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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베이 여행 8일차

 

타이베이 여행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는 맛집 탐방입니다. 다양한 메뉴와 맛있는 요리, 그리고 달콤한 디저트가 있는 곳~ 배낭족의 경우, 줄서서 먹는 식당에서 테이블 하나를 혼자 차지하기가 민망한 게 좀 문제지요. 마지막 날에는 1주일간 다녀본 식당 중 가장 좋았던 곳을 찾아다닙니다. 그래서 융캉제에 있는 딘타이펑 본점에 개점 시간에 맞추어 달려갔습니다. 오픈 10분전에 도착하니 벌써 대기표를 나눠주는 중이군요. 대기시간 8분이라고 뜹니다. 입장은 8시 53분에 시작했고요.

텅 빈 딘타이펑 3층에 혼자 앉아 아침을 기다리는 경건한 순간!

제가 딘타이펑을 알게 된건 마님 덕이지요. 싱가폴에서 파견근무하던 마님에게 갔더니 세계 10대 레스토랑 중 하나에 예약을 했다고. 긴장한 제 표정을 보더니 (마님은 손이 좀 큽니다.) "겁먹지 마. 딤섬 레스토랑이라 별로 비싸지 않아."

마님의 고급진 취향덕에 삶이 더욱 풍성해졌어요. 결혼은 이래서 삶의 스펙트럼을 넓힐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아침을 먹고, 타이베이 동물원으로 갔습니다. 11월 말인데도 오전 10시에 이미 날씨가 푹푹 찝니다. 대만 여행은 겨울이 제 철인것 같습니다. 에버랜드에 판다가 오기 전에, 한국인 여행자들 중 오로지 판다를 보기 위해 이곳에 오는 이도 있었답니다. '쿵푸 판다'를 보고 아이랑 에버랜드에 판다 보러 갔더니, 쿵푸는커녕 하루종일 늘어져 움직이지도 않더라고... 혹시 저거 판다 박제 아냐? 하던 얘기도 있던데요. 사실 그게 판다의 생존전략입니다. 

고기를 먹으려면, 사냥을 해야하고, 민첩하게 움직이는 수고도 감수해야합니다. 판다는 그냥 느릿느릿 풀만 먹고 살아요. 사냥을 하지않기에 북극곰이나 회색곰처럼 몸을 숨기는 위장색을 갖출 필요도 없어요. 눈에 잘 띄는 귀여운 판다의 외모는 이렇게 말하는 것 같아요. "걱정 말아요. 해치지 않아요."


대나무를 먹는 까다로운 식성 탓에 서식지가 제한적이라, 한때 멸종위기에 몰렸지요. 느리고 귀여운 모습이 사람들의 사랑을 끌면서 개체수가 늘어났어요. 타이베이 동물원에서도 판다관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 봅니다. 정문에서 나눠주는 관람시간 지정 티켓을 따로 받아와야 들어갈 수 있어요.


아시아 최대 동물원이라는 타이베이 동물원은 야산에 조성된 꽤 넓은 공원입니다. 이동거리가 만만치 않기에 공원 내에서는 코끼리 열차도 운행중인데요. 입구에서 타고 정상으로 올라가려면 긴 줄에 서서 한참을 기다려야 합니다.


시간을 아끼고 싶다면, 걸어서 올라가며 동물원 관람을 하고요. 정상에 있는 조류관 옆 종점에서 열차를 타고 내려오는 편을 권합니다. 내려오는 줄은 사람이 없어 그냥 바로 탔어요.


나무가지 위에서 자고 있는 코알라. 야생 상태에서는 천적을 피하기 위해 굳이 나무 위에서 잠을 자는데요. 천적의 위협도 없는 동물원 독방 안에서도 굳이 나무가지 위 쪽잠을 잡니다. 넓고 편평한 바닥에서 편안하게 자는 코알라는 안 보이는군요. 불편해도 본능에 충실한 삶이 건강한 삶이라는 걸 알고 있는 거지요.

수십만년 동안 수렵채취 생활을 했던 인간은 원래 운동량이 많았어요. 농경과 공업의 발전으로 이동거리가 짧아지고 교통의 발전으로 운동량이 줄었지요. 각종 성인병이 만연하는 건 어쩌면 너무 편안해진 생활 탓이 아닐까요? 여행 나오면 조금 불편하게 살아보려고 합니다. 불편한 숙소, 낯선 음식, 긴 도보 이동 거리 등등. 불편함에 나를 길들이는 게 여행인지도.


타이베이의 명동거리라 할 수 있는 시먼딩. 오늘은 하루종일 배낭을 메고 다닙니다. 내일 아침 일찍 공항으로 가야해서 숙소를 옮겨야 하거든요. 캐리어 가방보다는 어깨에 메는 배낭에 양손을 비우고 걷는 걸 좋아합니다.


등에 맨 40리터짜리 배낭. 저 안에 DSLR 카메라랑 한국에서 입고 온 겨울 점퍼까지 다 들어있어요. 그럼에도 전체 무게는 5킬로를 넘지 않습니다. 짐을 꾸린 다음 배낭의 무게를 달아보고 7킬로를 넘으면 다시 덜어냅니다. 여행 할 때는, 면도기도 안 챙깁니다. 면도기를 챙기면, 쉐이빙폼도 챙겨야하고, 애프터쉐이브 로션도 챙겨야 하고, 그럼 액체류 기내 반입에 걸려 짐을 부쳐야 합니다. 면도기 하나 챙겼을 뿐인데, 짐이 늘고 여행이 고달파집니다. 무조건 짐이 가벼워야 여행이 즐겁습니다. 면도를 안 해도 불편하지 않아요. 여행은 어쩌면 불편함에 익숙해지는 과정인 지 몰라요.


시먼딩에 있는 스시 익스프레스에서 점심을 먹었어요. 회전초밥집은 혼자 가도 눈치를 보지 않고 혼자 마음 편히 먹을 수 있으니까요.

마지막은 망고 빙수! 시먼딩에 있는 '3형제 빙수집', 망고빙수 한 그릇에 140원입니다. (융캉제에 있는 빙수집을 다들 추천하는데요, 거기는 한그릇에 200원. 혼자 와서 8000원짜리 디저트는 좀 과한 것 같아서 피했어요. 다음에 딸들이랑 다시 오면 그때 도전! ^^) 크고 넓은 지하 매장이 있어 혼자 와도 부담이 적어 좋네요. 


하루 경비 (대만 돈 1원 = 우리 돈 40원)

아침 샤오롱바오 230
동물원입장료 60
사물함 이용료 50
코끼리열차 5
교통카드 충전 125
스시 익스프레스 210원
망고빙수 140원
저녁 우육면 150원
총 970원
숙박 800원
한화 70800원

18000보

 

다음엔 8박9일 대만여행 총결산편을 올릴게요!

Posted by 김민식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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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섭섭이 2016.12.15 09:3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오늘 날씨가 많이 추워졌는데 여행기를 보니 따뜻한 대만으로 바로 가고 싶네요. 판다는 언제봐도 귀여운데 대만가면 동물원도 같이 둘러봐야 겠네요. 딘타이펑이나 초밥, 빙수는 모두 맛나보이네요. 점심 빨리 먹으러 가야겠어요.
    pd님, 수염이 잘 어울리시는데 한번 길러보세요.

  2. 첨밀밀88 2016.12.15 10:2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베낭은 5킬로 넘으면 덜어낸다
    면도기는 가져가지 않는다
    아주 주옥같은 코칭인데요 ㅋㅋ

  3. 프라우지니 2016.12.16 00:1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베낭을 완전 프로처럼 싸십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