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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9.01.08 이즈미르의 항구도시, 쿠사다시 (11)

2018 터키 여행기 7일차 (2편)


셀축 버스 터미널에서 쿠사다시로 가는 버스를 탑니다. 쿠사다시는 이즈미르의 바닷가 마을인데요. 크루즈 기항지로 유명합니다. 에페수스를 보러 오는 거지요. 쿠사다시 항에 정박하고 30분 거리에 있는 에페수스로 데이 투어를 갑니다. 나이들면 지중해 크루즈도 재미있을 것 같아요. 그리스나 터키에는 바다를 옆에 낀 관광지가 많거든요. 크루즈는 편해서 좋아요.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도시에 도착하고, 식당이나 숙소를 찾아 헤맬 필요가 없어요. 배 안에서 숙식, 이동이 다 해결되지요. 좀 비싸도 참 편리한 여행 스타일입니다

버스 앞자리에 탄 꼬마와 피카부를 합니다. 세계 어디를 가든 아이들이 다 좋아하는 장난이지요. 아이가 의자 뒤로 고개를 숙였다가 나타날 때마다 온갖 바보스러운 표정을 다 짓습니다. 집에서 민지 민서를 키우며 익힌 숙련된 기술입니다. 어린 애들은 다 뒤집어집니다. 국적 상관없습니다. ^^ 

쿠사다시, 생각보다 큰 도시네요. 처음 온 도시 방향을 잡으려면 일단 번화가를 따라 한 두 블록 걸어봅니다. 시청 건물이 보입니다. 시청 앞에는 실개천이 흐릅니다. 물이 흐르는 방향 따라갈까요? 개천은 바다로 이어지고 해변이 나올테니까요.

데이터로밍 없이 여행하다보니 길찾기가 항상 수수께끼 풀이 같습니다. GPS가 없던 시절부터 여행을 해서 불편하지는 않아요. 데이터 로밍이 더 싸지는 날을 기다립니다.

론리 플래닛 책에 있는 지도를 보니, 오래된 상점가를 따라 걸어가면 해변이 나온다는군요.  

식당 간판에 'Since 1894'라고 적혀 있어요. 네, 1984가 아니라 1894입니다. 120년도 넘은 식당이 성업중인 이 곳, 쿠사다시의 올드 바자입니다. 

바닷가에 오니 해산물 시장도 있고, 각종 해산물 요리를 파는 식당도 있어요. 

저 멀리 유람선이 보이네요.

유람선은 늙어서 타고, 아직은 젊으니까, 걸어서 해변 산책을 합니다. 

쿠사다시, 도시 이름이 예쁘네요. 무슨 과자 이름 같아요. 쿠크다스. ^^

저는 여행 할 때, 바닷가에 앉아 멍 때리는 걸 좋아합니다. 가장 멋진 풍광을 가장 저렴하게 즐기는 곳이 바닷가 벤치지요.

해변 카페에서 클래식 버거 세트를 시켰어요. 포테이토랑 콜라까지 포함해서 16 리라, 3200원. 

담배 냄새에 민감한 편인데, 노천 카페라 그런지 옆 테이블에 아저씨가 담배를 피웁니다. 놀라운 건 옆에 열살 도 안 된 어린 아이가 있는데도 담배연기를 뿜어댑니다. 부인도 뭐라 그러지 않아요. 간접흡연에 대해 너그러운가 봐요. 하긴 우리도 10년전엔 그랬지요. 

항구 앞 커다란 요새같은 건물이 있는데요. 캐러밴서리입니다. 실크로드를 오가는 무역상들의 숙소였지요.

불과 100년전만 해도, 태어난 곳에서 반경 100킬로를 벗어나지 못하고 죽는 게 다반사였어요. 그런 시절에 낙타에 짐을 싣고 사막을 건너, 다른 나라, 다른 문명을 본다는 건 어떤 의미였을까요? 목숨을 걸고 길을 떠난 자들만이 볼 수 있던 풍광을 이제는 누구나 볼 수 있어요. 여행의 시대니까요.

무역상들이 오가는 곳에 만들어진 쿠사다시 바자. 기념품과 식당으로 가득한 거리, 눈요기만 하고 갑니다. 극단적으로 돈을 아끼는 배낭족인지라... ^^ 이제 다시 셀축으로 돌아갑니다. 

