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딸 민지가 다니는 초등학교에 가서 학부모 훈화를 했다.
PD가 되고 싶은 어린이들,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
드라마 PD가 하는 일, 크게 세 가지로 나눈다면, 캐스팅, 촬영, 편집이다.
캐스팅이란, 사람을 만나 매력을 찾아내는 작업이다.
수많은 배우들 중에 누가 나의 드라마 안에서 눈부신 매력을 보여 줄 것인가?
어린이들에게 권하고 싶은 캐스팅 연습은, 주위 친구들의 장점을 찾아보는 일이다.
드라마 한 편 나가면, 배우에 대해 트집잡기는 참 쉽다.
게시판 가보면, 표정이 어색하네, 대사가 어색하네, 수술한 티가 나네...
이건 시청자의 자세이다. 연출자의 자세는 배우를 보며 트집을 잡기보단 칭찬을 해야한다.
아, 이 배우는 이런 표정을 참 잘 짓는구나. 아, 이 친구는 이런 숨겨진 매력이 있구나.
연출이 먼저 배우를 사랑해야, 배우도 자신있게 연기를 하고, 시청자들도 배우를 좋아하게 된다.
남의 단점을 찾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다. 연출의 일은 장점을 찾는 것이다.
주위 사람들의 장점과 매력을 잘 찾아내는 어린이가 되자.
촬영이란, 수많은 스탭들과 함께 일하는 과정이다.
촬영 감독, 조명 감독, 음향 감독, 다 자기 분야의 전문가들인데,
이들 전문가들에게 일일이 지시만 내리며 일 할 수는 없다.
PD의 일은 사람들을 내 뜻 대로 부리는 것이 아니라
모든 전문가들이 즐겁게, 최선을 다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다른 사람들과 잘 협동하는 어린이가 되자.
편집이란, 공동 작업의 결과를 받아들이는 과정이다.
편집실에 앉으면 연출은 늘 좌절한다.
대본을 읽고 머리 속에 그렸던 내용과,
많은 이들의 협력의 결과물로 나온 편집본은 늘 다르다.
이때, 괴로워하지만 말고, 나의 생각에 다른 이들의 의견을 보탤 줄 알아야 한다.
내 생각만 고집하기 보다는, 다른 이들의 의견에도 귀 기울일 줄 아는 어린이가 되자.
마지막으로 어린이들에게 던진 질문,
'우리 집에는 OO는 없고, OO는 많다. 무엇일까요?'
우리 집에 TV는 없고, 책들은 많다.
PD가 되고 싶으면 TV를 보기보다 책을 많이 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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