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책 한 권 외워봤니? 뉴 에디션>을 소개하기 위해 '세바시 45분'에 출연했습니다. 오늘은 그 인터뷰 대본을 공유합니다.
트렌드가 변해도 정도(正道)는 하나
독학으로 영어 잘 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
Q. 작가님이 생각하시는 가장 확실하고 효율적인 영어 공부법은 무엇인가요?
일상에서 가장 사용빈도가 높은 기초 회화책을 통째로 외우는 것입니다. 중요한 건 암기가 아니라 암송입니다. 2017년에 나온 책을 보고 다 외웠는데 여전히 회화는 어렵다고 하시는 분들이 있는데요. 얼마 전에 올라온 댓글을 보니 이번에 나온 뉴에디션을 보고 암기와 암송의 차이를 깨달았다고요. 노래처럼 술술 외울 수 있게 하는 것이 암송입니다. 한글을 보고 영어 문장이 떠오르는 건 암기입니다. 외운 표현이라 기억에 나기는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잊혀집니다. 짬날 때마다 노래하듯 반복해서 완전히 내 것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Q. 머리로는 아는데, 일하면서 공부할 마음 먹기 정말 힘들잖아요. 작가님은 공부 시간을
어떻게 확보하셨나요?
삶의 행복을 원한다면, 푼돈을 모을 줄 알아야 하고,
삶의 변화를 원한다면 자투리 시간을 활용할 줄 알아야 합니다.
푼돈에 거창한 이름을 붙입니다. ‘100년 허리를 만드는 투자.’
매일 카페에서 커피 한 잔을 마시는 대신, 회사 사무실에 있는 캡슐 커피를 마십니다. 하루 5천 원을 아끼면 한 달에 15만 원, 1년이면 180만 원을 모으게 됩니다.
앉아서 오래 일하다 보면 목도 아프고 허리도 아픕니다. 아픈데 계속 일을 하려면 우리는 달달한 커피가 당깁니다. 카페인을 섭취하면 일시적으로 각성 효과는 얻지만, 그만큼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이 상승합니다. 이 호르몬은 근육의 긴장을 높여 척추 주변 근육을 뻣뻣하게 만들지요. 결국 허리 주변의 유연성이 떨어지고 통증이 악화됩니다.
이럴 때 결심이 필요합니다.
‘커피값을 아껴서 다음 달에는 그 돈으로 필라테스 수업을 받겠어.’
푼돈에 이름을 붙이면, 돈을 모으는 게 더 쉬워집니다.
마찬가지로 삶이 힘들 때, 우리는 소소한 즐거움을 찾습니다.
잠자리에 들기 전에 숏폼이나 웹툰을 보고, 출근길에는 음악을 듣고, 전철에서는 게임을 하지요.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매일 영어 문장 10개를 외우겠어, 라고 결심합니다. 푼돈만 잘 모아도, 자투리 시간만 잘 활용해도 삶이 달라집니다. 의식하지 못한 채 사라지는 푼돈과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야 합니다.
Q. 20대에 겪으셨던 진학, 연애, 취업의 어려움 속에서 왜 하필 영어 공부를 통해 스스로를 증명하려 하셨나요?
20대에 얻은 최고의 깨달음이 있어요. ‘진학, 연애, 취업 등등 세상일은 내 뜻대로 되지 않지만, 오직 하나 내 마음은 내 뜻대로 할 수 있다.’ 20대에는 하나의 목표를 세우고, 그걸 달성하는 성취감을 맛보는 게 중요합니다. 진학, 연애, 취업은 좋은 목표가 아니에요. 내가 아무리 열심히 해도, 나보다 더 뛰어난 사람이 한 사람만 있어도 목표를 달성할 수 없거든요. 하지만 영어 공부, 매일 영어 회화 열 문장씩 외우겠다는 목표는 혼자 힘으로 달성 가능하죠.