셀축 숙소의 가든 레스토랑입니다. 아침 식사가 여기에 차려지지요. 다음날 아침 공항가는 기차에서 먹을 요량으로 바나나 4개, 감자칩, 커피음료를 샀는데 총 8리라, 1600원. 한국에서는 셋 중 하나만 사도 1600원이 넘는데 셋이 합해서 1600원이라니 참 쌉니다. 환율 덕인지, 터키 생필품 물가는 진짜 저렴합니다. 나중에 장기 배낭 여행으로 다시 오고싶어요. 한 달 정도 이곳 저곳 다니며 여행해도 좋을 것 같아요. 풍광은 유럽인데, 물가는 동남아입니다. ^^

저녁엔 숙소에 있는 가든 레스토랑에서 치킨 케밥을 먹어요. 18리라, 3600원. 식사 후, 동해안 자전거 여행기 글을 다듬습니다. 터키에서 동해안 자전거 여행기를 썼어요. 지금은 지난 가을에 다녀온 터키 여행기를 정리합니다. 

이날은 오전에 시린제를 다녀오고 오후에 쿠사다시를 다녀오려고 했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짧게 걸렸어요. 버스가 15분 배차라 금세 가기도 했고 1시간 정도 돌아보면 되는 동네라 그러기도 했고요. 결국 오후에 돌아와서 휴가 중 가장 좋아하는 일과를 즐겼지요. 바로 낮잠입니다. 그나마 일찍 깼어요. 침대에 누워 딩굴거리며 책을 읽기도 하고 넷플릭스로 영화를 봤어요. 그것도 싫증나면 키보드를 휴대폰에 연결해 글을 씁니다. 

하루종일 놀면서 한가할 때, 가장 하고 싶은 일이 글쓰기가 되어버렸어요. 글을 쓰는 게 제일 재미있어요. 이날 하루만 해도 소설을 읽다 글을 한 편, 여행기를 한 편, 자꾸 쓸 거리가 떠올랐어요. 여행을 통해 온 몸의 감각이 자극을 받는 덕분이 아닐까 싶어요. 한가하니까 온갖 생각이 다 드는 것 같기도 하고. 어쩌겠어요. 글이 마려울 땐 글을 써야지. 한때는 영어 공부가 그랬는데요. 요즘은 글쓰기에요. 질릴 때까지 해보렵니다.

다음 여행기로 돌아올게요~

Posted by 김민식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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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보리보리 2019.01.08 06:4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글도 쓰고 낮잠도 자가며 최소 한달은 다녀야 여행이라 하겠어요. 50대 배낭족 멋져요. 이대로 80에도 배낭족 가능하실듯요. 담에 까꿍 함 보여주세욤~♡

  2. 안천사 2019.01.08 07:0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터키의 매력에 빠져들고 있습니다.
    피디님의 글에 매번 영업당하는 느낌입니다.
    아침여행 잘 했습니다^^

  3. 섭섭이짱 2019.01.08 07:1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메르하바 (안녕하세요)

    쿠사다시... 과자이름 같기도 하고..
    쿠사한테 이거 다시 해봐라고
    말하는거 같기도 하고...ㅋㅋㅋ
    오늘 터키 도시 이름..
    확실히 기억하고 갑니다 ^^

    중국인들이 아직 몰라서 그런건지
    바닷가 주변이 한적하고 조용하네요.
    딱 제 타입이네요..
    터키 물가 싸네요. 먹는거 양도 많이 주고...

    요즘 모 프로에서 혼자이신 어머니, 아버님이
    크루즈 여행하는데 정말 재밌어보이더라고요.
    그래도 전 배멀미 때문에 고민이 ㅋㅋㅋ

    블로그 글 한편 쓰기도 어려운데
    헉.... 계속 글감이 떠오르시나 보네요..
    저도 질리때까지 글을 써보고 싶네요..

    그럼, 다음 여행기 기다리겠습니다.

    테쉐쿠르 에데림(감사합니다)

  4. 2019.01.08 07:2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사진하고 같이 보니까 직접 여행하는 것만치 재밌어요
    드라마 피디님이라 그런지 사진도 리얼리즘 있게 잘 찍으셨어요
    딴 얘긴데요 며칠전에 피디님이 올린 "새해에는 딴짓을 권한다"라는 글을 보고 문화충격을 받았답니다
    직장생활 하면서 통번역 대학원 준비할때의 하루 일과 잠깐 보여주셨잖아요
    하루를 그렇게 집중적으로 살아야지 이 험난한 사회에서 살아남을수 있구나 싶어서요 저도 흉내라도 조금씩 내봐야겠습니다.

