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9일차

마지막날은 일정에 끼워주기도 애매하네요. 타이베이 공항에서 오전 7시 50분 출발편이거든요. 일주일 남겨놓고 급하게 사느라 싼 표가 별로 없었어요. 남은 저가항공권의 특징은 시간이 애매하다는 것. 에바항공의 경우, 인천 출발이 오전 7시 10분, 유니항공은 타이페이 출발이 아침 6시 55분이었어요. 둘 다 왕복 25만원이라 싸긴 한데, 새벽 5시까지 인천공항이나 타오위안 공항까지 가자니 엄두가 안 나네요.

국적기인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는 시간대는 좋은데 30만원이 훌쩍 넘습니다. 기껏 싼 표를 사고도 택시비가 더 나가거나, 낯선 도시에서 새벽 4시에 택시를 잡으려고 헤매기도 합니다. 하루 더 머물러봤자 숙박비만 더 나가기도 하고요. 어려운 선택이지요. 그나마 부킹 닷컴에 들어가 지도를 보며 타오위안 공항 근처 숙소를 검색하고, 그중 공항 환송 서비스가 제공되는 곳을 찾았어요. 영어 리뷰를 뒤지니, 공항이 가까워서 이른 아침에 출발하기 편하다는 곳이 있어 그곳을 예약했지요. 밤새 비행기 이륙 소음에 잠을 설치긴 했지만... ㅠㅠ (다 이런 식이지요. 모든 걸 가질 순 없어요.)

 

 

(타오위안 공항 내, 타이완 자전거 여행 홍보 갤러리. 언젠가는 대만 자전거 일주에 도전!)

 

9일차 경비
공항 환송 서비스 200
기념품 675
우롱차 25

총900원 = 28000원

9일간 경비 총합 513000원
항공권 250000원
총 763000원

 

8박9일간 76만원 정도 썼네요. 이 정도면 만족입니다.

 

타이베이 여행은 3박4일이나, 4박 5일도 괜찮을 것 같아요. 용산사나 썅산 트레킹, 타이베이 101 스카이워크 등 전철 타고 다니는 시내 관광을 추천합니다. 외곽으로 나간다면 예류나 핑시선 투어(스펀 폭포)도 좋아요. 지우펀이나 진꽈스는 취향을 탈 수 있어요. 타이루거는 거리가 멀어 일정에 여유가 있을 때만 추천합니다.

저는 저예산 여행족이라 데이터 로밍도 하지 않았어요. 대신 트립어드바이저 어플에서 타이베이 편을 다운로드받아서 그걸 보며 다녔어요. (대만에서 '포켓몬고' 게임을 즐기시려면 데이터 로밍이 필수입니다. 대만 관광청 무료 와이파이가 있긴 한데, 잘 안 잡혀요.)

트립어드바이저 추천 타이베이 명소 베스트 5를 소개합니다.

1. 코끼리산 트레킹 (썅산 트레일)

(오후 5시에 올라, 석양과 야경을 보고 내려오시는 편을 권해드립니다.)

 

2. 용산사

(저녁에 가서 근처 야시장까지 한번에 돌아보세요.)

 

3. 장개석 기념관

(이곳에서 걸어서 융캉제까지 갈 수 있어요.)

 

4. 마오콩 곤돌라

(탑승비용이 올랐어요. 일정이 촉박하다면 패스하셔도...)

 

5. 고궁 박물관

(문화재와 역사에 관심이 있다면, 꼭 이른 아침에 여유롭게 돌아보세요.)

그외에, 등산이나 트레킹을 좋아하신다면 양민산 국립공원,

아이랑 오셨다면 타이베이 동물원,

쇼핑을 좋아하신다면 타이베이 101이나 시먼딩을 추천합니다.

(위 여행지에 대한 정보는 앞에서 소개한 8박9일동안의 상세한 일정을 참고해주세요.)

 

 제 인생, 첫번째 배낭여행은, 대학 4학년 여름방학 때 떠났어요. 졸업하고 취업하면 장기 여행은 못 갈것 같아 마지막 방학을 이용해 여행을 떠났지요. 취업도 안 된 상태에서 겁없이 유럽 비행기표부터 끊었습니다. '인생 마지막 기회인데 놓칠 순 없지.'하고 떠났는데, 돌아올 때는 '이 재미난 걸 앞으론 못 한다고? 그럴 순 없지!' 하고 생각했어요.

