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파리'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17.03.13 짝짓기엔 정보가 중요하다 (4)
  2. 2017.03.10 세렝게티 사자에겐 냉장고가 없다 (8)
  3. 2017.03.06 타랑기르 국립 공원 사파리 (13)

탄자니아 7일차 여행기 

사파리 마지막 날입니다. 세렝게티 초원, 하면 가장 유명한 이미지 중 하나가 지평선 위로 해가 뜨고 지는 모습입니다. 함께 여행하는 아가씨들이 며칠째 가이드에게 석양을 보자고 졸랐는데요. 사실 세렝게티에서 해가 진 후에 남아 있는 건 상당히 위험한 일입니다. 일단 여기는 가로등이 없고요, 초원을 달리던 차가 구덩이에 바퀴가 빠지기라도 하면...

 

마사이 족 목동이 모는 소떼.

 

 

마사이 족의 집입니다.    

응고롱고로의 일출을 보고 마사이 족 마을로 향했습니다.

 

마을 입구에서 마사이 전사들이 환영의 춤을 추며 나옵니다.

옛날에 이러고 나왔으면 좀 무서웠을 듯.... ^^

펄쩍 펄쩍 공중으로 뛰어오르는 마사이 춤을 보여주고

따라 해보라고 하지요.

제자리에서 높이 뛰는 게 은근히 쉽지는 않네요. 

세렝게티 사파리 마지막 날 일정은 마사이 족 마을 방문입니다. (1인당 10불을 냅니다.) 손님이 오면, 마사이 족 남녀가 모여 춤추고 노래를 합니다. 일종의 민속 공연이지요. 제자리에서 펄쩍 펄쩍 뛰어오르는 마사이 족 전사의 춤을 보여줍니다. 실제로 보면 상당히 높이 뜁니다. 남자들이 펄쩍펄쩍 뛰는 동안, 여자들은 손을 잡고 둘러서서 노래를 부릅니다. 아하! 이게 나름의 짝짓기를 위한 정보 제공 시간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짝짓기에는 정보가 중요합니다. 마사이족 남녀가 연애를 할 때 가장 중요한 정보는 무엇일까요? 남자가 사냥을 나가서 얼마나 잘 달리느냐 아닐까요? 사슴을 잡으러 뛸 때나, 사자를 피해 달아날 때나, 달리기가 세렝게티에서는 생존의 척도입니다. 그런 달리기 실력을 보자고 초원에서 달리기를 시키거나 사자 콧등 치고 돌아오기 내기를 할 수는 없어요. 짝짓기 욕심에 너무 멀리 갔다가 영영 못 오는 총각도 있을 테니까. 만약 사냥감을 가장 많이 잡아오는 사람이 짝짓기에 우세한 위치를 점한다고 하면, 사냥이 경쟁으로 바뀌고 협업이 힘들어져 사냥의 효율이 떨어집니다. 사냥감을 모는 사람과는 사람의 분업과 협업이 중요하지요. 

달리기 시합도 안 되고 사냥 실력으로 겨뤄도 안 되니 결국 게임으로 승부를 냅니다. 춤을 직접 춰보니 알겠더군요. 높이 뛰기도 쉽지 않고, 저 춤을 오래 추는 것도 쉽지 않아요. 결국 남자의 순발력, 근력, 스태미너를 알아보는 최고의 방법이지요. 이 춤을 오래 잘 추는 남자랑 짝을 지어야 일단 사냥도 잘 하, 건강한 아이를 낳을 수 있지요.

남자의 입장에서는 중요한 정보는 무엇일까요? 여성의 호감도입니다. 자신에게 호감을 보이는 여성을 찾아야하는데, 일상생활 중에는 여자랑 눈 마주치기도 쉽지 않지요. 여자들이 손을 잡고 무리를 지어 빙 둘러 싸고 있고 그 한가운데 서서 춤을 추고 있다면 자연스레 여자와 눈을 잘 마주칠 수 있습니다나를 보고 잘 웃어주는 여자를 기억해둬야 합니다. 그래야 짝짓기 가능성이 높아지니까요.

