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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돌이 독서 일기

예술은 너무 쉽다

by 김민식pd 2018. 7. 31.

짠돌이이자 책벌레인 제가 가장 즐겨보는 잡지는 예스24에서 나오는 무료잡지 '채널예스'입니다. 좋은 책에 대한 풍부한 정보가 있는 이토록 훌륭한 잡지가 심지어 공짜라니, 황송할 정도에요. 예스 24 중고서점에 갈 때마다 '채널 예스'가 보이면 집어옵니다. 책 소개 기사나 저자 인터뷰를 읽다가 보고 싶은 책이 있으면 메모에 적어둡니다. 한가할 때 읽어야지, 했다가 당장 읽고 싶어 구해 읽은 책이 있습니다. 

<나는 그냥 버스기사입니다> (허혁 / 수오서재)


전주에서 시내버스기사로 일하는 허혁 선생님은 일하면서 늘 고단하지만 책을 항상 가까이 두고 지내십니다. 그러다보니 어느 순간 세상에 하고 싶은 이야기가 생겼고 그걸 책으로 내고 싶어졌어요. 


http://ch.yes24.com/Article/View/36079

버스 기사 허혁, 을의 세계관으로 본 버스 이야기 (인터뷰 기사 링크)


허혁 저자에게 “ 『나는 그냥 버스기사입니다』 는 어떤 책일까요”라고 물었다. “을의 세계관으로 본 시내버스 이야기”라고 답했다. 시내버스를 한 번이라도 타본 사람이라면 읽어봐 주었으면 좋겠단다. “갑이 을의 노동을 완전하게 이해하고 배려할 수 있다는 것은 인간미의 정점”이라고 말하는 전주 전일여객 시내버스기사 허혁.


저에게 책은 다른 사람의 삶을 엿보는 창입니다. 어려서부터 책을 읽으며 주인공의 삶에 빠져들었어요. 어려서는 추리 소설의 주인공에 몰입했지만, 어른이 되면서 주위 사람들의 이야기가 재미있어요. 저는 대중교통을 주로 이용합니다. 전철을 타고 책 읽는 게 낙이거든요. 시내버스를 자주 이용하는 사람으로서 이 책을 읽으며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어요. 책에서 마음에 드는 글 한 편을 옮겨봅니다.


예술은 너무 쉽다


기타 하나 들고 무작정 상경하는 아들에게 <넘버 3> 송강호처럼 침을 튀기며 말했다. 

"아들아, 예술은 말이다. 그냥 하는 거야. 하면 예술인 거야. 그냥 따복 따복 하고 싶은 얘기를 하는 거야. 하면 예술이고 안 하면 끝인 거야. 그게 다야. 그것밖에 없어."

(중략)

돈 걱정 않고 삼겹살 외식이라도 즐겨할 수 있었던 장사를 접었던 진짜 이유는 잔머리 그만 쓰고 '예술'을 하고 싶어서였다. 거창한 예술 말고 우리가 흔히 "와우, 예술인데!" "오, 예술이다!" 할 때 그 예술이다. (중략) 삶이 예술이 된 뒤로 그토록 밝히던 돈 생각이 잘 안 나는 것도 신기하다. 

예술은 너무 쉽다. 그냥 하면 된다.

(위의 책 202쪽)


저는 이것이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노래를 만드는 자세라고 생각해요. 예술이라고 너무 어렵게 생각할 필요 없어요. 하고 싶은 얘기가 있으면 그냥 따복 따복 하면 됩니다. 


채널 예스 덕분에 읽고 싶고, 읽어야 할 책이 또 따복 따복 쌓여갑니다. 하루하루 사는 게 그래서 재미 나요. 읽고 싶은 책이 많아서~


버스 운전을 하면서 몸은 힘들고, 사람에 치여 마음이 힘든 와중에도, 글을 쓰는 허혁 작가님을 보면서 생각합니다. 

'아우, 삶이 그냥 예술이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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