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이답이다'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7.05.11 빚이 없어야 자유다 (11)

나름 책을 많이 읽고, 경제 흐름에 대해 잘 안다고 생각하는데요. 그런 저도 이제껏 재테크를 해서 돈을 번 적이 없어요. 한때 남들 다 하는 주식을 했지요. 3천만원으로 시작해서 2년 지나니까 반토막이 나더군요. 그냥 뺐어요. 그래, 안전하게 저축을 하자. 수익률이 좋은 저축성 상품이라 해서 변액 유니버설 연금보험에 들었는데요, 5년 지나고 보니 수익률이 매년 마이너스, 돈을 넣을수록 손해나는 분위기. 결국 중도 해지를 했는데요, 알고보니 초기 사업비가 너무 많아 5년을 넣고도 500만원 넘게 손해보고 뺐어요. 변액 연금도 답이 아니네. 한창 아파트 경기가 좋길래, 그래, 역시 한국은 부동산이지, 하고 아파트를 샀어요. 2007년에 분당 아파트... ㅠㅠ 상투 잡았지요. 1억 빚지고 샀는데, 오히려 값은 2억 넘게 떨어지더군요. 고생고생, 빚을 갚고도, 1억 넘게 손해보고 팔았어요. 지금은 그냥 반전세로 삽니다. 주식이고, 펀드고, 부동산이고, 아무것도 안 해요. 재테크는 무슨...

최고의 재테크는 빚을 지지 않는 겁니다. 주식이든 부동산이든 가지고 있는 자산의 범위 안에서 투자하는 거지, 빚지고 투자하는 건 너무 위험해요. 요즘은 빚을 지는 게 너무 쉬워요. 신자유주의란 곧 '빚의 일상화'입니다. 카드로 물건을 사고, 할부로 차를 사고, 대출로 집을 삽니다. 빚이란 미래 소득을 당겨서 쓰는 것입니다.

92년에 첫 직장에 입사했어요. 영업사원으로 일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습니다. 주위에 '내가 더럽고 치사해서 일 그만둔다!'는 사람 많았어요. 하지만 그만두기 쉽지 않아요. 입사한 후, 차를 할부로 사고, 카드로 살림을 들이고, 대출받아 아파트를 사고 나면, 빚에 덜미 잡힙니다. 아무리 치사해도 회사를 다녀야 해요. 그때 깨달았어요.

'빚이 없어야 자유다'

저는 첫 직장을 다니며 열심히 돈을 모았어요. 월급을 받으면 무조건 다음날 절반을 저축했어요. 남은 돈으로 한 달을 사는 거지요. 만약 빚이 있었다면 사표쓰기 쉽지 않았을 거예요. 그냥 영어 잘 하는 세일즈맨으로 살았겠지요. 저축한 돈이 있기에 회사를 그만두고 나와서 새로운 인생을 꿈꿀 수 있었어요. 

<앞으로 5년, 빚없는 사람만이 살아남는다> (백정선, 김의수 / 비즈니스북스)

저금리 시대, 빚내기가 너무 쉬워요. 온갖 광고가 유혹하지요. 지금 사고 싶은 건 일단 사라고요. 돈을 빌려줄테니, 카드로, 할부로, 마이너스 통장으로 일단 지르라고 말입니다. 심지어 정부도 빚을 권해요. 부동산 경기를 띄워 저성장의 늪에 빠진 경제를 서민들의 빚으로 지탱하려는 속셈이지요.

'결혼 비용이나 아파트 전세, 내 집 마련과 같이 큰돈이 드는 일에 쉽게 빚을 내는 것은 그 빚을 갚는 데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리고, 이자를 비롯한 금융 비용이 얼마나 나가는지를 너무 쉽게 생각하는 데에 원인이 있다. 사람들 대부분이 빚을 갚는 데 걸리는 시간을 실제보다 짧게 생각한다. 예를 들어 1억원의 빚을 갚는 데 얼마나 걸릴지를 직장인들에게 물어보면 평균적으로 '15년'이라고 답한다. 하지만 실제 금융기관의 자료를 보면 평균 24년이 걸린다.'

(위의 책 118쪽)

무섭지 않나요? 1억 갚는데 24년이 걸린다는 자료? 24년 동안 빚의 노예로 살아야 합니다. 회사를 그만두고 싶어도 그만두지 못해요. 꼴통 상사를 만나도 치욕과 오욕을 견디며 24년을 버텨야해요. 

