세계일주 떠난다고 하면 마님이 펄쩍 뛰실 거예요. 그래서, 준비해봤습니다. '오늘부터 여행작가' 퇴직후 인생 2막은 여행작가로 사는 거지요. 책 표지의 카피가 죽이지 않나요?

'여행하고 글쓰고 돈도 버는 - 오늘부터 여행작가'

일하려고 여행간다는 데 뭐라 그러겠어요. ㅋㅋㅋㅋㅋ

 

(옆에 있는 책은 며칠 전 도착한 '아름다운 자전거길 50'~ 보기만 해도 심장이 쿵닥쿵닥 뜁니다.

아, 세상에는 왜 이리 재미난 것들이 많을까요!)

 

여행작가가 될 수 있는 다양한 경로가 소개됩니다. 책 기획안 작성요령에서 출판사와 계약하기, 독립출판 준비하기 등의 내용이 나옵니다. 요즘 늘어나는 여행작가학교도 소개하고요. 책 출판으로 돈 벌기 쉽지 않습니다. 자칫 출판사에 손해를 끼칠 수도 있고요. 작가 학교도 학비가 꽤 세지요. 남의 돈을 잃거나, 내 돈이 나갑니다. 제가 좋아하는 방식은 블로그를 통한 작가 입문입니다.

'블로그를 통해 여행작가가 되는 길은 누구나 당장 시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고 싶은 이야기와 콘텐츠만 있다면 지금 컴퓨터를 켜고 사진을 올려 글을 쓰는 것으로 첫 걸음을 뗄 수 있다. 다음으로 필요한 것은 꾸준함이다. 일정 기간 동안에는 쉼 없이 글과 사진을 포스팅해야 한다. 절대적인 양과 함께 자신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콘텐츠를 돋보일 수 있게 만드는 창의력도 필요하다. 아무리 꾸준히 올린다고 하더라도 독특함이 없으면 출판 기획자의 눈에 들기 어렵다. 다른 곳에서 본 듯한 이야기라면 누구도 흥미를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위의 책 42쪽)

어렸을 때 책에서 '눈 뜨고 꿈꾸는 사람'이라는 글을 읽었어요. 눈을 감고 하는 허황된 공상은 이루기 힘들어요. 무언가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눈 부릅뜨고 지금 이 순간 할 수 있는 일을 먼저 시작합니다. 여행 작가가 꿈이라면, 먼저 관련책부터 읽습니다.

좋은 여행작가가 되려는 사람은 먼저 닮고 싶은 작가나 좋아하는 책을 폼고 있는 것이 중요하답니다. 책 끝에 341쪽에는 추천도서 목록이 있는데요. 그 중에서 저는

'나를 부르는 숲 / 빌 브라이슨', '자전거 여행 / 김훈', '세노 갓파의 스케치 여행 / 세노 갓파' 를 좋아합니다. 

언젠가 퇴직하면 자전거 세계일주를 떠날 겁니다. 우선 당장은, 짬날 때마다 자전거 전국일주를 하고 싶어요. 여행은 지금 여기서 시작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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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섭섭이 2016.10.29 23:4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좋은 여행작가가 되려는 사람은 먼저 닮고 싶은 작가나 좋아하는 책을 폼고 있는 것이 중요하답니다. "

    저도 여행을 좋아해서 은퇴후 여행작가가 되려고 하는 꿈을 꾸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여행작가를 직접만나서 이것저것 물어보기도 했었죠.. 아직 작가가 되기위해 준비하는건 없지만... PD님이 자전거 세계여행을 위해 자전거 전국일주 하듯이 저도 제 꿈을 위해 지금 당장 할 수 있는것들을 찾아서 해보려고합니다..

    이제 '눈 뜨고 꿈꾸는 사람' 이 되보려고 합니다.

  2. 첨밀밀88 2016.11.03 08:4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한달에 600달러면 여행만 다닐수도 있는 거였군요...생각보다는 싼데요...ㅋㅋ

    혹시 여행만 하면서 살고싶어지게 될지도 모르니 여기 책들은 제목을 따로 키핑해 놔야 되겠네요..