 

마사이족의 남자의 춤과 여자의 노래는 평화롭고 즐거운 방식으로 짝짓기에 필요한 정보를 수집하는 시간입니다.

 

마사이족의 움막 집입니다. 

내부를 보여주고 영어로 설명도 해줍니다.

어디나 아이들은 귀엽지요.

3박 4일 동안 함께 사파리 여행을 즐긴 일행들과 사진을 찍었어요. 며칠 동안 많이 친해졌는데, 벌써 이별이네요. 또 만날 일이 있겠지요?

이제 저는 아루샤로 가서 며칠 쉬었다가 이번 여행의 또 다른 하이라이트, 잔지바르로 날아갑니다. 다음 여행기로 만나요~

 

7일차 경비

사파리 150불

마사이족 마을 10불

과일 2

저녁 2불  

Posted by 김민식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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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섭섭이 2017.03.13 10:4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잠보

    마사이족의 춤과 노래를 짝짓기에 비유해주시니 내용이 새롭게 보이네요. ^^ 그리고, 마사이족이 관광객들과 같이 어울리는게 신기하기도 하면서, 왜 사냥은 안하지 궁금했는데요. 내용을 좀 찾아보니 야생동물을 사냥해왔던 땅들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되면서, 사냥을 더는 할 수 없게 되자 관광객들에게 마을을 개방해 입장료 수입으로 생계를 꾸려나간다고 하네요. 뭔가 아이러니한 상황 같네요

    3박 4일간의 사파리 여행기 재미있게 잘 봤습니다. ^^
    다음 여행지는 어디가 될지 내일 여행기도 기대됩니다.

  2. 현이 2017.03.13 20:0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PD님! 독일에서 공부중이라던 유학생입니다. 가아끔 지칠때마다 PD님 생각하며 기운을 내곤 해요 :) 사진 속 피디님 표정을 보니 다시 씨익 웃게 되네요. 알려주신 팟캐스트도 참 많이 도움이 됩니다. 보물같은 PD님♥︎ 모쪼록 몸조심히 여행하고 오세요!

  3. 첨밀밀88 2017.03.15 08:0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작가님도 높이 뛰어오르시는군요 ㅋㅋㅋ
    아프리카에 태어나셨어도 장가를 가실 수 있으셨을듯...ㅋㅋㅋ

탄자니아 6일차 여행기 (사파리 3일차 : 세렝게티 사파리)

첫날 저녁에 가이드가 일행을 모아놓고 일정을 설명했어요. '3일차 일정에는 2가지 옵션이 있다. 여행사 안내서에 나온 대로 둘째날 밤에 세렝게티에서 캠핑을 하고 3일차에 세렝게티 중심부를 보거나, 2일차 3일차 캠핑을 모두 응고로응고로 산기슭 한 장소에서 하고 세렝게티 남부만 보는 방법. 원안대로 가면 이동거리가 많고, 후자를 선택하면 중심부는 못보지만 세렝게티 남부에 집중할 수 있다. 나는 후자를 권한다. 왜? 동물들의 이동(Migration)이 지금은 남부에서 이루어지고 있으니까.'

힐러리의 조언대로 3일차에는 세렝게티의 남부로 향했습니다.

세렝게티란 마사이족 말로 평원이랍니다. 사방팔방 지평선만 보이는 대평원.

세렝게티에 초식동물은 정말 많아요. 사슴, 물소, 얼룩말 등.

초식 동물들은 이렇게 무리를 짓고, 줄을 지어 이동하는데, 정작 사자나 표범같은 육식 동물은 찾기가 어렵습니다. 먹이사슬 피라미드의 바닥의 초식 동물은 개체수가 많고 피라미드 위로 갈수록 그 수는 점점 줄어듭니다. 그래야 생태계가 유지되지요. 포식자가 너무 많으면 결국 다 같이 멸종하거든요. 생태계의 평형을 이루기 위해 모든 생명의 개체수가 조절된다는 이야기는 '세렝게티 법칙'이라는 책으로도 나와있습니다.  

