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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늘한 간담회3

구속과 자유, 그 촘촘한 경계 사이에서 공짜로 즐기는 미디어 중 웹툰이 있다. 예전에는 만화방에 가서 빌려보던 만화, 요즘은 집에 앉아 공짜로 본다. 그런 점에서 웹툰은 중년의 덕후가 발견한 새로운 장난감이다. 내가 요즘 즐겨보는 웹툰은 윤태호 작가의 '미생'이다. 3일 연휴를 맞아 집에서 뒹굴거릴 분들은 일독을 권한다. http://cartoon.media.daum.net/webtoon/viewer/15039 이 만화의 압권은 그 제목이다. '미생, 아직 살아있지 못한 자' 취업을 위해 인턴을 시작한 한 바둑 기사의 이야기다. 인턴이나 취업 준비생들의 삶을 한마디로 축약한 단어가 미생, 아닐까? 놀고 먹는 백수도 아니고, 그렇다고 직장인도 아닌... 위태한 형국에 놓인 바둑판의 돌이다. 아직 죽은 수도 아니고, 그렇다고 산 수도 아닌... .. 2012. 5. 26.
어느 나꼼수 팬의 나꼼수 출연기 난 지독한 덕후다. 사람들과 어울려 노는 것보다 혼자 무언가에 빠져서 지내는 걸 더 좋아한다. 덕후의 최종 단계가 무언지 아시는가? 직접 만드는 것이다. 외대 통역대학원을 다니며, 일상 영어 표현을 익히기 위해 청춘 시트콤 '프렌즈'를 시청하다 그만 중독되어 버렸다. 그래서 한국판 '프렌즈'를 만들고 싶어 MBC에 입사했다. '남자셋 여자셋'의 조연출을 맡고, 나아가 청춘 시트콤 '뉴논스톱'의 연출로 데뷔하게 된 것도, 나 자신 지독한 시트콤 마니아이기 때문이다. 무언가를 좋아한다면, 미친듯이 좋아해야한다. 즐기고 비평하는 것도 좋지만, 나만의 것을 만드는 단계까지 가야 진정한 덕후라 할 수 있다. 나는 '나꼼수'의 오리지널 팬이다. 매스미디어의 피디로서 소셜미디어의 스타를 소개한 것이 작년 6월의 일이.. 2012. 5. 25.
숙박왕 김재철 헌정방송 '서늘한 간담회' 내 인생은 생각할수록 참 찌질하다. 나는 남들 다 하는 술, 담배, 커피, 이런거 할 줄 모른다. 돈 안 들이고 사는 방법을 연구해서 블로그에 올리는 게 유일한 취미다. 이렇게 찌질한 내가 파업을 선동했다고 정직 3개월 처분까지 받았으니, 인생 더 찌질해졌다. 그런데..... 나 못지않게 찌질한 인간들이 모인 집단이 있다. 바로 MBC 총파업을 이끌고 있는 마봉춘 노동조합 집행부다. 월요일 인사위 결정으로 홍보국장 이용마 기자가 해고되었다. 해고는 살인이다. 살인 징계가 나왔으니, 이제 집행부가 모여 삭발하고, 단식하고, 송출탑 점거하고, 사무실에 휘발유도 갖다놔야 남들 보기에 모양새가 산다. 그러나... 집행부가 하나같이 찌질한 터에 삭발하자 그러면, "아직 날씨가 쌀쌀하던데..." 단식하자 그러면, .. 2012. 3.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