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베이 7일차 여행기
예류, 스펀, 지우펀 등 타이베이 외곽에 있는 여행지를 다니는 날입니다. 아침에 타이베이 메인역에 가서 예류에 가는 버스를 탑니다. 정거장을 찾느라 30분을 헤맸어요. 올해 초에 작성된 블로그 포스팅을 보고 찾아갔는데 그새 정류장 위치가 바뀌었네요. 포스팅에서는 버스표를 사라고 했는데, 매표소에 갔더니 잔돈을 거슬러주며 그냥 돈으로 내라고 하네요. 2016년 10월에 정류장 위치가 바뀌었다네요. 타이베이 인근지역으로 가는 버스 정류장은 메인역 바로 옆인데도 한참을 찾았습니다. 이래서 항상 아침 일찍 출발합니다. 늘 예상치못한 일이 일어나니까요.
오늘의 첫 장소. 예류 지질 공원입니다. 바닷물의 침식과 풍화작용으로 깎여나간 기암괴석이 해변을 따라 늘어서 있어요. 마치 낯선 행성에 온 듯, SF 영화에 나올법한 장면이 연출되는 곳입니다.
같은 버스에서 내린 한국인 여행객들에게 "안녕하세요?" 하고 인사했더니 화들짝 놀라는군요. "한국분이세요?" 네팔이나 라오스에서 만난 이들은 제가 한국에서 일하다온 이주노동자인줄 알아요. 4살 터울의 20대 자매가 둘이서 여행 다니는데, 참 보기 좋네요. 언젠가 민지와 민서도 저렇게 사이 좋게 여행 다니길 바랍니다. 그때 저는 딸들의 여행경비를 대주는 아빠가 되고 싶어요.
이곳에서 가장 유명한 건 이집트의 네페르타리 왕비를 닮은 바위입니다. 서로 다른 성분을 가진 지층이 다른 속도로 풍화되다보니 세월이 흘러 저런 위태한 모습이 되었다고 합니다. 풍화는 지금도 진행중이라 언젠가는 목이 부러질 운명이라는군요.
여왕 바위 앞에 줄을 서서 사진을 찍는 관광객들을 지나, 산책로를 따라 공원 끝 바다까지 걸었습니다. 저는 바다 산책로를 좋아하거든요.
그런 후 다시 버스를 타고 기륭역에 갔습니다. 기륭에서 버스를 갈아타고 진꽈스로 가기도 하는데요, 저는 버스 여행보다 기차 여행을 좋아해서 핑시선을 타기로 했습니다.
기륭역에서 바두로 가서 다시 루이팡가는 기차를 갈아타고, 핑시선을 탑니다. 목적지는 스펀입니다. 스펀에 도착하니, 열차가 지나간 선로 위에 모인 사람들이 풍등을 날립니다.
대만 관련 TV 프로그램에서 자주 나온 덕인지 풍등을 띄우는 한국인 관광객들이 많군요.
하늘로 날아가는 풍등 구경을 하다, 철로위도 걷고, 산책로를 따라 스펀 폭포까지 갑니다. 역근처에는 군것질거리도 많아 오늘도 점심은 길에서 해결하네요.
스펀 폭포입니다. 작년에 아르헨티나에서 이구아수 폭포를 보며 살짝 걱정했어요.
'이걸 본 후, 세상의 모든 폭포가 시시해지면 어쩌지?'
여전히 새로운 폭포를 보러 가는 건 즐거운 일입니다. 어마어마한 양의 물이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장면은 언제봐도 통쾌하거든요. 이구아수의 기억은 가물가물하고, 새로 만난 폭포에 늘 경탄합니다. 이럴 땐 머리가 나쁜 것도 복이에요. ^^
다시 기륭역에 가서 이번엔 버스를 타고 지우펀으로 향합니다. 한국인 여행자가 많아 버스 정류장도 물어물어 찾아갈 수 있었어요.
지우펀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들었는데, 솔직히 저는 살짝 실망했어요. 작은 골목에 빼곡한 사람들이 줄지어 걸어가는 게 정말 힘들었어요. 심지어 비까지 추적추적 내려 우비를 쓰고 다니려니...
지우펀은 九分 '9인분'이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원래 몇 사람 살지 않는 아주 작은 마을이었어요. 그러다 영화에 나오고 TV에 소개되면서 관광객들이 줄지어 찾아오는 명소가 되었어요. 차도 밀리고 사람도 밀리는데 심지어 어디 한 숨 돌릴 곳도 없어요. 역시 어디든 너무 유명해지기전에 가는 게 최고일듯...
오늘 하루 경비 (대만 돈 1원= 한국 돈 40원)
아침 컵라면 30
예류지질공원 입장료 80
동과차 40
종짜빙?(대만식 전병) 30
수박우유 35
기륭역에서 스펀가는 기차표 38
오징어튀김 150
땅콩아이스크림 40
물 20
저녁 만두 80
총 540원=21600원
숙박 25000원
하루 총 경비 = 46600원
걸음 수 29800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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