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삶이란 어떤 삶일까요? 저는요, 돈의 여유가 있고, 마음의 여유가 있는 삶이 좋은 삶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스물다섯 살, 첫 직장에 들어갔을 때부터 월급을 받으면 절반은 꼭 저축해 왔어요. 그런데요, 책이나 유튜브에서 “소득의 최소 50%는 저축해야 합니다” 이렇게 말하면 꼭 이런 반응이 나옵니다. “돈을 많이 벌어야 저축을 하지, 최저시급 수준의 월급으로는 불가능해요.” “그건 60년대생이라 가능한 이야기죠. 요즘 세대는 월세 내랴, 학자금 대출 갚으랴, 저축할 형편이 안 됩니다.” 맞는 말이에요. 분명 지금은 벌기도 어렵고, 모으기는 더 어려운 시대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런 질문이 들었어요. “그렇다면 요즘 젊은 사람들은 도대체 돈을 어떻게 관리하고 있을까?” 그 궁금증 속에서 한 권의 책을 만났습니다.
〈이 책은 돈에 관한 동기부여 이야기〉 (곽지현, ‘절약의 달인 자취린이’/생각지도)
저자는 1999년생이에요. 어려운 집안 형편 때문에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 대신 취업을 선택합니다. 한 달 월급, 약 150만 원을 받으며 일하는데요. 이 중 무려 90%를 저축합니다. 그리고 스물네 살, 절약만으로 4년 2개월 만에 1억 원을 모읍니다. 이 이야기로 SBS 〈생활의 달인〉에 ‘절약의 달인’으로 출연하게 되고요. 한 달 뒤에는 최연소 아파트 청약 당첨. 그리고 그로부터 2년 뒤, 올해 초에 또다시 1억 원을 모으며 큰 주목을 받습니다. 여기서 이런 생각 드시죠? “이게 어떻게 가능하지?” “현실성 없는 이야기 아닌가?”
책을 읽다 보니 답은 의외로 단순했습니다. 간절함이었어요. 저자는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비교적 이른 나이에 현실을 마주합니다. 공부를 잘하지도 못했고, 크게 흥미를 느끼지도 못했대요. 열아홉 살, 고등학교 졸업을 앞두고 한 가지를 분명히 깨닫습니다. “성인이 되면
누구도 내 인생을 대신 책임져주지 않는다.” 그 순간, 목표가 생깁니다. ‘돈을 모으자.’
그 이후의 삶은 정말 치열합니다. 월급의 90%를 저축하고, 집밥을 해 먹으며 식비를 줄이고,
공과금도 혜택을 찾아 하나하나 할인받고, 불필요한 소비는 철저히 끊습니다. 그렇게 살다 보니 이전에는 느껴보지 못했던 감정이 생깁니다. 바로 성취감과 희열. 자존감도 자연스럽게 올라가고요. 통장 잔고가 늘어나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마치 밥을 먹지 않아도 배부른 것 같다고요.
저도 예전에 저자와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습니다. 스무 살에 서울 처음 올라와 입주 과외로 돈을 벌었는데요. 한 달 월급이 10만 원이었어요. 먹여주고 재워주는 비용이 있으니, 하숙비도 아낄 겸 좋은 일자리였지요. 저는 10만 원 월급을 받으면 절반을 저축했어요. 그 습관이 몸에 배어 첫 직장에 들어가서도 급여의 절반은 꼬박꼬박 모았습니다.
소비는 진정한 행복을 가져다주지 않아요. 쓴 만큼 벌어야 하기에 오히려 스트레스가 됩니다. 안 쓰고 내 통장에 돈이 쌓이는 행복. 그것만큼 짜릿하고 확실한 행복이 없어요. 20대에 그런 경험을 해봤고, 평생 급여의 절반을 저축한 덕분에 쉰둘이라는 비교적 이른 나이에 명퇴를 선택하고 경제적 자유를 누릴 수 있었습니다.
부자가 되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할 일은 목표를 세우는 것입니다. 저자는 다른 사람들은 얼마나 벌고 어느 정도 소비하고 사는지 궁금한 마음에 신한은행에서 발간한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를 봤답니다. 최근 3년간 금융 생활 변화를 객관화된 수치로 비교해 사람들의 다양한 금융 생활과 핵심 트렌드를 분석하는데요. 보고서에 따르면 20대 미혼의 월 소득 평균은 296만 원이며, 3040 미혼의 월 소득 평균은 376만 원이라고요. 24살 때 처음 이 자료를 보고 월 소득 평균이 저자의 예상보다 높아서 깜짝 놀랐답니다.
잠깐 풀이 죽고 크게 실망했지요. 본인의 벌이가 또래에 비해 시원찮다는 걸 깨달았으니까요. 고졸 사원으로서 당장 소득을 높이는 건 쉽지 않아요. 그래서 저자는 소득보다 저축액에 주목합니다. ‘소득이 평균 이하라고 해서 저축까지 평균 이하일 필요는 없잖아? 소득은 낮아도 나보다 더 버는 사람들만큼 저축하면 어차피 모이는 돈은 같다.’ 그래서 ‘덜 쓰기’에 더 집중합니다.