저 멀리 지프차가 서 있는 게 보이면 무조건 달려갑니다. 그곳 어딘가 사냥꾼(predator)이 있다는 뜻이거든요. 

치타입니다. 실제로 보면 정말 우아하고 멋져요. 군살없이 쫙 빠진 몸매, 날렵한 유선형의 얼굴까지, 지상 최고 속도를 자랑하는 달리기 선수답습니다.

  

고양이과 짐승답게 상당히 쿨합니다. 근처에 가도 별로 신경쓰지 않아요. 이렇게 기품 있는 분이라면, 집사가 되어 모시고 살아도 좋겠지만... 이미 집에서 모시고 사는 아름답고 사나운 마님이 있는 관계로 패스... ^^

 

누워서 졸며 하품만 쩍쩍 합니다. '동물의 왕국' 다큐를 보면, 치타가 사냥하는 모습을 내내 틀어주니까, 치타는 종일 달리기만 하는 줄 알았거든요? 아니에요. 세렝게티 치타들의 일과는 하루 종일 늘어져 자기입니다.

부지런하기는 하이에나가 부지런하더군요. 끊임없이 다닙니다. 다른 사냥꾼이 남긴 먹이를 주워먹어야하니까요.

하이에나는 들개처럼 생겨서 가까이서 보면 친근하게 느껴집니다. 대니가 그랬어요.

"Disney didn't do them justice."

'디즈니가 너무 했네...' 라이온 킹이나 만화영화를 보면 항상 야비하고 비열한 악당으로 나오잖아요. 그런데 실제로 보니 동네 형 같아요. 조금 모자라는 순박한 형... ^^

이렇게 짚차들이 모여있다는 건...

표범 가족이 있거나

  

늘어져 자는 사자 가족이 있다는 거죠.

그 넓은 세렝게티를 종일 헤매고 다녀도, 만나는 사자들마다 다 꼬박꼬박 졸거나 늘어져 자기만 합니다.

하루 종일 늘어져 자는 사자들만 찍다보면, '내가 여기까지 사자 부X 쳐다보려고 왔나...' 싶습니다. (위 사진의 맨 오른쪽 녀석...)

사자들이 이렇게 하루 종일 쉬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세렝게티 사자에겐 냉장고가 없기 때문입니다.

한번 사냥하면 2,3일은 배부르기에 그냥 자면서 쉰다는 거죠. 괜히 많이 잡아봤자 고기만 상하지요. 냉장고가 있다면 배가 불러도 사냥을 나갈 겁니다. "여보, 냉장고가 비었어요!" "알았어..." 야생에서는 그날 하루 잡아 하루 먹고 삽니다. 영화 '아저씨'의 원빈인거죠. '난 오늘 하루만 산다.' 

인간의 삶이 피곤한 이유는, 잉여가치를 돈의 형태로 축적할 수 있기 때문 아닐까요? 10대 대기업이 사내유보금을 550조원을 쌓아놓고도 노동자들의 임금 인상 요구에는 인상을 씁니다. 상속세 안 내려고 꼼수쓰다가 탈 나는 사람도 있고요. 사자들에게서 가진 자의 여유를 좀 배웠으면 좋겠어요.

사자는 아무리 배가 고파도 풀을 뜯지는 않아요. 사슴이 풀을 먹는 걸 보고, '맛있나 보네? 나도 먹어볼까?'하고 풀을 먹는다면, 그거야 말로 사자 풀 뜯는 소리인거죠. 우리 나라 재벌은 너무 부지런해요. 안 하는 사업이 없어요. 동네 골목마다 커피 체인점을 내고 빵집을 내어 동네 작은 가게들의 상권을 침해하지요. 그냥 먹을 만큼 먹고 배가 부르면 좀 쉬었으면 좋겠어요. 사자가 너무 부지런떨면 세렝게티는 망할 겁니다. 냉장고가 없는 사자가 휴식을 취하듯, 재벌들도 과도한 보유금은 상속세나 세금의 형태로 사회환원도 하고 여유롭게 쉬었으면 좋겠어요.  