  5. felucca 2019.01.08 08:1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늘도 생생한 여행기 즐겁게 보고 갑니다.
    여행지의 모습도 즐거웠지만,
    마지막에 하루종일 놀면서 하고싶은 일이 글쓰기가 되셨다니... 정말 놀랍고 부러울뿐이네요.
    피디님 블로그에서 글을 읽다, 책도 찾아보고, 영어책한권 외워보기도 시작했는데,
    요즘 제 마음을 다스리고 정리하기 위해 매일 글쓰기도 해보려는데...
    생각보다 쉽지가 않더라구요.한줄 쓰기가 왜이리 힘든지요.
    언젠가 저도 '제일'까지는 아니어도 재밌는 일 중 하나가 글쓰기가 되는 날이 올까요..^^

  6. 꿈트리숲 2019.01.08 08:2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웃음과 눈물이 만국 공용어인 것 처럼 아이들에겐
    까꿍이 친해지는데 제일 효과 만점인 것 같아요.
    터키의 아이든 한국 아이든 아이들의 웃음은 언제나
    행복감을 주네요.

    저도 크루즈 여행이 살짝 땡기기는 하지만
    아직은 비행기로, 두발로 찾아 다니고 싶어요.
    먹거리도 현지에서 맛보고 싶고, 타지의
    낯선 환경에 오래도록 저를 맡겨보고 싶네요.

    그나저나 터키화가 쌀때 여행을 다녀오고 싶은데,
    일단은 오늘도 눈요기만 하고 갑니다.~~~^^

  7. 아리아리짱 2019.01.08 08:3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pd님 아리아리!
    피디님 저는 아직 영어가 마려워요!
    이 마려움은 운제 해소 될련지...
    하루빨리 글쓰기가 마렵기를 바라면서
    오늘도 영어의 바다로 풍덩!

  8. 하하하 2019.01.08 10:0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깜짝 놀랐습니다.
    글이 마렵다니. 전 한 번도 경험을 못 해본지라.
    저에게 글쓰기는 숙제 같아요.
    쓰기는 싫지만 잘 쓰고 싶은 욕심만 있어요.
    쓸거리도 없고요.
    김민식 피디님처럼 매일 쓰다보면
    글이 마려운 경험을 하게 될까요?
    그럴 것 같아요.
    왜냐하면 제가 지금 영어책 읽기에 푹 빠졌는데
    하루종일 책만 읽고 싶거든요.
    지금은 스탠드업코메디언 트래버 노아의
    《 Born a crime》을 읽고 있어요.
    막 ' Go Hitler!' 부분을 읽었는데 너무 웃겼어요.
    카페인지라 소리 안 내고 웃느라 애먹었어요.
    아직은 가장 하고 싶은 일이 영어책 읽기인데,
    글쓰기도 좋아할 날이 올지
    괜히 궁금해집니다.
    오늘도 글 올려주셔서 고맙습니다.

  9. 김수정 2019.01.08 19:5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름만 알았던 터키라는 나라의,
    해변 마을을 걷고,
    해변카페에서 저렴한 클래식 버거를 먹고,
    조식으로 치킨케밥까지 먹은 기분입니다.
    눈호강 입호강 대리만족 제대로 했네요.
    읽기의 좋은 점인 것 같아요.
    터키로도 데려다주고
    치킨케밥도 구경시켜주고
    앉아서 우주 여행도 하고ㅎㅎ
    한정된 시간과 비용으로 즐기기에 가성비 갑입니다~^^

  10. 오또기 쭘마 2019.01.09 06:0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는 어렸을 때부터 멀미가 심했어요.
    아무래도 하루에 몇 대 안오는 깡촌에서 커서 그런것 같아요.
    어렸을 땐 버스만 타도 멀미를 했을 정도였거든요.
    배멀미도 걱정되고 걷는 걸 워낙 좋아해서 매일 산에갈정도니
    제가 터키를 간다해도 피디님처럼 뚜벅뚜벅 걸어서 여행할 것 같습니다.

    피디님을 보면서 여행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됐어요.

    여행을 가면 쫓기듯이 이곳저곳을 다니기 바뻤는데
    여유롭게 낮잠을 자고 책도 읽고 글까지 쓰시는 모습에
    저도 그런 느긋하고 나를 돌아볼 수 있는 여행을 꿈꿔봅니다.

  11. 헤니짱 2019.01.09 09:2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쿠크다스에서 빵 터졌어요 ㅎㅎ 역쉬 센스쟁이 김피디님 ㅎㅎ
    오늘 아침 김피디님 덕분에 터키여행 잘하고 일 시작합니다~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터키여행 그날을 꿈꾸며~ 오늘 화이팅입니다~
    날씨가 많이 추워요~ 모두들 감기 조심하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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