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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짜 영어 스쿨

7번 읽기 공부법

by 김민식pd 2016. 2. 5.

2016-23 7번 읽기 공부법 (야마구치 마유 지음 / 류두진 옮김/ 위즈덤하우스)

 

도서관 베스트셀러 코너에서 이 책을 봤다. 워낙 유명한 책이니까 한번 읽어봐야지. 그런데 읽다보니, '내가 예전에 이 책을 어디서 봤는데?' 생각해보니, 아내가 예전에 큰 애 읽힌다고 서점에서 사 왔던 책이다. 집에 와서 아이에게 물어보니 책장 구석에 꽂혀있던 책을 빼주더라.

"읽어봤어?"

"아니."

"아빠가 먼저 볼게?"

"응."

 

책 제목이 공부법인데, 이걸 중학생 아이가 읽을 턱이 있나.(^^) 책을 보니 발행 석달만에 초판 38쇄로 나왔다. 그 많은 책을 누가 다 샀을까? 아마 중고생 엄마들이 샀을 거다. 아이에게 읽히고 싶은 욕심에. 책의 프롤로그는 이렇게 시작한다.

"마유 씨는 도쿄대를 수석으로 졸업했어요."

그렇지. 동경제대를 수석 졸업한 사람이 쓴 학습법이라면 모든 엄마들이 혹할만 하지.

'당신이 이 책을 집어 든 이유는 현재의 자신이 완전히 만족스럽지 못해서가 아닐까? 다시 말해 당신 안에는 이미 향상심이 자리 잡고 있을 것이다. 향상심만큼은 결코 배워서 얻을 수 없다는 것이 내 지론이다. 따라서 향상심을 지녔다면 어떤 축복받은 재능보다 뛰어난 자질을 갖춘 셈이다.'

(같은 책 5쪽)

엄마들이 책을 집어든 이유는 자신보다, 아마 자신의 아이가 만족스럽지 못해서일 것이다. 미안한 얘기지만 작가의 말대로 향상심은 절대로 배울 수 없다. 공부는 오로지 자신에게만 적용시킬 수 있다. 아이에게 향상심을 가지라고 하는 건 그냥 강요고 잔소리다. 이런 책을 사면, 아이에게 읽히기보다 그냥 부모가 읽고 실천하면 된다. 그게 진짜 공부다.

 

 

 

다독비결 23.

나는 딸아이의 책을 자주 읽는다. 아이 엄마가 읽으라고 사놓은 좋은 책이 있으면, 가져다 내가 읽는다. 부모도 읽지 않을 책을 아이에게 주는 건, 그냥 숙제다. 공부가 그렇게 좋다면, 직접 하면 돼지. 아이가 읽은 책을 부모가 따라 읽고 이야기를 나눠도 좋다. 아이의 책을 함께 읽는 것, 이것도 다독의 비결이다. 

 

'7번 읽기 공부법'을 보니, 이건 영어 공부에 있어 단권화 전략인데, 하는 생각이 든다.

 

2015/12/09 - [공짜 영어 스쿨] - 영어 시험, 어떻게 준비할까요?

여러 권을 읽기보다 한 권을 여러 번 읽는 것이 더 효과적인 공부다. 다만 책에는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 있다.

'7번 읽기에서 1회당 속도는 빠를수록 좋다. 나는 300페이지 분량의 책을 1회당 30분 정도로 읽는다. 이것은 결코 속독이 아니다. 특별한 재주가 있어서 빨리 읽는 것도 아니다. 그야말로 단순한 통독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정도 시간에 읽기를 끝낼 수 있다. (중략)

사회인이 되면 독서에 많은 시간을 들이기 어렵다. 하지만 통독은 매회 30분에서 1시간밖에 걸리지 않아서 많은 시간을 들이지 않더라도 도중에 끊지 않고 한 권을 다 읽을 수 있다 (중략)

매회 30분에서 1시간씩 하루 1번의 속도로 읽으면 딱 1주일에 7번 읽기를 할 수 있다.