Q. 삶의 다양한 영역에서 영어로 생긴 변곡점이 있다면 에피소드를 들려주실 수 있나요?
사람의 실력은 지식, 기술, 태도의 합입니다. 이중에서 가장 중요한 건 태도인데요. 좋은 태도란 무엇일까? 자존감, 자신감, 책임감의 합이라 생각해요. 영어를 잘하게 된 후, 나는 자존감이 올라갔어요. 나를 좋아하게 되었거든요. 마음먹은 일은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생겼어요. 무엇보다 내 인생은 내 책임이라는 생각이 강해졌어요. 만약 내가 영어를 못하는 게 남탓이잖아요? 어려서 조기유학을 못가서, 커서 좋은 영어 선생님을 못 만나서, 외국인 친구를 사귀지 못해서. 그런 이유를 대는 사람은 삶에서 가장 중요한 태도인 책임감을 기르는 기회를 놓치는 겁니다. 무조건 내 책임이라고 믿어야 사람은 성장할 수 있거든요.
Q. 홀수달에는 일을 하고 짝수달에는 여행을 하신다고요? 누구나 꿈꾸는 삶이 아닐까
싶습니다. 영어는 지금 그런 작가님의 삶에 어떤 즐거움이 되고 있나요?
이런 삶을 처음 시도한 게, 삶에서 가장 큰 고난이 찾아왔을 때였어요. 2015년 드라마국에서 쫓겨났어요. 그 인사 발령이 너무 어이없었고요. 아무도 나를 지켜주지 않는다는 데 화가 났어요. '회사로부터 가장 멀리 달아나자.' 그래서 찾아간 곳이 아르헨티나였어요. 한 달간 배낭여행을 했고요. 이구아수 폭포에서는 3박4일간 트레킹을 하고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는 스카이다이빙을 했어요. 내 인생 최고의 액티비티였어요. 배낭여행자 숙소에서 만난 한국인 대학생들에게 추천했더니 누가 그러더라고요. “선생님은 영어가 되나 보네요.” 아르헨티나에서 스카이다이빙을 하려면 영어로 진행되는 훈련을 1시간 동안 받아야하거든요. 그때 깨달았어요. ‘아, 영어를 할 수 있으면 여행의 즐거움이 갑절이 되는구나. 그럼 나는 이미 영어를 잘하니, 이제는 여행을 다닐 수 있는 시간과 자금을 확보하면 되겠다.’ 그래서 돌아와서 쓴 책이 <영어책 한 권 외워봤니?>입니다. 인세로 여행 경비를 모았고요, MBC PD를 그만두고 작가의 삶을 선택한 이유는 장기 여행이 가능하기 때문이지요. 20대에는 영어 공부를 하고, 30대에는 월급 절반을 재테크하고, 40대에는 매일 아침 블로그에 글을 올렸어요. 지금 제가 사는 삶은, 과거의 내가 선물해준 것입니다.
Q. 영어 공부란 힘든 과정을 ‘버티는 경험’ 자체로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작가님은 하기 싫을 때 없으세요? 어떻게 셀프 동기부여를 하시나요?
나는 20대에 그렇게 생각했어요. ‘아무것도 가진 것도 없고, 하고 싶은 일도 없고, 나를 좋아하는 사람이 없는 지금이 내 인생의 바닥이다.’ 그런데 수렁에 빠졌을 때, 누가 구해주겠지, 하고 기다리면 안 됩니다. 누구도 구해주지 않아요. '아무것도 가진 게 없다? 그럼 돈 한 푼 안 들이고 영어 공부하는 방법을 찾아보자. 하고 싶은 일이 없다? 그럼 해야 하는 일, 이를테면 영어 공부라도 해보자.' 하고 싶은 일이 없다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건 그냥 게으른 거니까요. '나를 좋아하는 사람이 없다?' 괜찮아요. 그럼 적어도 내가 나를 존중할 수 있는 근거 하나라도 만들면 되니까요.
수렁에 빠지면 누가 나를 도와줄까요? 바로 나 자신입니다. 당시 수렁에 빠진 내 앞에 미래의 김민식들이 나타나서 응원해줬어요. 5년 후의 김민식. “네가 지금 영어를 공부하면 취업할 때 도움이 될 거야.” 10년 후의 김민식. “네가 나중에 영어를 잘 하면 아이가 보란 듯이 길에서 만난 외국인을 영어로 도와줄 수 있어.” 30년 후의 김민식. “지금 네가 영어를 공부한 덕분에 50대의 나는 세계일주를 다니고 있어.” 그들의 응원을 받으며 저는 셀프 동기부여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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