우리 시대의 빚은, 가난해서, 혹은 소득이 없어서 생기는 게 아니에요. 가난한 사람은 아예 은행에서 돈을 빌려주지도 않아요. 금융권에 호구잡히기 가장 좋은 사람이 안정적인 소득을 가진 이들이에요. 열심히 일하는 사람일수록 빚지기 쉬운 구조에요. 잘 버는 사람이 왜 빚을 지느냐? 열심히 살고, 교육에 열성인 부모일수록 빚을 지기 쉬워요. 학군이 좋은 동네로 이사가려다 주택 관련 채무를 지고, 학군이 좋은 동네에서 살다보니 사교육비 지출이 커집니다.

교육에 대한 우리의 욕심이 끝이 없어요. 영어 유치원 보내면, 방학에 필리핀 영어 캠프 보내고 싶고요, 캠프 보내면 조기 유학 보내고 싶고요. 조기 유학 간 아이는 돌아오기 싫어져요. 결국 미국에서 학사 석사 다 하고 싶어지지요. 교육에 돈을 한번 쓰기 시작하면 끝이 없어요.

저자들은 '교육비의 상한선'을 연봉의 15퍼센트로 정해두라고 충고합니다. 그 선을 넘기면 아무리 월급 안에서 지출하는 돈이라 해도 잠정적인 빚이라는 거지요. 당장은 수입이 지출보다 많은 것 같아도 정년퇴직으로 수입이 줄거나 끊기는 상황을 대비해야 합니다. 자녀의 대학 진학이나 결혼처럼 지출이 갑작스레 늘어나는 것도 준비해야 하고요.

우리는 점심 메뉴 하나를 고를 때도 가성비를 따집니다. 같은 돈을 들여서 더 큰 만족을 얻을 수 있는 길은 무엇일까? 가격 대비 성능비란, 분모가 가격에 분자가 만족도인 수식입니다. 가성비를 높이는 가장 쉬운 방법은 분모인 가격을 낮추는 길입니다. 가격 비교 사이트에 가서 검색해보세요. 가성비 높은 대부분의 제품은 일단 가격이 쌉니다. 비싼 제품이 돈 값에 걸맞는 높은 만족을 주기는 쉽지 않아요. 그런데 우리는 사교육을 시킬 때, 가성비를 따지지 않습니다. 아니, 따질 수 없어요. 결과가 눈 앞에 보이지도 않고, 인과관계가 뚜렷이 나타나는 것도 아니거든요. 한 달에 수십만원, 수백만원을 들여도 , 그 결과는 수십 년 후, 아이의 삶을 통해 나타납니다. 

연봉보다 빚의 규모가 우리의 노후를 결정한답니다. 노후 파산을 막기 위해서는 빚 정리의 기술이 필요하다네요.

<앞으로 5년, 빚없는 사람만이 살아남는다.>

경제는 잘 모르지만, 하나는 확실합니다. 빚이 없어야 자유에요. 

Posted by 김민식pd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 2017.05.11 06:1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PD님 책을 읽게 된게 올해 나를 위해 했던 일 중 가장 잘한 일인것 같아요~재미있고 유용한 포스팅 감사해요~

    • 김민식pd 2017.05.11 06:2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책을 쓴 게, 제 인생에서 가장 보람된 일인 것 같아요. (물론 마님께는 당신을 만난 게, 아이에게는 너를 만난 게... 라고 수시로 말은 바뀌지만.) 고맙습니다. 블로그를 통해 매일 독자분을 만날 수 있어 행복합니다!

  2. 박성희 2017.05.11 07:1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글 잘 읽었어요
    15% 와 조기유학 간 아이는 돌아오지 않는다는게 현실감 돋아요. 부모의 미래로 아이의 교육비를 대면 아이가 커서 짊어질 짐이 크죠.
    전 아버지의 가계부, 굿바이 빚(부제: 빚 권하는 사회에서 당당히 살아남기), 절박할때 시작하는 돈 관리 비법 등을 읽고 사교육을 몽땅 정리하고 몇 년 살았어요. 자산관리는 거북이처럼 카페 저자의 책을 읽고 카페 가입해서 보험을 실손과 정기보험 조합으로 조정하고요.
    전 폐지 줍는 어르신들 보면 남일 같지 않아요.