사파리 여행 중 용변은 부시 토일렛 Bush Toilet이라 해서 우거진 수풀 뒤에서 해결하는데요. 문제는 우거진 수풀이 사자나 표범 등이 숨어서 초식 동물을 기다리는 곳이라는 거지요. 저는 물을 안 마시고 버텼어요. ^^ 여기까지 와서 사자 밥 줄 생각은 없으니까. 

지프차 그늘에서 늘어져 자는 치타 가족. 저는 이런 삶의 자세를 배우고 싶어요. 사파리가 생기고, 매일 쫓아다니는 지프차들이 얼마나 귀찮겠어요. 그런데 치타들은 별로 신경쓰지 않아요.

"어라? 저 부릉부릉 시끄러운 기계 또 왔네? 저놈은 덩치가 커서 그늘이 많이 지지. 그래, 오늘은 저기서 볕을 피해보자..."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 치타의 여유에서 배웁니다. ^^

사샤와 월터가 힐러리에게 그럽니다.

"결국 우리는 사자랑 치타, 자는 모습만 보다 가는 거야?"

난감한 표정의 힐러리.

"사냥은 그렇게 쉽게 볼 수 있는 게 아닌데..." 

결국 차를 몰아 다시 초원을 헤매고 다닙니다. 그러던 어느 순간...

태어난지 1주일도 채 안된 새끼 톰슨 가젤이 나타났어요. 새끼 가젤은 저너머에 있는 치타가 보이지 않는 모양입니다.

가젤을 보자마자 바로 달려들거나 하지는 않아요. 몇 분 동안 한참 가만히 있습니다. 치타의 끈기가 놀라워요.

방심한 가젤이 등을 보이며 가는 순간

정말 순식간에 사냥이 끝나더군요. 이렇게 톰슨 가젤 한마리를 잡으면 그후 3일은 굶는답니다. 욕심을 부려 몸이 무거워지면 안 되니까요. 날렵하고 가벼운 몸매를 유지하기 위해 단식한다는 치타... 저보다 낫네요... ㅠㅠ 

 

문득 치타처럼 살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오랜 기다림을 견디다, 기회가 오면 벼락같이 치고 나가는 인생. 그러자면 기다리기를 잘 기다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참고 기다리는 게 진짜 실력이 아닌가, 그런 생각.

 

몸을 가볍게 하고, 시간을 기다리는 그런 치타가 되고 싶어요. 

이렇게 세렝게티 사파리가 저물어갑니다. 이런 저런 생각을 많이 하게 되는 그런 여행이었어요.

오늘 하루 경비 (150불)

 

ps. 지난번 글 댓글에서 가이드와 사파리 여행사 연락처를 묻는 분이 계셨어요. 힐러리는 최고의 사파리 가이드입니다. 힐러리의 메일 주소를 소개합니다. 한국에서 온 미키의 소개로 연락하셨다고 하시면 됩니다. 

hilarychrispine8@gmail.com

 
Posted by 김민식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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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7.03.10 07:0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2. 섭섭이 2017.03.10 09:3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잠보

    동물들 살아가는걸 보면 지혜롭게 사는거 같은데, 동물한테 많이 좀 배워야할거 같아요. ^^

    '오랜 기다림을 견디다, 기회가 오면 벼락같이 치고 나가는 인생. ... 참고 기다리는 게 진짜 실력이 아닌가'
    이 문구를 읽다보니 PD님 상황이 같이 오버랩되면서, 여러생각을 하게 되네요.... 조만간 다시 기회가 올거라 보기 때문에, 그 때까지 조그만 참으셔요.^^

    '세렝게티 법칙' 은 처음 들어보는데, 어떤 내용일지 궁금해서 온라인 서점에 가서 바로 구매했네요.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86524059

    오늘도 생생한 동물 사진들과 재미있는 여행기 잘 봤습니다.