    며칠동안 뭐가 그리 바쁜지 글을 하나도 못읽었네요...이런 저런 작은 일들이 계속 있다보니 리듬이 깨졌네요...ㅋㅋ

 2016-210 내생애 한번은 자전거 전국일주 (김효찬 / 프라하)

 

인생이라는 긴 시간을 두고, 그 중 단 하나의 사건을 가지고, 그 전과 후로 나누기란 쉽지 않지요. 하지만 제 인생을 흔들어놓은 첫번째 사건을 찾는다면, 그건 분명 스무 살 때 한 자전거 전국일주입니다. 중고교 시절 저는 권위적인 아버지 밑에서 항상 주눅들어 살았는데, 대학교 입학하고 1학년 여름방학 때 자전거 전국일주를 떠났어요. 내 생애 처음으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직접 실행에 옮긴 사례였어요. 저는 여행이란 삶의 주도권을 장악하는 혁명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매일 똑같은 일상으로부터 변혁을 꿈꾸는 기적과도 같은 변화. 자전거 전국일주에 대한 아련한 추억이 있기에, 지금도 가끔 다른 이들의 자전거 전국일주 이야기를 책이나 블로그로 만납니다.

책의 저자인 김효찬 씨는 직장 생활을 하다 퇴직하고 이직하기 전 잠깐의 여유 시간을 이용해 친한 후배와 함께 둘이서 자전거 전국일주를 떠났어요. 전국 어디를 가든 커다란 배낭을 자전거에 메고 다니는 그의 모습은 시선과 관심을 끕니다. 캠핑을 하느라 텐트와 침낭까지 자전거에 싣고 다녔으니 더더욱 눈에 띄었겠지요. 만나는 사람마다 물어봅니다. 뭐하시는 거예요. 자전거 전국일주요. 와 부럽다! '자전거 전국일주'는 어쩌면 많은 사람들의 로망일지 모르겠네요.

 

저는 한동안 자전거 여행을 쉬고 있었어요. 몇 년 전 자전거를 타고 안면도까지 갔다 온 적이 있는데, 그때 국도변에서 트럭 때문에 위험한 순간이 몇번 있었거든요. 국도를 달리면 화물차와 차선을 놓고 경쟁하게 됩니다. 가끔 트럭이 뒤에서 달려와 빵빵거리면서 비키라고 할 때가 많아요. 그런데 갓길로 내려서면 요철이 많아 자전거의 경우 넘어지기 쉬워요. 갓길로 밀리지 않으려고 버티면 밀어붙이는 트럭도 있지요. 너무 위험한 것 같아서 한동안 자전거 여행을 포기했습니다.

 

김효찬씨가 자전거 여행 중 만난 트럭 운전사가 있는데요, 그 분이 이런 얘기를 합니다.

 

"하루에 보통 18시간 운전하는데 이제 체력도 안 되고..."

"에엥? 18시간이요? 그럼 잠은요?"

"식사 시간 빼고, 잠깐 쉬는 시간 빼면 평균 4시간 정도 자요. 나뿐만 아니라 대부분 화물차 운전자들이 그래요." (중략)

"조금 덜 벌더라도 운행 시간을 줄일 수는 없어요?"

"기름값만 한 달에 몇 백만 원 나가요. 이렇게 안 하면 기름값도 못 버는 걸요."

(위의 책 181쪽)

 

화물차 기사분들이 이렇게 열악한 노동 조건에서 일하는 줄은 미처 몰랐어요. 힘들게 일하는 트럭 운전사 분의 입장에서는 한가하게 자전거 타고 놀러다니는 사람이 곱게 보이지 않겠네요. '나는 일하는데, 너는 놀러 다니냐?' 사정을 알고 나니 화물차 기사님의 입장도 이해가 가네요.