저는 이게 부자가 되는 핵심이라 생각해요. 부자들처럼 벌지 못하는 사람이 부자들처럼 쓰면서 부자처럼 보이기를 원하는 이들이 있어요. 부자가 되기는커녕 거지되기 십상입니다. 오히려 부자들처럼 모아야 합니다. 나보다 더 잘 버는 사람이 얼마를 모으는지 통계에서 찾아보고 그 사람만큼 저축하잖아요? 그럼 나도 언젠가 그 사람과 같은 부자가 되어 있을 겁니다.
저축을 하는 이유. 예기치 못한 사고나 질병에 대비하기 위해서죠. 소득 수준, 고정 지출, 가족 구성, 부채 유무 등 개인의 상황에 따라 적정 저축률은 달라질 수 있어요. 전문가들이 권장하는 소득 대비 저축률이 있어요. 이상적인 비율은 소득의 최소 20%는 저축·투자에 사용하는 것입니니다. 연령별로 보았을 때, 사회 초년생은 대출이 없을 때, 월급의 50%. 5~10년 차는 30~40%, 10~15년 차는 20~30%가 적절합니다. 즉 혼자 사는 신입사원 시절이 저축액을 늘리기 가장 좋은 시기입니다.

성장하고 발전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분명한 목표입니다. 돈을 모을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목표 없이 단순히 ‘돈 많은 부자가 되고 싶다’고 생각하는 것보다, ‘35살이 되기 전에 제 명의의 집을 갖겠다’는 목표를 세울 때 훨씬 큰 동기부여가 됩니다. 저자는 19살에 목표를 세웠어요. 1년에 2,000만 원씩, 5년 안에 1억 원을 모으겠다는 목표.
재테크를 하려면 종잣돈으로 최소한 1억 원은 있어야 합니다. 5년 안에 1억 원을 모으겠다는 목표를 세운 이후, 저자는 주변에서 돈 이야기를 자주 나누고 재테크에 관심 있는 사람들을 만났다고요. 서로의 의지를 북돋우며 동기부여를 주고받았고, 각자의 목표를 향해 함께 나아갔어요. 몇 년 동안 절약과 저축 중심의 생활을 이어가는 저자를 보며 어머니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대요.
“너무 구질구질하게 살지 마라. 너무 아끼는 것도 문제다. 젊을 때는 남들처럼 쓰고 살아야지. 1억을 모아서 도대체 뭘 하려고 그러니?”
자칫하면 누군가의 악플처럼 들릴 수도 있는 말이지만, 이는 실제로 어머니께서 저자에게 자주 하셨던 말씀이라고요. 물론 어머니의 마음에는 걱정과 안쓰러움도 섞여 있었겠지요. 대학에 진학하지 못하고 일을 하는 딸이 또래들과 달리 절약하며 사는 모습이 애처롭게 보였을 수도 있어요. 그러나 실제로 1억 원을 모으고 나자, 어머니는 오히려 딸을 자랑스러워하셨다고요. 물론 그 과정이 쉽지는 않았어요. 퇴근하고 호프집으로 출근해 새벽 2시까지 서빙 알바를 하며 소득을 늘렸고요. 블로그로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다양한 SNS 홍보 활동도 합니다. 정말 부지런하게 아끼고 벌고 모으는 모습에 짠돌이로 이름난 저도 혀를 내둘렀어요.
최고의 노후 대비는 자녀의 경제적 자립 교육입니다. 도서관 저자 특강을 다니다 보면 제가 쓴 <월급 절반을 재테크하라>를 자녀에게 선물하고 싶다며 책에 저자 사인을 청하는 분들이 있어요. 그분들에게 99년생 저자, 고교 졸업하고 월급 150만 원 받으며 5년에 1억을 모은 분의 책을 선물하라고 권하고 싶네요.
이 책을 읽으면서 저는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돈을 많이 버는 사람이 반드시 부자가 되는 건 아니라는 것, 하지만 돈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본 사람은 결국 자기 삶의 주도권을 쥐게 된다는 사실 말입니다. 이 저자가 특별해서 1억을 모은 게 아닙니다. 집안 환경이 좋았던 것도 아니고 월급이 많았던 것도 아니에요. 다만 한 가지, 아주 이른 나이에 “내 인생을 누가 책임질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졌고, 그 답을 남이 아니라 자기 자신에게서 찾았을 뿐입니다.
당장 1억을 모으라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다만 한 번쯤 “나는 지금 내 인생을 어디까지 책임지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보셨으면 합니다. 좋은 책은 삶을 단번에 바꾸지는 않지만, 삶을 바꿀 용기를 건네줍니다.
'짠돌이의 경제 공부'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외화 자산을 어떻게 모을까요? (4) | 2026.01.12 |
|---|---|
| 노후에도 풍요로운 한가위가 되길 (12) | 2025.10.06 |
| 경제 공부가 어려운 이유 (22) | 2025.07.03 |
| 4000년 전 바빌론 부자의 환생 (19) | 2025.06.23 |
| 노후대비란 무엇인가 (15) | 2025.04.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