  3. 체질이야기 2017.03.10 11:2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리얼한 세렝게티 초원의 모습을 본것 같네요^^

  4. 2017.03.10 16:5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5. 동우 2017.03.10 18:4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오~ 라이브로 사냥을..
    무섭진 않으신가요?

  6. 내멋대로~ 2017.03.11 22:0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귀한 정보와 사진 감사합니다

  7. 첨밀밀88 2017.03.15 07:5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힐러리한테 언젠가 사파리 갈때 부탁한다고 메일을 보냈습니다. 아마도 놀랬을것 같아요 ㅋㅋㅋ.

    난 오늘만 산다.
    아저씨 영화 다시 찬찬히 봐야겠습니다.
    그런 멋진 대사가 있는 줄은 몰랐는데요.

탄자니아 5일차 여행기 (사파리 1일차)

 


드디어 이번 여행의 하이라이트! 세렝게티 사파리를 떠나는 날입니다. 세렝게티 초원을 8인승 도요타 짚차로 달립니다. 보통 6인 1조로 한 팀에 가이드 겸 운전기사와 요리사가 같이 다닙니다.

 

 

혼자 여행을 다니는 재미 중 하나가  현지에서 그룹 투어에 합류했을 때, 다른 나라에서 온 여행자들과 어울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 3박4일간 함께 다닐 다섯 명의 친구들을 현지 여행사에서 만났어요.


먼저 사샤(오른쪽)와 월터(왼쪽). 각각 20대 독일인, 네덜란드인 청년들. 프로 포커 플레이어랍니다.

"응? 포커를 치는 게 직업이라고?"

"선수로 뛰기도 하고, 강사로 일하기도 해."

"포커 치는 걸 가르치는 학교도 있다고?"  

정말 재미난 직업을 가진 친구들이네요.


네덜란드에서 온 월터에게, 92년 처음 유럽여행 갔다가 암스테르담에 갔던 이야기를 했어요. 당시 암스테르담은 한국에서 온 순진한 대학생에서 별천지였거든요. 카페에서는 대마초를 피우고, 성 박물관에는 온갖 다양한 형태의 포즈가 전시된... 그 얘기를 들은 월터 왈.

"92년도면, 내가 태어난 해인데..."

ㅠㅠ 내가 벌써 이렇게 나이들어 버렸구나...


캐나다 토론토에서 온 발랄한 두 아가씨, 시에라와 대니. 평소 호텔이나 레스토랑에서 웨이트레스로 일을 하고, 돈을 모아 여행을 다닌다는군요. 두 달 간 아프리카를 여행한 다음에는 인도 고야로 날아간답니다. 아, 선진국 청춘들의 이런 삶, 부럽네요.

조국인 캐나다에 대한 자부심도 커요. 여행 다니다 숙소에 캐나다인이 있다고 해서 만나보면 미국사람인 경우도 있다고... 미국 배낭족들이 부끄러워서 차마 국적을 못 밝힌다고... 트럼프가 여럿 물 먹이네요. ^^ 요즘 세계 지도자 중 가장 멋진 사람은 역시 캐나다 수상이죠! 

 


리사는 러시아 출신 IT 전문가인데요. 지금은 독일에서 일하고 있답니다. 저랑 모시 호텔에서도 만났어요. 탄자니아는 여행 경로가 빤해서 다니다보면 이렇게 자꾸 만나게 되요.

 

이번 여행에서 우리를 이끌 대장! 바로 운전사 겸 가이드, 힐러리 크리스핀입니다. 힐러리 대장을 만난 건 최고의 행운이었어요. 우리 팀의 요리사는 닥터 찰스입니다.