 

이 책이 나온건 2012년인데요. 지금은 자전거로 전국일주 하기에 여건이 참 좋습니다. 더이상 트럭과 차선을 놓고 경쟁할 필요가 없어요. (자전거가 트럭과 싸우면 무조건 자전거의 필패입니다... ㅠㅠ 목숨은 소중하니까요.) 전국에 자전거 전용도로가 깔렸거든요.

몇년 전 개통한 4대강 자전거길을 타면 서울에서 부산 낙동강 하구까지 한번에 갑니다. 2015년 5월에는 동해안 자전거길 강원도 구간이 개통했습니다. 또 2015년 11월 7일, 제주도를 한 바퀴 도는 234킬로미터의 환상 자전거길까지 개통되었지요. 트럭과 차선을 놓고 경쟁하지 않고도, 전국에 깔린 자전거 전용도로를 이용해 일주할 수 있는 길이 생겼어요.

 

'내생애 한번은 자전거 전국일주'!

저는 한번 해서 좋았던 일은 두번 세번 계속 해봐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저의 올 해 테마는 '20대여, 다시 한번!'입니다. 스물 두 살 때, 1년에 책 200권을 읽어 울산 남부 도서관에서 다독상을 받은 적이 있어요. 그 시절, 도서관에서 책을 읽는 게 가장 행복했어요. 그래서 올해도 틈만 나면 도서관에 틀어박혀 책만 읽으며 살고 있습니다. 그 시절의 독서 기록을 넘어서는 게 올해 목표입니다. (지금 분위기로는 초과 달성... ^^) 스무살에 했던 자전거 전국일주도 한번 더 해보고 싶어요. (나이를 생각하라는 사람도 있지만, 100세 인생에서 마흔 아홉은 한창 나이 아닌가요?^^)

작년에 춘천 자전거 여행 가다가 만난 할아버지 라이더가 제게 많은 영향을 준 건 같아요. 제게 영감을 주신 영감님, 토마스 벨칙.

 

2015/09/01 - [짠돌이 여행예찬] - 할아버지 라이더의 여행 예찬

 

어떤 일을 계획할 때, 항상 관련 책자부터 읽습니다. 그래야 동기부여도 되고, 정보도 얻을 수 있으니까요. 2012년에 나온 이 책에는 최근 개통한 자전거 길이 실려있지 않네요. 아쉬운데, 그 부분은 내가 직접 해보고 채워보자는 욕심이 듭니다. 블로그에 자전거 전국일주를 연재해야겠구나~

 

올 가을, 짠돌이 자전거 전국일주가 시작됩니다!

달려, 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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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10.07 06:0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여행이란 삶의 주도권을 장악하는 혁명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매일 똑같은 일상으로부터 변혁을 꿈꾸는 기적과도 같은 변화. / 지금,여행을 준비하는 저에게 정말 힘이 되는 아름다운 말,감사합니다^-^

  2. 저녁노을함께 2016.10.07 07:2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항상 배움을 주시네요. 20대후반에 친구들과 구파발에서 자전거빌려 타고 국토 달리다 아찔했던 경험이 제게도 있는데....이글이 추억에 젖게하네요.
    PD님의 전국일주! 응원하겠습니다.

  3. 첨밀밀88 2016.10.07 07:5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1년정도 쳐박아뒀던 자전거를 꺼낼까 말까 하는 고민이 생기는데요. ㅋㅋ

  4. 게리 2016.10.07 10:2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자전거 전국일주 응원합니다!!!!!

  5. 섭섭이 2016.10.07 21:1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저도 PD님의 자전거 전국일주 응원합니다. x 100
    그리고, 안전이 최우선이니 조심히 다니시고요. ^^

  6. 동우 2016.10.08 00:5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가까이 오시게되면 연락주세요!
    응원가겠습니다!

