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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0.02.10 내일의 소설가에게 (19)

마루야마 겐지의 <아직 오지 않은 소설가에게>를 읽었습니다. '대가의 가르침은 이런 것이구나!' 하고 여실히 깨닫게 되는 책입니다. 소설가 지망생을 위한 책인데요. 책에서, 어떤 일을 꾸준히 하는 자세에 대해 배웠습니다.

'소설을 쓸 때 집중력만큼 필요한 것이 지구력입니다. 매일 쓸 수 있는 능력이지요. 자기 관리를 잘 한다는 것은 자립해 있다는 것입니다.'

(28쪽)

직장인이 책을 내고자 한다면 먼저 확보해야 할 것은 시간입니다. 꾸준히 쓸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고요. 이를 위해서는 자기 관리가 필수입니다. 회식이나 모임을 다 쫓아다니면서, 자신을 위한 시간을 따로 내기란 쉽지 않습니다. 글을 쓰는 요령은 오로지 글을 쓰면서 터득할 수 있습니다. 

'집필에 할애할 수 있는 시간은 당신이 생각하는 것만큼 길지 않습니다. 기껏해야 하루에 두세 시간 정도입니다. 물론 그 이상 쓰려고 하면 쓸 수 없는 것은 아니나, 그저 쓴 것에 불과한 결과물이 나올 뿐입니다. 가장 바람직한 시간은 여덟 시간을 숙면한 후, 다시 그로부터 두 시간이 지난 후의 두 시간입니다. 여섯 시에 일어난다면 여덟 시에서 열 시까지가 되겠군요. 일 때문에 그 시간을 활용할 수 없다면, 좀 더 일찍 자고 좀 더 일찍 일어나 보십시오. 이렇다 할 목적 없이 살고 있다면 두 시간쯤 짬을 내기가 어렵지 않을 겁니다.'

(39쪽) 

저는 저녁 약속을 잡지 않는 것으로 아침에 2시간을 확보합니다. 요즘은 저녁 9시에서 10시 사이, 졸릴 때 바로 자리에 눕습니다. 민서가 중학생이 되어 더이상 책을 읽어주지 않아도 되거든요. ^^ 일찍 잠들기에 새벽 5시가 되면 의욕이 충만한 상태로 일어날 수 있어요.

마루야마 선생은 소설을 쓰는 요령을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1  쓰기 시작했다면 뒤돌아보지않는다.

우선은 절대 뒤를 돌아보지 말아야 합니다. 한 번 쓴 문장을 다시 읽어 보면서 나아가서는 안 된다는 말입니다. 그 이유는 간단합니다. 자신이 쓴 문장을 돌아보면, 바로 자기혐오에 빠질 뿐이니까요.

2 다 쓴 원고를 다시 읽는다.

아마 한심한 지경일 겁니다. 부끄러운 나머지 당장 불태워 버리고 싶겠지요. 의욕을 상실하고 소설 따위는 두 번 다시 쓰지 않겠다 맹세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시점에서 손을 터는 것은 너무 성급합니다. 이제부터 살을 붙이고 손질하면서 조금씩 자신이 원하는 작품으로 좁혀가야 합니다.

3. 첫 원고를 다른 원고지에 옮겨 쓰면서 손질한다.

옮겨 쓰면서 다듬는 중에 당신은 생각지도 않게, 소설을 좋게 다듬을 수 있는 방법을 잇달아 발견하게 될 겁니다. 몇 번을 다시 읽고서도 깨닫지 못했던 것을 확실하게 깨닫게 될 것입니다.

4. 적어도 일곱번은 고쳐쓴다.

고쳐 쓰는 일을 적어도 일곱 번은 반복해야 합니다. 거듭 고칠 때마다 당신은 소설을 쓰는 것이 어떤 일인지, 재능을 형태화하는 것이 어떤 일인지를 머리가 아니라 몸으로 깨우치게 될 겁니다.

(41~50 쪽 정리)

마루야마 선생은 손으로 원고를 쓰나봐요. 그래서 원고지에서 다른 원고지로 옮겨 쓰면서 글을 다듬습니다. 1943년생 노작가 답습니다. 이런 작업 스타일로 산 속에 틀어박혀 오로지 집필만 이어가고 있다는 모습에 수도사의 삶을 떠올립니다. '글은 한번에 쓰는 것이 아니라 고쳐 쓰는 것이다. 글쓰기는 머리가 아니라 몸으로 깨우친다.' 그렇지요. 습관을 길들인 몸으로 배우는 게 글쓰기입니다.