300페이지 분량의 책을 1주일 동안 7번 읽기로 다 읽는다면 총 소요 시간은 보통 읽기를 1번 할 때와 거의 비슷하거나 어쩌면 조금 짧은 정도가 될 것이다'

(같은 책 60~61쪽)

이해가 가지 않아 몇번을 다시 읽어도, (아마 7번을 읽어도?) 이 부분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어떻게 300페이지짜리 책을 30분에 다 읽을 수 있을까? 심지어 속독도 아닌데? 30분만에 학습서를 읽는다고 공부가 될까? 이것이 7번 공부법의 핵심 노하우일듯한데, 그렇게 책을 빨리 읽는 비결은 책에 나오지 않는다. 아마 내가 책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탓인가 보다. 혹시 답을 아시는 분은 댓글로 꼭 알려주시라.

저자 야마구치 마유는 자신은 머리가 특별히 좋은 사람이 아니라고, 좋은 공부법을 찾아낸 덕분이라고 강조한다. 내가 보기에 작가가 대단한 건 끝없이 노력한다는 점이다. '대학 입시가 끝나면, 공부 안 할거야!' 하는 각오로 열심히 공부해서 동경대에 입학했다. 그는 다시 사법 시험 을 준비한다. '사시에만 붙으면 공부는 안녕이야!' 라는 각오로 미친듯이 공부해서 또 합격한다. 하지만 사시 합격 이후로도 공부를 멈춘 적은 결코 없단다.

'하나의 목표를 달성하면 또 다음 목표를 달성하고 싶어진다. 더 높은 곳을 목표로 하고 싶다. 이 책을 쓰고 있는 지금도 나는 한창 공부중이다.

"그렇게 살면 힘들지 않아요?"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다. 힘들지 않다면 거짓말이겠지만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공부하는 목표가 있는 인생은 힘든 일이 있기 때문에 즐거운 일도 있다. 공부하는 목표가 없는 인생은 힘든 일이 없는 반면에 즐거운 일도 없지 않을까.' (중략)

인생은 괴로움과 그 뒤에 찾아오는 즐거움의 반복이다. 그리고 아마 괴로움과 즐거움의 양은 같을 것이다. 괴로운 공부 시간이 길면 길수록 그 뒤에는 응축된 쾌감, 즉 달성감과 만족감을 얻을 수 있다. 반면에 다음 목표가 없다면 괴로움도 즐거움도 없는 평탄한 일상뿐이다.

인생에서 어느 길을 선택할지는 가치관의 문제곘지만, 나는 즐거움도 괴로움도 없는 평탄한 일상보다는 향상심을 지니며 공부하기 위해 노력하고 그 결과 목표를 달성하는 일상이 더 행복하다고 생각한다.'

(같은 책 152~154쪽)   

영어 학습법에 대해서 글을 쓴다고 하면 아내는 코웃음을 친다. 

'별 대단한 노하우도 없는 사람이 뭐 그런 걸로 글을 쓴다고.'

 

영어를 독학으로 공부하고, 통역대학원에서도 나름 선전하는 걸 보고 아내는 내가 머리가 무척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단다. (그래서 결혼했겠지?) 그런데 내가 일본어를 공부하는 걸 옆에서 지켜보니, 미련해도 그렇게 미련한 공부법이 없더란다. 그냥 책 한 권 정해놓고, 들입다 외워버리니까. '저렇게 공부하면 바보라도 다 하겠네.'

'7번 읽기 공부법'을 읽고 느낀 점. 역시 공부에는 왕도가 없다. 그냥 공부하는 순간의 괴로움을 견디고, 그 성과의 즐거움을 누릴 줄 아는 게 다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인생은 등가교환이라는 걸 모른다. 그냥 공부는 괴롭고 끝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학습법의 저자가 공통으로 하는 얘기, 하면 분명히 된다. 이걸 몸으로 익히는 게 진짜 공부다.

 

영어를 독학으로 공부한 후, 자신감이 붙었다. 무엇이든 다 배울 수 있을 것 같았다. 공대를 나온 영업사원이 예능 PD 시험에 지원한 이유도 여기 있다. 일단 뽑아만 주면 연출도 독학으로 배울 수 있으니까. 

 

미련한 방법이라도 열심히 하면 분명히 는다.

공부에 왕도가 없다는 것을 깨닫는 것, 그게 진짜 공부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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