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최고는 대리사회'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6.12.06 누구의 의지로 사는가? (3)

그동안 읽은 소설들을 모아봅니다.

 

2016-231 환영 (김이설 / 자음과 모음)

금정연님의 '서서비행'에서 보고 찾아 읽은 책입니다. 고시원에서 살다 연애를 하게 되고, 아이를 갖게 되고, 남자와 동거를 시작하고, 아이가 태어나고,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하는 남편을 위해 식당일을 시작하는 여자. 가족의 행복을 위해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무엇이든 하다보니 가족의 행복은 점점 멀어져만 갑니다.

그녀는 누구의 욕망을 위해 사는 걸까요?

 

2016-232 철수 사용설명서 (전석순 / 민음사)

역시 '서서비행'에서 읽고 찾아본 책. 사용설명서라는 형식에 맞추어 철수의 삶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처음에는 '어라, 정말 매뉴얼처럼 소설을 썼네?' 했는데, 끝에 가서는 '와우, 끝까지 그걸 밀고 가는구나!' 했어요. 서사 구조와 사건이 좀더 강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들기도. 재기발랄한 문체가 박민규를 연상케합니다.

나의 쓸모는 누가 판단하는 걸까요?

 

2016-233 사기꾼로봇 (필립 K. 딕 / 집사재)


SF 번역가/ 작가이신 고호관 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누다, "작가님의 인생 SF는 어떤 작품인가요?" 하고 물었더니 추천해주신 소설. 저 역시 어린 시절 좋아했던 작품입니다. 절판된 책인데 마침 도서관에 있네요. 반전이 아주 인상적인 소설. 

우리는 과연 누구의 의지로 사는 걸까요?

 

2016-234 당신 인생의 이야기 (테드 창 / 김상훈 / 엘리)

'나의 인생 SF는 어떤 작품일까?' 언뜻 생각나는 건 아이작 아시모프의 로봇 단편들인데요, 곰곰히 생각해보니, 역시 '당신 인생의 이야기'가 나을 듯합니다. 테드 창의 걸작 단편선 안에는 SF에서 다루는 소재들이 총출동합니다. 시간여행, 로봇, 초능력자 등등. 오래전에 절판되어 아쉬웠는데, 최근에 개정판으로 나왔어요. 테드 창의 새로운 작품집이 '근간 예정'이라는군요. 기대 만땅입니다! 머리 쓰는 걸 좋아하는 독자라면 한번 도전해볼만 한 작품집입니다.

인생의 결말이 이미 정해져있다면, 그래도 삶은 살아볼만한 것일까요?

 

2016-235 산산이 부서진 남자 (마이클 로보텀 / 김지현 / 북로드)

다리 위에서 자살하려는 여자가 있어요. 경찰이 설득을 부탁해서 출동한 심리학자 조 올로클린. 그의 눈 앞에서 알몸의 여자는 강물로 뛰어내립니다. 며칠 후, 자살한 여자의 딸이 그를 찾아옵니다. 엄마는 고소공포증이라고.... 그 높은 곳에 스스로 올라가 자살할 이유가 없다고. 그리고 또 다른 자살 사건이 연이어 일어납니다. 파킨슨 병을 앓고 있는 심리학자가 탐정으로 나오는 시리즈. 명석한 두뇌가 무너져 가는 육체 속에 갇혀 있다는 설정.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목숨을 버릴 수 있을까요?

진짜 사랑은 살아서 그의 곁을 지켜주는 것 아닐까요?

 

2016-236 데드맨 (가와이 간지 / 권일영 / 작가정신)


사람이 하나 둘 죽어가고 그때마다 시체의 일부가 사라져요. 그 부분 부분을 다 모으면 하나의 사람이 되는데... 그때 어떤 남자가 자신이 죽은 이들의 몸을 모아 되살려낸 '데드맨'인 것 같다며 수사팀에게 연락을 해옵니다. 만화 '소년탐정 김전일'에서 나올법한 기괴한 설정... 오싹합니다...

나는 누구의 의지로 태어난 것일까요?

 

2016-237 추락 (존 쿳시 / 왕은철 / 동아일보사)

자신이 가르치는 학생과 불같은 연애를 한 후, 추락을 맛보는 데이비드 루리 교수. 직업과 명예를 잃는 것이 가장 큰 고통인줄 알았는데, 소설 거의 마지막 부분에 가서는 더 큰 고통과 마주하게 됩니다. 바로 그의 딸이 내린 어떤 결정 때문입니다. 아버지로서 딸의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어요. 그래서 물어보지요. "넌 내게 더 일찍 얘기할 수가 있었다. 왜 그 사실을 숨겼니?"