"내 요리를 맛보고 나면 그냥 찰스라고 부르기 황송해질 거야. 박사님이라는 칭호를 붙이고 싶어질걸."

그의 농담에 우리가 웃음을 터뜨렸는데요. 그의 요리를 먹고 나서는 반응이 달라졌어요. 매일 저녁 색다른 수프를 내오고 채식주의자 아가씨들을 위한 채식 메뉴에, 남자들을 위한 푸짐한 고기까지. 거기다 식사 말미에는 바나나 타르트 등 별미를 내오는 정말 최고의 요리사였어요. 식사 시간에 그가 요리를 들고 올 때마다 우리가 외쳤어요.

"Doctor is here!"

 


첫 날, 아루샤에서 2시간 거리에 있는 타랑기르 공원으로 향했습니다. 이곳은 사파리 여행의 입문 과정 같은 곳이에요. 코끼리가 참 많네요.

 

야생 코끼리가 바로 코 앞을 지나갑니다, 어슬렁어슬렁. 동물원 우리에 갇힌 모습과 달리, 야생의 초원에서 자유를 누리며 천수를 누리는 삶, 좋네요.

지프를 개조해서 천장에서 몸을 내밀어 바깥을 볼 수 있습니다. 유럽인들은 세렝게티 사파리를 정말 좋아하네요.

 

코끼리나 얼룩말에게 길을 양보할 때가 많아요. 차가 서 있는 동안에도 사람들은 천장 밖으로 몸을 내밀어 사진을 찍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어디든 카메라만 갖다 대면 다 그림이거든요. 사방 천지가 다 동물들이에요.

 

얼룩말의 문양은 사람의 지문처럼 하나하나가 다 다르고 개성이 있답니다. 유심히 봤더니 정말 얼룩말의 무늬가 다 제각각이더군요. 얼룩말이 나타날 때마다 소리높여 노래를 불렀어요.

"랏땃따라다라닷땃 서커스, 랏땃따라다라닷땃 애프로, 서커스 애프로, 서커스 애프로~"

 

  

차를 몰던 힐러리가 갑자기 차를 세우고 길 옆 관목숲을 가리켰어요.
"심바!"

 

관목숲 속에 사자 한마리가 숨어 있어요. 저는 초식 동물들이 한가롭게 풀 뜯고 있기에 맹수는 없는 줄 알았거든요? 낮에는 저렇게 주로 숨어 있답니다. 밤에 주로 사냥한다네요.

잠깐, 심바라고? 그건 디즈니 애니메이션 '라이온 킹'에 나오는 주인공 이름 아닌가? 


야생 돼지를 보고 "품바!" 하더군요. 그때 알았어요. 디즈니 제작진이 얼마나 성의없이 이름을 지었는지. 네, 마사이 족 말로 사자가 심바, 돼지가 품바, 미어캣이 티몬이랍니다.

"아빠, 제 이름은 뭔가요?"

"응, 넌 그냥 '사자'야. 심바." ^^


오늘의 여행을 마치고, 캠프 사이트에 가서 텐트를 칩니다. 캠핑 사파리가 롯지 사파리보다 가격이 많이 저렴합니다. 혼자 여행다니는데 아껴야지요. ^^

텐트촌 한쪽에서 야생 얼룩말이 한가롭게 풀을 뜯어먹습니다. 귀엽다고 가까이 가면 안됩니다. 야생 동물인지라 뒷발로 찹니다. 닥터 찰스가 차려준 저녁 만찬을 먹고 텐트에 돌아와 곯아떨어집니다. 공해도 없고, 인공 조명도 하나 없는 아프리카 초원이라 그런지 밤하늘에 별들이 무수히 박혀있네요. 그러고보니 다 낯선 별자리입니다. 여긴 남반구라, 평소에 보는 별들과는 다른 친구들이지요.  하루 종일 덜컹거리는 지프차를 타고 다녔더니 피곤하네요. 바로 잠에 빠집니다. 

