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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짜로 즐기는 세상/공짜 연애 스쿨

눈에 띄어야 동기부여다

by 김민식pd 2017. 4. 27.

공부하느라 바쁜 통역대학원 2학년 때, 한영과 신입생 환영회에 달려갔어요. 남자가 신입생 환영회에 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새로 들어온 애들 중에 예쁜 애가 있나 보러간 거죠. 신입생 40명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애가 있어, 그 옆에 가 앉았어요. 다음날부터 저 멀리 그 애가 보이면 달려가서 아는 척 합니다. 후배들이 모여 수다 떠는 자리에 꼭 끼어듭니다. 통대 신입생 시절엔 스트레스가 많아요. 그럴 땐 같이 수다를 떨어야 해요. 까다로운 교수님 흉도 보면서 아이들을 웃겨줍니다. 시험에 필요한 정보나 스터디 자료도 막 가져다 줍니다. 학교 내 이동 동선을 짤 때도 최대한 후배 수업하는 근처로 다닙니다. 우선, 자꾸 눈에 띄어야 익숙해지거든요. 못생긴 남자 얼굴도 자꾸 보면 정이 듭니다. ^^

자습실에 엎드려 자다가도 그 아이가 나타나면, 반듯이 앉아 자세를 바로 잡습니다. 그 후배가 있는 동안엔 흔들림없이 공부합니다. 전체 특강 시간에는 수업 준비도 열심히 합니다. 한번이라도 더 손을 들고 발표하고 질문을 합니다. 최대한 좋은 인상을 심어주려고 노력합니다. 

그 후배는 대학 시절, '서강 TV'에서 방송반 활동을 했다더군요. 그 얘기를 듣고 방송사 지원했어요. '내가 MBC PD가 되면 그 후배도 나를 다시 보지 않을까?' 유치하게도 그런 생각이 있었지요. 네, 그만큼 절박했거든요. 통대 졸업시험과 언론사 입사 시험을 동시에 준비하려니 힘들더군요. 공부가 안 될 땐, 자습실에 가서 후배의 모습을 멀리서 훔쳐봤어요. 다시 불끈! 힘이 납니다. 역시 자기계발을 위한 동기부여에는 짝사랑이 최고입니다!

 

그렇게 만난 후배가 지금의 아내입니다. 아내가 저와 결혼하겠다고 했을 때, 날아갈 듯 기뻤어요. 지금도 매일 새벽에 잠에서 깨면, 잠든 아내의 얼굴을 가만히 봅니다. '내가 어쩌다 이렇게 고운 사람을 얻었을까...' 생각할수록 저 자신이 막 대견하고 신통방통합니다. 졸린 눈을 비비며 일어나 서재로 갑니다. 저런 어여쁜 아내에게 어울리는 멋진 남편이 되기 위해, 오늘도 새벽부터 일어나 책을 읽고 글을 씁니다.

월급도 좋지만, 추가로 인세 수입을 올려 아내에게 행복한 일상을 선물해주고 싶어요. <영어책 한 권 외워봤니?>를 출판사와 계약할 때 받은 선인세 500만원은 전부 아내에게 선물했습니다. 그 돈으로 아내는 딸 둘을 데리고 2주간 미국 동부 여행을 다녀왔어요. 때로는 여자들만의 여행도 필요하거든요. (물론 그 기간 동안, 저는 혼자 타이베이 여행을 다녀왔지만... ^^)

 

회사 업무용 노트북 바탕화면에 깔았던 사진입니다. 일하다 힘들 때면 사진 속 아내를 바라봅니다.

'난 오늘도 당신을 생각하며 참을 것이다.'

지나가던 선배가 놀려요.

"너한테 너무 과분하다."

네, 그래서 노력하는 중입니다. 더 멋진 사람이 되기 위해.

 

자기계발을 위한 동기부여는 연애가 최고입니다.

그리고 동기부여는, 자꾸 눈에 띄어야 합니다.

 

(이 이야기는 다음 글로 이어집니다. 마님 자랑이 본론이 아니어요. ^^

영어 공부를 위한 동기 부여, 어떻게 할 것인가? 이어서 올립니다.)

2017/04/28 - [공짜 영어 스쿨/영어책 한 권 외워봤니?] - 눈에 띄어야 동기부여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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