그때 딸이 하는 말.

"아버지의 폭발된 감정을 대할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었어요. 제가 하는 일을 아버지가 좋아하시냐, 그렇지 않으냐에 따라 제 삶을 살아 갈 수는 없어요. 아버지는 제가 하는 모든 일이 아버지 삶의 일부인양 행동하시잖아요. 아버지는 중심인물이고, 저는 이야기의 반이 지날 때까지는 나타나지 않는 주변인물이고요. 하지만 생각하시는 것과는 다르게, 사람들은 중심과 주변으로 나뉘어 있지 않아요. 저는 주변인물이 아니에요. 아버지의 삶이 아버지에게 중요한 만큼이나 중요한 삶이 제게도 있어요. 제 삶에서, 결정을 하는 건 저예요."

(257쪽) 

존중하기 힘든 아이의 자유 의지까지, 존중할 수 있을까?



2016-237 크리피 (마에카와 유타카 / 이선희 / 창해)


이웃집 딸아이에게 "아버지는 어디 가셨어?" 하고 묻자, "그 사람은 우리 아빠가 아니에요. 전혀 모르는 사람이에요."하고 답합니다. 평범한 이웃이 괴물로 바뀌는 공포. 호러의 거장 구로사와 기요시 연출로 최근에 영화화된 작품이지요. 소설도 재미있지만, 제 눈길을 끈 것은 작가소개입니다.

'저자 마에카와 유타카(前川裕)는 1951년 도쿄에서 태어나 스탠퍼드 대학 객원교수 등을 거쳐 현재 호세이 대학 국제문화학부 교수로 있다. 2011년 《크리피》로 제15회 일본 미스터리문학대상 신인상을 수상하며 작가로 데뷔했다.'


와우, 멋지지 않나요? 문학교수로 평생을 살고 나이 60에 미스터리 소설 문학 신인상을 타는 인생! 작가 소개를 읽고 갑자기 허무맹랑한 꿈이 생겼어요. 퇴직한 후 직접 소설이나 시나리오를 쓰고 그걸로 영화를 한번 만들어보고 싶다는...

 
나이 70에 연출 신인상에 도전하는 인생, 그게 꿈입니다. 그걸 위해 오늘도 책을 읽습니다!

 

라고 말하면 순 뻥입니다. 그냥 소설을 읽는 게 재미있으니까 읽어요. 무엇이 되고 안 되고는 그냥 운명에 맡기고 저는 그냥 하루하루 지금 이 순간 가장 하고 싶은 것을 하며 살겁니다. 

 

'대리 사회'

지금 읽고 있는 책입니다. 

이 책, 진짜 좋아요! 리뷰는 조만간 올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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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민식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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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섭섭이 2016.12.06 09:0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정말 PD님의 독서력은 대단하시것 같아요. 언제 이렇게 많은 책을 읽으셨는지.....
    PD님 독서일기를 보면 볼 수록 내공이 대단하신걸 느낍니다.

    저 같은 경우 문학장르는 내용이나 등장인물이 읽다보면 헷갈려서 앞뒤로 왔다갔다하면서 읽는 경우가 많아서 거의 몇일에 걸쳐서 한번 읽을까 말까 하는데..


    "그냥 소설을 읽는 게 재미있으니까 읽어요. 무엇이 되고 안 되고는 그냥 운명에 맡기고 저는 그냥 하루하루 지금 이 순간 가장 하고 싶은 것을 하며 살겁니다. "

    지난번 강의때도 비슷한 이야기를 듣고는 이런 삶을 살아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듣기에 좋은 거창한 목표 같은걸 위해 뭘 하는건 동기부여에는 좋은거 같기도 한데.. 실제 꾸준히하기는 어렵게 하는거 같더라고요.

    오늘 날씨가 추워졌는데.. 몸 조심하시고 즐거운 하루되세요. ^^

  2. 저녁노을함께 2016.12.06 09:1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책 읽으시는 걸 보면 좋은 자극이 됩니다. 좋은사람을 가까이 하라하여 전 이 블로그를 자주 들어오나봅니다.
    책마다의 한줄 평이 참 인상 깊네요.
    그리고 오늘의 뻥은 정말 예술입니다. 빵 터짐

  3. 첨밀밀88 2016.12.06 22:2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피디님이 영화만들면 꼭 보겠습니다. 엄청 재미있을듯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