아루샤에서 2시간 거리에 있는 타랑기르 공원, 사파리 여행의 입문 코스 격입니다. 시간이 없는 분들은 이곳으로 당일치기 사파리를 오기도 한다네요. '뭐, 이 정도도 괜찮지.' 했거든요? 그건 다음날 응고롱고로와 세렝게티를 보기 전이었지요... ㅎㅎㅎ

내일 응고롱고로 사파리 편으로 돌아올게요!

 

오늘 경비는 미화 150불. (사파리 하루 경비입니다.) 

Posted by 김민식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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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섭섭이 2017.03.06 06:5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잠보 ~~

    드디어 사파리 여행기 시작이네요.
    사진의 동물들을 보니 다 살아있는 느낌이네요. 눈앞으로 야생 동물이 지나가니 신기하고, 재미있어 보이는데요. 모바일로 봤을때는 잘 몰랐는데 큰 화면의 PC 로 보니 휠씬 더 생동감 있네요. 근데, 사파리여행 갔다오면 정말 우리나라 동물원은 시시해서 못갈거 같은데요. ㅋㅋㅋ . 사파리여행을 전속 요리사와 같이 여행한다는게 색다른데요. 전세계 여행객들의 입맛을 맞추기가 싶지 않을텐데.. 어떤 요리를 해주는지 찰스의 요리를 직접 먹고 보고 싶네요. 사파리여행 꼭 가봐야겠어요.

    오늘처럼 아프리카 동물들을 보면 저도 모르게 입에서 웅얼거리는 노래가 있는데... 이 노래로 오늘 아침을 시작합니다. ^^
    "리이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 이히히 음바베... " - <the lion sleeps tonight>

    내일 또 즐거운 사파리 여행기 기대할께요. ^^

    • 김민식pd 2017.03.06 13:5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네, 제 사진 실력은 별로인데, 풍광이랑 주인공들 표정이 살아있어서 괜찮게 나왔네요. 여긴 사실 카메라를 갖다대면 다 앵글이 살아있어요. ^^

  2. 지나스뽈 2017.03.06 07:5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 심바, 품바.... 그런 이름이었군요.
    정말 성의 없네요.
    아프리카 사파리 여행 정말 멋지네요.
    동물원 우리 속에 동물이 아닌 자연에서 자연스럽게 살고있는 동물들을 아이들에게 보여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자연에서 자연스럽게!!

  3. Grace 2017.03.06 09:5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사실 아프리카는 제 여행리스트에 없었는데.. 피디님 글을 계속 보다보니 엄청 가고 싶어졌어요^^ 진짜 사파리라니..! 내일이 더 기대됩니다^^

  4. 동우 2017.03.06 13:2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와~ 진정 동물의 왕국!!
    작년 처음으로 에버랜드 사파리에 가서 너무 좋았는데
    길들여지지않은 야생이라..두근두군합니다
    저도 위시리스트에 추가합니다!!

    • 김민식pd 2017.03.06 13:4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동물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재미있을 겁니다. LA 헐리웃에 간다고 영화배우를 만날 순 없는데요, 세렝게티에 오면 동물의 왕국에 나온 모든 동물들을 만날 수 있어요. ^^

  5. 게리롭 2017.03.06 13:3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에버랜드 사파리만 가도 좋은데
    실제 아프리카 사파리 여행이라니요!!!!!! 와~~
    마사이 족 말로 사자가 심바, 돼지가 품바, 미어캣이 티몬.. 이것도 첨알았네요 ㅎㅎ
    이런 깊은(?)뜻이 있을줄은 몰랐습니다

  6. M.I.D 2017.03.06 20:5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 심바, 품바, 티몬... 그냥 가져다 붙인 이름이었군요ㅋㅋㅋ 생생한 여행기덕에 저두 함께 여행하고 있는 것 같아요ㅎㅎ

  7. 홀릭 2017.03.08 14:4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여행기 재밌게 읽고있습니다.
    세렝게티 여행사 연락처 좀 알 수있을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