    • 야무 2016.10.08 22:16  댓글주소  수정/삭제

      찬바람 부니까 지난 번에 동우님 겨울만 기다리신다고 하셨던 말씀이 생각나네요.
      곧 옵니다! 기다리시는 날도, 시즌만큼 행복하시길^^

  7. 야무 2016.10.08 22:1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얼마 전 벼르다 벼르다 자전거 한대 마련했습니다. 지금 마침 자전거 타고 우리 동네도서관 다녀오는 길이예요. ㅎㅎ 좀 더 실력을 쌓아서 2년 내엔 전국일주해 봐야겠어요^^...그 전에 PD님 포스팅이 제게 좋은 예습 자료가 될 것 같네요. 응원합니다. 화이팅~

몇 년 전 아내가 싱가포르에서 파견근무 하느라 아이들과 2년 정도 산 적이 있습니다. 가끔 가족을 만나러 갔는데, 마님이 저보고 여기 와서 살 생각 없냐고 물어보더군요. 절대 없다고 딱 잘라 말했습니다. 너무 더워서요. 걷기 여행과 자전거 타기, 등산이 취미인데 사시사철 더운 싱가포르에서는 못 살겠더라고요.

 

지난여름, 무더웠지만 더위가 한 풀 꺾이니 바로 선선해지네요. 사계절의 변화가 있다는 건 정말 고마운 일이지요. 지난 주말, 당일치기 강화도 자전거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예전에 아라뱃길 자전거길로 서해 바다를 보러 간 적이 있었지요.

2016/06/08 - [짠돌이 여행예찬/짠돌이 국내여행] - 서울 근교 자전거 여행 베스트 3

 

그때 아쉬웠어요. 기껏 바다를 보겠다고 자전거를 달려 왔는데 텅 빈 아라뱃길 항구만 보고 왔거든요. 제대로 된 바닷가 자전거 길을 달려보고 싶어 토요일 아침 6시에 집을 나섰습니다. 공항철도 자전거 휴대 탑승은 주말에만 가능합니다. 청라역에 내리니 오전 710. 여기서 2킬로만 가면 아라뱃길입니다. 바다와 만나는 아라뱃길 종점에서 다리를 넘어 북단으로 가면 강화 방면 표지판이 보입니다.

 

주중에 네이버 지도로 자전거 경로를 검색해봤어요. 청라 국제도시역에서 초지대교까지 바다를 왼 편에 끼고 달리는 경로가 뜨더군요.

 

20킬로미터, 1시간 20분 거리. 전철역에 내려서 강화도까지 이 정도면 해 볼 만하겠군! 하고 야심차게 길을 나섰는데, 자전거 도로의 상태가 별로 좋지 않았어요.

 

그래도 왼 편에 보이는 바다를 낙으로 삼아 거친 도로를 달렸는데, 그 부실한 자전거 도로도 조금 지나니 없어져버리고 왕복 2차선 도로와 합쳐져 버립니다. 물류항 근처라 그런지 화물차랑 콘테이너가 많아 차도에서 자전거를 달리기가 겁이 납니다. 갓길도 없고 보도도 없는 상태로 한참 달렸어요. 간이 조마조마...

초지대교에 도착하니 8시 반. 자전거로 바다위를 건넌다는 기분에 셀카도 한번 찍고

 

 

함허동천 방향으로 길을 잡고 동막 해수욕장으로 향합니다. 자전거를 타고 해수욕장에 간다는 게 왠지 기분이 설렙니다.

 

 

해변, 모래사장, 태양! , 다 좋은데 앞이 뻘밭이군요. , 갯벌이라 해수욕은 힘들고요. 그냥 바다 온 기분만 냅니다.

강화도 자전거 여행을 검색했더니 후포항에서 외포리가는 구간이 자전거 타기 좋다고해서 후포항으로 향했습니다. 강화도 내 자전거 도로의 상태가 그리 좋지는 않아요. 중간 중간 끊기기도 하고, 수풀이 무성하게 자라나 나무 가시에 정강이를 긁히기도 합니다.

 

그래도, , 바다! 좋네요. 강화도 자전거 여행 중 최고의 코스는 후포항에서 외포리 가는 10킬로 정도인데요, 자전거 도로가 잘 나있고 바다 경관도 참 멋있어요. 원래 바다가 망망대해보다는 건너편에 뭔가 있어야 보는 맛이 있는데 맞은편에 석모도가 있어 바다 풍경을 살려줍니다.