글을 처음 쓰기 시작했을 때, 철자법이 어려웠어요. 글을 수정하는 과정에서 오타가 나기도 해요. 저는 화면을 옮겨가며 글을 고칩니다. 전철에서 책을 읽으며 휴대폰 메모장에 간단한 메모를 남깁니다. 다음날 새벽에 일어나 메모를 메일로 보냅니다. 메일을 한글 문서로 옮겨 살을 붙입니다. 다 쓰고 나면 블로그에 비공개로 저장해 둡니다. 당장 공개하지는 않습니다. 그런 글을 여러 편 저장해두고, 시간이 날 때마다 들여다보며 수정을 합니다. 글은 결국 한 번에 쓰는 것이 아니라, 고쳐 쓰는 것입니다.   

소설가가 되겠다는 후배에게 철저하게 고독한 삶을 살라고 하십니다. 

'절차탁마는 사람들과의 교류에서 생겨나는 것이 아닙니다. 당신은 사람이 아니라 작품과 교류하십시오.'

(127쪽)

어떤 사람에게 관심이 생기면, 그 사람이 쓴 책을 읽습니다. 그는 자신이 얻은 최고의 깨달음을 정제된 언어로 책에 모아뒀을 테니까요. 

거장의 책에서 글쓰는 자세를 배웠습니다. 책을 통해 삶의 롤모델을 만날 수 있어 오늘도 행복합니다.

 

 

Posted by 김민식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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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리아리짱 2020.02.10 06:5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민식 PD님 아리아리!

    글쓰는 것은 수행의 자세 즉 '절차탁마'인 것이군요!
    사람이 아닌 작품과의 교류로 '절차탁마'를
    명심하겠습니다.
    새로운 한 주! 건강유의하는 한주 되시길!

  2. 보리랑 2020.02.10 06:5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늘도 깔대기~~

    "영어공부를 할 때 집중력만큼 필요한 것이 지구력입니다. 매일 연습할 수 있는 능력이지요. 자기 관리를 잘 한다는 것은 자립해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꾸준하지 못한 분들을 탓하지는 않아요. 어린 시절의 아픈 기억이 무의식으로 가라앉아 이일 저일에서 내발목을 잡고 다양한 중독에 빠지게 하거던요.

    "영어는 한번에 완벽한 게 아니라 계속 다듬어 쓰는 것이다. 영어공부는 머리가 아니라 몸으로 입으로 깨우친다."

    "영어를 잘하고 싶다는 분들에게 동네 아줌마를 끊으라고 합니다."

  3. renodobby 2020.02.10 07:0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글은 한번에 쓰는 것이 아니라 고쳐쓰는 것이라는 PD님 말씀에 공감합니다.

    매일 아침 글쓰기를 하고 발행버튼을 누른 뒤에 제 글을 보면 고칠 부분이 왜 이렇게 많은지ㅠㅠ 그나마 PD님과 거장 또한 여러 번 수정하신다는 점에서 위로를 받습니다 :)

    이번 한 주도 즐겁게 보내세요~

  4. 오달자 2020.02.10 07:3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글은 한번에 쓰는 것이 아니라 고쳐 쓰는 것이다. 글은 머리로가 아니라 몸으로 깨우친다.'
    순간, 제가 쓴 글이 일케 부끄러워질 수가 없습니다.
    쓰고 쓰고 또 고쳐 쓰는 과정을 통해 올려진 피디님의 포스팅글을 그져 날로 먹는 느낌입니다.
    그렇게 공들여 썼기에 읽을 수록 곱씹을 수록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주옥 같은 명언이 나올 수가 있는거였군요.

    한 주를 시작하는 오늘.
    큰 깨우침 얻고 갑니다.^^

  5. 아프리칸바이올렛 2020.02.10 08:5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렇게 나온 글들을 너무 쉽게 대했던 건
    아닌가 부끄럽네요
    피디님에게도 자주 들었던 매일 쓰는 능력
    궁극의 재능은 꾸준함이라 하셨죠
    여러 번 고치고 살을 붙여져
    우리에게 올 때 더 좋은 글로 오셨던 거죠
    아무렇게나 걸치고 민낯의 모습같은
    제 글을 남들에게 보여주기 싫었던 이유를
    알 것 같아요
    언젠가 우리 곁에 올
    피디님 소설 기다려요



  6. 꿈트리숲 2020.02.10 09:2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많이 읽고 많이 쓰다보면 정말 글쓰기가
    잘 되는 날이 오는거겠죠.
    많이 읽으신 분들이 하는 말씀이 안에서
    끌어오르는 말들을 그저 글로 옮겼을뿐이다라고
    하더라고요. 그 경지에까지 이르려면 아직
    더 많이 읽어야겠다 싶어요.

