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정말 그 말을 제대로 체험한 하루였어요. 트위터로 올린 글을 통해 어제의 일과를 정리해봅니다.
(오전 8시) 김민식 @free2world
아침에 마님과 페이스타임 끝에 아내가 먼저 '사랑해'라고 했다 아내가 먼저 한건 몇년만에 처음이다 '나두'라고 말하는게 이렇게 미안한 일이구나... 사랑하면 걱정시키지말아야하는데 말이다
=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위해 법원으로 가는 길, 싱가폴에서 파견 근무중인 아내와 영상통화를 한 후...
(오전 9시) 김민식 @free2world
어제는 나꼼수에 출연해서 덕후의 끝을 보여줬다 주진우 기자에게 사인받고 김총수에게 선망의 눈빛을 쐈다 물론 총수님은 정말 남자에겐 관심 안보이더만^^ 좋은 기운 듬뿍 받고왔다~
= 전날 '나는 꼼수다' 녹음갔다가 만난 주진우 기자님에게 전화를 받았다.
"선배, 꼭 이기실 거에요. 걱정말고 다녀오세요."
평소 흠모하던 주진우 기자에게 응원의 전화를 받은 순간, 이대로 잡혀가도 아무런 후회가 없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
(오전 10시) 김민식 @free2world
오전 10시 법원 출석한다고 도열한 조합원들에게 박수받으며 나왔는데 영장심사가 오후로 밀렸단다 다시 회사가기는 뻘쭘한데 어쩌지? 난 왜 늘 인생이 코미디로 풀릴까?
= 법원으로 가는 차 안에서 연락을 받았다. 오전 10시 예정이던 영장 심사가 오후 2시로 밀렸다고. 순간 다들 '우리 이대로 다시 회사로 가는거야?' 당황했다. ^^
(오후 1시) 김민식 @free2world
법원 출두할 때 영웅본색처럼 비장하게 슬로우걸고 들어가자 하니까 사무처장 왈 '니가 하면 주윤발이 아니라 주성치야 웃겨서 안돼 하지마’
= 그래도 법원으로 들어갈 때, 난 속으로 '영웅본색'의 주제가를 흥얼거리고 있었다. ^^
(오후 5시) 김민식 @free2world
영장심사 받다 멘붕왔다 나랑 68년생 동갑이라던 이용마, 신원진술할 때 보니 69란다 짜식이 그동안 형한테 엉겼어? 이따 유치장가서 보자 용마야~^^
= 법원에서 가장 황당했던 순간이다. 검사가 나에 대해 죄목을 나열하며, 죄질이 나쁘고, 도주의 우려가 있고,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고, 재범의 우려가 있어 구속을 촉구한다고 할 때도, 놀라지 않았다. 그런데 나랑 동갑행세를 하던 이용마가 신원진술하면서 69년생이라고 주민번호를 밝힐 때는 정말 황당했다. ^^
= 유치장에 수감된 동안, 핸드폰은 맡겨뒀다. 다행히 전원 석방이라는 소식에 핸드폰을 받고 깜짝 놀랐다. 트위터에 언급된 글이 75개란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알고보니 위의 멘붕 멘션을 파워트위터리안인 코미디언 김미화 님과 EBS 김진혁 피디님이 리트윗하면서 난리가 났다. 댓글에 달린 수많은 응원 문자들... 감동이었다. 유치장에 들어가 있는 몇시간 동안, 세상은 우리를 걱정하고 있었구나. 그 와중에도 이용마 기자가 '호적이 늦었다고 우긴다'에 만원 거신 분들이 많았다. ^^
(밤 10시) 김민식 @free2world
다들 감사합니다 집행부 5명 모두 생환했구요 많은 분들의 예상대로 용마는 주민등록이 늦었다고 우기는 중입니다 오늘은 형이 기분이 째져서 봐줄까합니다 우리 오늘 유치장 다녀왔구요 이젠 재철형 차롑니다!^^
= 하지만 이건 트위터다. 한번 날린 멘션은 전혀 예상치 못한 곳에서 반향을 일으킨다. 입사동기이자 69년생인 유해진 피디가 보내온 멘션.
유해진 @seadust7605
민식이형, 용마(!)한테 고생했다고 전해줘~~RT @free2world: 너한텐 형이라고 우겼구나^^ 검사들 오바 덕에 용마 민증만 털렸네@seadust7605: ㅋㅋ 나도 형인줄 알았네, 이용마...무사히 잘 나와서 고맙다^^
= 트위터 상에서 울려퍼지는 수많은 만세 소리 속에, 어딘가에서 '이용마 기자만 신상이 털렸군요, 불쌍해서 어쩌나?'하는 의견. '옷로비 청문회가 밝혀낸게 앙드레 김의 실명이 김봉남이라는 거. 검찰의 구속 영장이 밝혀낸게 이용마의 실제 나이?' 이런 의견도 있었어요. ^^
(밤11시) 김민식 @free2world
간땡이 4명 생환기념 서늘한 간담회~ 감방 동기들의 즐거운 수다! 더욱 간땡이가 부운 4명의 김재철 구속 촉구 방송~ 기대해주세요^^
= 이렇게 저의 하루는 마무리됩니다.
어제 하루, 트위터를 통해 집행부의 구속 영장 심사 과정을 지켜보시고,
석방을 기도해주시고 응원해주신 여러분, 감사드립니다.
영장 기각 소식에 환호하던 여러분의 모습에, 더 큰 책임감을 느낍니다.
이제 오늘, 우리는 김재철 사장에게 최후의 일격을 가하러 나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