    • 김민식pd 2017.05.11 08:3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재테크는 일찍 신경써서 시작해야겠더라고요. 사회 분위기에 휩쓸리면 가계 부채는 그냥 쑥 늘어나니까요. 책 많이 읽으시면서 노후 준비하시니, 걱정 안하셔도 될 것 같아요. 전 늙어서 국민연금 받아 살면서 도서관에서 책만 읽어도 행복할 것 같아요.

  3. 섭섭이 2017.05.11 09:1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저도 경제는 잘 모르지만 빚없이 사는게 자유롭긴한거 같아요. 마음도 편하고....
    대신 과도한 빚이 아닌 상황에 따라 빚이 필요하신분도 있으니 각자의 상황에 맞게 판단해서 자산관리 해야할듯 하네요. ^^

    "모두에게 맞는 정답은 없다. 내게 맞는 답이 정답이다."

  4. romanticalli 2017.05.11 22:0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작가님 책을 읽고 작가님의 블로그를 알게되면서 인생의 전환점이 됐어요 정말 감사해요 >_<!!!!!!!!🙏🏻🙏🏻❤️

  5. 행복한돼지 2017.05.11 22:5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작가님의 책 "영어책한권외워봤니" 보면서
    작가님 블로그까지왔네요.
    김의수작가님 돈걱정없는우리집 읽고
    자산관리사까지 만났는데..
    보험리모델링과 통장쪼개기 단기 중기 장기로 금융상품가입.이게 답이었었는데..
    결론은 정말 빚줄이기 인가보네요^^;
    서울 중심살면서 사교육줄이기가 쉽지않은데..
    마음을 다잡아야겠어요.
    좋아하는 책분야두가지가 자기개발과
    재테크인데 ㅋ
    작가님이 평하신 책제목보니
    저책도 곧읽어야겠습니다~^^♡
    (아..그리고 변액유니버셜이나 연금은 원래 7년정도되야 원금회복이 된다고들 합니다.
    빨리 원금회복하기 위해서는 추가납입(수수료가거의없음)을 병행하셔야 원금회복기간을 빨리할수있대요~^^)

  6. ㅇㅇㅇㅇ 2017.06.01 11:5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빚내서 투자해서 2억버는데 한달도안걸렸습니다.
    인증가능합니다.
    저는별로공감가진않네요
    어떻게 어디에 무슨투자를하는지가 중요합니다.

  7. 꿀돼빵 2017.06.02 08:0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노후대비는 자금보다는 1인1기란 좋은 말씀 새겨 들었습니다. 저도 주식 펀드 부동산 다 망하고 안쓰는게 남는 거란 현실을 혹독하게 배우는 중입니다. 항상 배우고 갑니다 ^^

  8. 오미 2017.06.20 01:3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변액유니버셜 아직 유지중인 1인 ㅎ~ 올해10년차입니다 아직 마이너스네요 결국 속았네요 !
    대체 어떻게 하면 수익이 안 나는걸까요? 관리해주겠다던 그 서울 양반은 어디로 갔는지 갑작스레 궁금하네요 ~ 정말이지 사업비를 떼어갔으면 일을 제대로 해야지 10년 동안 뭘 하는건지 휴~

    사회초년생 시절 딱3년을 빚 때문에 발목잡힌
    직장이 있어요 그곳엔 이틀에 한번꼴로 2시간씩
    세워놓고 연설하던 미친상사도 있었줘.
    자유. 그때 몸으로 알았어요 ^^

    편한밤 되세요 ~~분



    • 김민식pd 2017.06.20 05:2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ㅠㅠ 10년을 유지해도..... 투자는 참 어려운 것 같아요. 그런 이상한 상사가 참 많아요. 높은 자리에 있으면 갑질해도 되는 줄 아는... 너무 상심 말아요. 그런 이상한 상사들이 퇴직 후에 다 외로운 노인으로 늙어간대요. 같이 놀아주는 후배들이 없어서. '이상하다? 옛날에는 2시간 씩 내 이야기 들어주던 애들이 왜 요즘은 내 전화도 안 받지?' 그런 상상으로 소심한 복수를 하며 삽니다, 저는. ^^ 화이팅이어요! 10년간 저축하는 습관만해도 대단하신 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