오늘의 목적지인 외포리 선착장에 도착하니 오전 1120. 살짝 고민을 합니다. 배를 타고 석모도로 들어갈까? 3시간이면 자전거로 석모도 일주를 할 수 있다는데... , 다음 기회로 넘깁니다. 저는 포기가 빨라요. 이유는 두 가지.

하나, 자전거 여행을 할 때, 물리적 거리와 라이딩 시간을 올 때 갈 때 똑같이 배분하면 오는 길에 고생합니다. 힘이 빠진 상태에서 집으로 돌아오면 엉덩이가 배기고 다리가 풀려서 자전거 버리고 싶어집니다. 항상 체력이 충분히 남아있는 상태에서 반환점을 찍습니다. 목적지까지 가는데 3시간이 걸렸다면 올 때는 4시간 이상을 잡아야합니다. 속도도 떨어지고 중간에 더 자주 쉬게 되거든요. 특히 2차선 차도를 달리는 경우, 다리에 힘이 풀리거나 집중력이 떨어지면 사고로 이어질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합니다.

, 여행을 가서 한 번에 싹 다 보려고 욕심을 부리지는 않습니다. 그러면 다시 돌아올 이유가 없어집니다. 다음을 위해 하나 정도는 남겨둬야지요. 지난번에 아라뱃길 자전거 여행을 왔다가, ‘? 20킬로만 더 가면 강화도인데, 가볼까?’ 했지만 참았어요. 미련이 남아야 또 오거든요. 이번엔 강화도를 잘 봤으니 석모도는 다음에 가면 되지요.

 

라고 구구절절 써보지만... 실은 체력이 약해져서 마음이 여려진 탓이지요. 예전에는 죽을 각오로 놀았는데, 나도 그새 늙었나봐요, 쿨럭.

 

강화도 자전거 여행, 초보 라이더에겐 권하고 싶지 않아요. 남한강이나 북한강 자전거 길이 안전도나 풍광이 더 좋아요. 특히 주말에는 차가 많아 차도 라이딩이 위험합니다. 만약 굳이 가신다면, 차에 자전거를 싣고 외포리까지 간 다음 선착장 인근에 주차하고 석모도로 가거나 후포항까지 왕복 라이딩을 즐기셔도 좋습니다.

코스 총정리

청라역 - 초지대교 (18킬로) - 동막해변 (15킬로) - 후포항 (15킬로) - 외포리 (10킬로)

오전 6시에 나가서 하루 왕복 120킬로 정도 달리고 집에 도착하니 오후 6시 살짝 넘었어요. 좋네요, 가을 자전거 강화도 여행.

 

어느덧 선선한 가을입니다. 한국의 아름다운 가을 날씨, 자전거로 즐겨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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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민식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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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첨밀밀88 2016.08.30 07:4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자전거 여행을 할 때, 물리적 거리와 라이딩 시간을 올 때 갈 때 똑같이 배분하면 오는 길에 고생합니다. 힘이 빠진 상태에서 집으로 돌아오면 엉덩이가 배기고 다리가 풀려서 자전거 버리고 싶어집니다. 항상 체력이 충분히 남아있는 상태에서 반환점을 찍습니다.

    이건 정말 삶의 지혜이군요.

    저는

    탈대로 다 타시오 타다 말진 부디마소
    타고 다시 타서 재될법은 하거니와
    타다가 남은 동강은 쓰을 곳이 없느니다

    이런 가곡 "사랑"을 부르며 죽어라 하고
    자전거 버리는데 ㅋㅋㅋ

    진득하게 하려면 너무 서두르지 않고
    기운도 좀 남기고
    아쉬움도 좀 남기는게 방법이군요^^

  2. Grace 2016.08.30 09:0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자전거의 계절이 돌아왔네요^^ 피디님처럼 이번 주는 꼭 라이딩을 가봐야겠습니다~

  3. 2016.08.30 16:1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