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디로 24년 일하면서 깨달은 점이 있어요. 소통이란 ‘말을 잘하는 것’이 아니라 ‘잘 듣고 묻는 것’이라는 걸요. 교수로 일하면서 가장 어려운 점은 미디어 전공 학생들의 진로 지도입니다. 제가 MBC에 입사했던 1996년과 비교하면 미디어 시장이 완전히 변했거든요. 저는 요즘의 미디어 산업 환경을 잘 몰라요. 이럴 때 어떻게 해야 좋은 조언을 해줄 수 있을까 고민하다 온라인 코칭 수업을 받았어요. 1년 전에 블로그에 공유했지요.
https://free2world.tistory.com/3145
저는 수업을 듣고 나서 이한주 코치님에게 이런 말씀을 드렸어요. “100세 시대, 우리 모두 인생 이모작을 해야 하는데요. 이럴 때 나의 길을 찾아주는 코치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느꼈어요. 모두가 코칭을 받으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적어도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고 답하는 연습을 통해 셀프 코칭이라도 했으면 좋겠어요. 코칭을 배우면,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줄 수도 있고요. 6개월 동안 수업하신 내용을 혹시 책으로 내주시면 어떨까요? 복습 차원에서 꼭 되새겨보고 싶은 가르침이 많거든요.”
그 말씀을 들은 이한주 코치님이 6개월 동안 집필에 매진하셔서 드디어 책이 나왔어요.
<이토록 멋진 코칭> (이한주 / 학토재)
‘『이토록 멋진 코칭』은 코칭이란 무엇인지, 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지에 대한 질문에서 출발한다. ‘코칭은 전문가만 할 수 있는 특별한 기술’이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누구나 실생활 속에서 코칭의 원리와 기술을 활용할 수 있도록 친절하게 안내한다. 말 대신 ‘듣고 묻는 태도’로 삶을 바꾸고 싶은 독자에게 꼭 필요한 책이다.’
“코칭이란 상대를 직접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배울 수 있도록 돕는 과정입니다.” 이게 코칭의 핵심입니다. 어떤 일이든 철학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좋은 코치가 되기 위해서는 코칭 철학을 갖춰야 하는데요. 코칭 철학이란 코치가 사람을 바라보는 관점을 의미합니다.
어떤 사람의 말과 행동을 살펴보면 그가 상대를 어떤 존재로 여기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인간은 자신이 생각하는 방식대로 행동하기 때문에, 사람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대화하는 태도가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상대를 부족하고 어리석은 존재로 본다면 자연스럽게 가르치고, 지시하고, 고치려는 태도로 말할 것입니다. 반면, 상대를 능력 있고 훌륭한 존재로 본다면 어떨까요? 가르치기보다는 배우려 하고, 지시하기보다는 지지하는 태도를 보이게 될 것입니다. 코치는 사람을 볼 때 3가지를 항상 염두에 둡니다.
1. 인간은 온전한 존재다
‘온전하다’는 것은 결점이 없거나 완벽하다는 뜻이 아닙니다. 인간의 모든 면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태도를 의미합니다. 각 사람을 강점과 약점까지 포함한 하나의 소중한 존재로 인정하는 것입니다. 마치 산길에 핀 들꽃이 크기, 모양, 색깔이 달라도 저마다 예쁜 것처럼, 모든 사람은 그 자체로 가치 있고 아름다운 존재입니다.
2. 인간은 풍부한 자원을 가진 존재다
‘자원이 풍부하다’는 것은 각자가 자신의 삶에 필요한 해결책을 충분히 스스로 찾을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우리 안에는 이미 많은 지식과 경험이 있습니다.
3. 인간은 창의적인 존재다
아이들이 노는 모습을 떠올려 보세요. 모래, 돌멩이, 나뭇가지만 가지고도 얼마나 재미있게 노는지 모릅니다.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상상력과 창의력을 발휘하며, 주변 환경을 활용해 무한한 아이디어를 현실로 전환하는 능력을 보여줍니다. 우리 모두가 창의적 잠재력을 가지고 태어났지만, 성장하면서 점점 창의력을 잃어가며 살게 됩니다.
이 세가지 태도가 제가 피디로 일하며 협업하는 자세입니다. 저는 어떤 배우를 만나든 그를 온전한 존재로 보고 그에게는 자신만의 매력이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저의 역할은 대중이 모르는 그의 매력을 발굴해 사람들에게 소개하는 것이지요. 그러기 위해 제게 필요한 태도는 상대를 좋아하고 또 존중하는 것입니다. 좋아하지 않는 상대에게 매력을 찾아내는 건 쉽지 않거든요.
저는 함께 일하는 스탭들이 각자 자신의 분야에서 최고의 전문가라 생각합니다. 아니, 그런 사람을 모으려고 애를 씁니다. 그 분야에서 많은 지식과 경험을 쌓았기에 어떤 문제라도 해결할 것이라 믿습니다.
그리고 저는 사람의 창의성을 믿습니다. 우리 모두에게는 예술가의 자질이 있어요. 당장 나만해도 그래요. 공대를 나와 영업사원으로 일을 했지만, 예능이나 드라마를 만들 때 어려움은 없었어요. 누구나 창의성은 있어요. 어떻게 개발하느냐가 관건입니다.
스토아 철학자 에픽테토스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사람들은 사건 자체가 아니라, 그 사건에 대한 자신의 해석 때문에 불안해한다.”
즉, 인간의 부정적 정서는 ‘현실 그 자체’가 아니라, 현실을 받아들이는 ‘해석(인지)’에서 비롯된다는 것입니다.
“원하는 것을 추구하고, 원하지 않는 것을 피할 힘이 있는 사람이야말로 자기 삶의 주인이다. 따라서 자유를 원한다면, 타인의 통제 아래 있는 것들을 원하거나 회피하지 말라. 그렇지 않으면 결국 노예로 살 수밖에 없을 것이다.”
제가 재테크 이야기를 할 때, 돈을 벌고 불리는 것보다 더 중요한 건 아끼고 모으는 것이라고 강조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어요. 소득과 투자는 내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닙니다. 오직 절약과 저축만이 내 뜻대로 할 수 있어요. 돈의 주인이 되어야 일의 노예가 되는 것을 피할 수 있습니다.
이 책에 저의 추천사를 실었는데요. 그 글로 마무리를 대신합니다.
‘100세 시대, 우리 모두 ‘코치’가 됩시다. 코치는 답을 주는 사람이 아니라, 상대가 스스로 답을 찾도록 돕는 사람입니다. 24년간 방송 PD로서 질문하고 경청하며 협업해온 경험을 통해 피디와 코치의 역할이 놀랍도록 닮았다는 걸 깨달았어요. 코치는 위계가 아닌 수평의 관계에서, 각자의 잠재력을 끌어올리는 사람이거든요. 이제 우리는 끊임없이 변화하는 환경에서 새로운 길을 모색하며 살아야 합니다. 이때 우리에게 필요한 건 유능한 코치입니다. 코칭이 무엇인지, 왜 필요한지, 그리고 어떻게 실천할 수 있는지, 국내 최정상급 코치에게 배워보세요.’
'짠돌이 독서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를 알고, 나를 믿는다는 것. (15) | 2025.06.19 |
---|---|
작지만 또렷하게 빛나는 삶 (18) | 2025.06.16 |
세전인가요, 세후인가요? (11) | 2025.06.05 |
익숙한 것과 낯선 것의 조화 (18) | 2025.06.02 |
시간 관리의 핵심 (15) | 2025.05.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