    그런데 쓰면서도 그럴때가 있어요.
    비루한 글이긴 하지만 제가 쓴 글을 다시
    읽으면서 더 좋은 글로 변하게 만들 멋진
    문구들이 떠오르더라고요.
    타인의 작품과 교류하면서 꾸준히 읽고 쓰기.
    올해는 제발 별일없이 그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7. 서재 2020.02.10 09:3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민식pd님의 책을 읽고 처음으로 블로그 에 댓글을 달아봅니다
    남앞에 나서기를 꺼려하던 저인데
    이제 정말 다른삶을 살아보고싶어서
    용기내어 한발 서툰걸음을 내딛어 봅니다
    좋은하루되세요
    감사합니다 ~^^

  8. Mr. Gru [미스터그루] 2020.02.10 10:1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시간 확보와 자기 관리 정말 중요합니다.

    평일에 저녁 약속 한 번만 생겨도 글쓰기에 대한 부담감이 생기더라고요.

    이번 달까지만 일하고 퇴직하는데 나태해지지 않도록 스스로 관리를 잘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오늘도 감사합니다~!

  9. 새벽부터 횡설수설 2020.02.10 10:3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일본에 마루야마 소설가가 있다면, 대한민국에는 김민식PD님이 있습니다!

  10. 새벽부터 횡설수설 2020.02.10 10:4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너무 오버했나요.. 근데 맞지 않나요..

  11. 따신장갑 2020.02.10 11:0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꾸준하게 글쓰는게 정말 쉽지않은 일인것 같아요

  12. 김주이 2020.02.10 12:5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쓰기 시작했다면 뒤돌아보지 말라는 말과
    부끄러워도 손을 털지말고 나아가라는 말이 와닿네요.
    부지런하게 오늘 한 문장 더 적어봐야겠습니다.

  13. 열정나총 2020.02.10 13:4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글쓰기는 머리로 하는게 아니라 몸으로 하는 말이 와닿을 때 까지 노력해봐야겠네요.. 감사합니다.

  14. 더치커피좋아! 2020.02.10 14:0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꾸준하고 성실한 의지는
    글쓰기뿐만 아니라..
    어떤 분야에서든 성공적인 재능을
    만드는 일등공신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피디님의 정성이 깃든 문장들은
    하루하루 더 나아가고자 하는
    성실한 의지에서, 미루지않는 꾸준함에서
    만들어지고 다듬어지는듯한
    느낌이 듭니다.
    저 또한 피디님 블로그를 통해서
    삶의 자세를 배웁니다.^^

    오늘도 꾸준한 하루~
    피디님 파이팅!

  15. silahmom 2020.02.10 14:1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여기서도 꾸준함 , 반복의 힘이 나오네요.
    작은것이라도 습관 잡히도록 노력해 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16. 섭섭이짱 2020.02.11 03:1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마루야마 겐지 책들은 주로 에세지 책들이 많아서 그런지 소설가라는걸 자꾸 잊어버리네요 ㅋㅋㅋ
    글쓰기 책을 쓴것도 오늘에야 알게 되고 소설도 아직 읽어보지 못했네요.
    근데 이분 글쓰기 자세는 배울만한데..... 다른건 잘 모르겠더라고요. 넘 마초이신거 같던데 ^^

  17. 아리스웰(alliswell) 2020.02.11 14:0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꾸준히 계속 한다는것 자체만으로도 리스펙트를 보냅니다. 피디님 발자욱만 보고 아무리 멀어도 천천히 따라가렵니다.~

  18. 나겸맘 리하 2020.02.12 14:0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자기관리는 자립이다...
    사람말고 작품과 교류하라...
    구도자, 수도승같은 모습으로 해주시는 말씀이
    콕콕 가슴에 박히네요.
    일단 쓰기 시작하면 돌아보지 말아야 하는데...
    자꾸 돌아보면서 전진을 못하는 것은
    무릇 '쓰기싫다'와 같은 뜻이었던 거네요.
    반성하고 갑니다~~

  19. 황준연 2020.02.26 03:5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소설도 책쓰는 원리와 거의 같네요! 나중에 소설도 도전해보고 싶은데, 그때 읽어봐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