삶의 갈림길마다, 여행이 선택의 기준이었어요. 졸업하고 외국인 회사에 간 것도, 프리랜서 통역사가 된 것도, 90년대 당시로선 드물게 해외에 나갈 기회가 주어졌기 때문이고요. PD가 된 후, 예능에서 드라마로 전업할 때도, 드라마 피디는 작품이 끝나면 장기휴가를 갈 수 있다는 점이 메리트로 작용했습니다. (일보다는 노는 게 우선! ^^)


 

대학 4학년 때, 취업 준비하느라 마지막 방학을 놓쳤으면 어땠을까요? 삶의 가장 큰 즐거움을 모르고 살았을 거예요. 마지막 기회는 무조건 잡아야합니다. 그래야 나중에 후회가 없어요.

 

나이 들어 연금 타서 여행 다니는 게 꿈인데요. 대만은 거리도 가깝고, 물가도 싸고, 안전하고, 인심도 좋아, 이래저래 노후 여행지로 안성맞춤인것 같아요. 늙어서 여행을 가려면 어떡하면 되나요? 네, 젊어서 먼저 가봐야 합니다. 나이들면 새로운 일에 도전하기 겁나거든요. 익숙한 곳이라야 나이들어 다시 갈 수 있습니다.

2017년 새해에도, 여행자로 살고 싶어요. 가자 가자, 세계로 가자!

Posted by 김민식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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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섭섭이 2016.12.26 07:3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대만 여행기 마지막편이네요. 대만 여행기 읽으면서 대만에 대해 조금이라도 알게 되어서 앞으로 대만 여행가면 많은 도움이 될거 같아요. 그 동안 여행기 재미있게 잘 봤습니다. 총 경비를 보니 정말 초초저가 여행이었네요. 혼자 대만 여행가게 되면 한번 도전해봐야겠어요. 가능할지는 모르겠지만. ㅎㅎㅎ 저도 젊어서 여행은 많이 해보는게 좋다는 생각이어서 2017년에는 2016년 못한 여행 많이 가려고 계획중입니다.

    2017년 새해에도 여행자로 사시는거 응원하겠습니다. 그리고, 여행가시면 여행기도 자주 남겨주세요. PD님 여행기보면 바로 떠나고 싶은 생각들게 하는 여행 자극제로 최고니까요. ^_______________________^

    • 김민식pd 2016.12.27 08:5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는 가급적 초저가 여행을 고집합니다. 돈이 많이 드는 여행에 길들여지면, 돈을 많이 벌어야하고, 그럼 돈 버느라 여행을 못다니는 불상사가 벌어지거든요.
      가장 좋은 일은, 돈을 들이지 않고 하는 일이지요.
      여행도 어쩌면 서울 둘레길 여행처럼 돈 한 푼 안드는 여행부터 즐겨야 할 지도. ^^

    • 섭섭이 2016.12.27 14:56  댓글주소  수정/삭제

      네, PD님 말씀이 맞아요. 돈 많이 벌다가 여행 못가면 안되죠. 서울 둘레길은 PD님이 써주신 블로그 내용보고서 꼭 가보자라고 다짐했던 곳이었는데.. ㅋㅋㅋ... 돈을 들이지 않고 즐겁게 하는 여행 저도 가게 되면 내용 공유하도록 할께요 ^^

  2. 첨밀밀88 2016.12.28 08:4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네 나이들어 할꺼는 미리 해봐야 한다...ㅋㅋ

  3. Hayan 2017.01.01 09:0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극심한 스트레스에 못이겨 신청한 여행이 시작이 되어 지금 때만 되면 여기저기 방랑중입니다. 대부분 혼자가는 편인데, 시선 의식 안해도 되고 외국인도 만나고 믿기힘든 풍광도 맞이하고... 이외에도 좋은건 이루 말할 수도 없습니다. 내가 루트 짜고 다니면 갑자기 더 있고 싶으면 더 있어도 되고, 별 감흥없는 곳은 즉시 떠나면 되니 내가 뭘 좋아하는지도 잘 알게 되더라구요. 저는 여행 다니기 위해 돈 법니다 ㅎㅎ 타이트한 예산으로 다니는 여행이어야 그 지역의 진짜를 만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해요 ㅎㅎ 글 잘봤어여. 늘 행운이 따르시길. 특히 건강과 안전의 행운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