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저는 <책 읽는 대한민국 북클럽>에서 멘토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는 오프 라인 강연도 했어요. 강연을 앞두고 사전 질문을 받았는데요. 어느 독자분이 주신 질문.
‘진짜 내 일을 찾았다는 것을 어떻게 알 수 있나요?’
제가 7월 초에 온라인 강연을 하면서 ‘좋아하는 일을 찾는 것이 평생의 목표’라고 말씀드렸거든요. 인공 지능의 시대, 우리의 일은 갈수록 기계나 인공 지능에 의해 대체될 것이고요, 우리의 직업은 끊임없이 바뀔 것입니다. 100세 시대, 하나의 직업으로 평생을 살기에는 인생이 너무 길어요. 그래서 저는 영업사원, 통역사, 예능 피디, 드라마 피디, 작가 등 늘 새로운 직업을 탐색하면서 살았다고 말씀드렸어요. 그랬더니 ‘진짜 내 일을 찾았다는 것을 어떻게 알 수 있나요?’라고 질문을 하신 거죠.
어려운 질문이네요. 주위 사람들에게 물어봤어요. 천직의 정의란 무엇일까?
1. 돈 안 받고도 하고 싶은 일.
어떤 분은 ‘돈 안 받고도 하고 싶은 일’이라고 말씀해주셨어요. 그분은 회사에서 하는 일이 너무 재미있데요. 그래서 문득 한 생각. ‘아, 이런 일이라면 돈을 받지 않고도 할 수 있겠다.’ 제게는 글쓰기가 그래요. 책을 읽고 깨달은 점에 대해 글을 쓰는데요. 이 과정이 너무 즐거워 돈 한 푼 받지 않고도 계속하고 싶어요. 그게 2010년 이후 블로그를 꾸준히 하는 원동력이고요. 그게 매년 한 권의 책을 내는 작가가 된 계기였죠. 제게는 글쓰기가 돈을 안 받고도 하고 싶은 일인 거죠.
2. 인풋 대비 아웃풋이 더 좋은 일
투입한 노력 대비 성과가 좋은 일이라는 의견도 있었어요. 공감합니다. 1993년 첫 직장에서 영업사원으로 일할 때의 일입니다. 당시 저는 영어책 한 권을 외우고 영어 문장의 구조가 머릿속에 들어섰어요. 그러니 문서 번역을 하는 게 어렵지 않았어요. 미국 본사에서 나온 매뉴얼을 번역하는데 이틀이면 충분했거든요? 그런데 같은 작업을 회사 선배는 한 달 걸려서 하더라고요. 그때 깨달았어요. 번역이 내게는 쉬운 일인데 남에게는 어려운 일이구나. 그렇다면 이 일을 하면 큰돈을 벌 수 있겠다. 그래서 저는 영업사원을 그만두고 통역사가 되었어요.
3. 남에게 칭찬을 받거나 인정받는 일.
통역대학원 다닐 때 저는 한영과 과대표였고요. 야유회에 가면 사회를 봤어요. 기타 메고 마이크를 들고 노래하고 춤을 췄어요. 그때마다 ‘넌 참 재미난 사람이야. 너 같은 친구는 예능 피디를 해도 참 잘 할 텐데.’라는 말을 들었어요. 그래서 진짜 그런가 싶어서 피디 공채를 통해 예능 피디가 되었지요. 사회생활을 하며 말을 참 재미나게 잘 한다고 칭찬을 자주 들었어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강의로 인생 이모작을 하게 되었고요.

(사진 제공 : 중앙일보 폴인)
자, 이런 3가지 기준으로 한번 내가 평생 해온 일을 한번 둘러보세요. 그 중에서 무언가 보이면 다행이고요. 그렇지 않을 수도 있어요. 천직을 발견하는 게 쉽지 않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천직을 찾아 그 일에 도전하기 어려울 때, 다음으로 할 수 있는 일, 지금 내가 하는 일을 천직으로 만드는 노력이 중요합니다. 일을 잘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3가지 기준이 있습니다. ‘빠르게, 다르게, 따르게’
1. 빠르게
저는 일을 할 때 최대한 빨리합니다. 직장인은 결국 나의 시간을 팔아서 회사로부터 월급을 받는 겁니다. 시간 대비 업무 효율이 높은 사람이 일 잘 하는 사람으로 인정 받습니다. 그래서 저는 주어진 일을 최대한 빠르게 합니다.
2. 다르게
영업사원으로 일할 때 저는 운이 좋았는지 신입사원 시절에 영업 실적이 꽤 좋았어요. 기분이 좋다가 어느 순간 서늘해졌어요. 1년차 신입사원도 10년 된 선배만큼 성과를 낸다는 건, 언제든지 나의 경쟁력을 위협할 수 있는 신입이 들어올 수 있다는 뜻이잖아요? 영업은 열정만 있다면 누구나 잘 할 수 있는 일이니까요. 내가 하는 업무가 다른 사람과 차별화가 되어야 살아남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남과 똑같이 일하는 사람은 언제나 대체 가능한 존재니까요. 그래서 다른 영업사원보다 영어를 더 잘하는 사람이 되려고 퇴근 후 영어 학원을 다녔습니다. 그러다 통역사가 되었고요.
3. 따르게
성공의 기준은 무엇일까요? 다른 사람이 따르고 싶은 모범이 되는 것입니다. 고미숙 선생님이나 강원국 작가님이 제게는 롤모델입니다. 노후에는 그분들처럼 책을 읽고 글을 쓰고 강의를 하며 살고 싶어졌어요. 저는 책을 통해 롤모델을 찾고요, 그 분들의 삶을 열심히 따르다보면, 어느 순간 나만의 결과물을 만들게 되고요. 그러면 다른 사람이 나를 따라하게 됩니다. <영어책 한 권 외워봤니?>를 내고 서점에 갔다가 비슷한 제목의 영어 학습서들이 줄줄이 나오는 걸 보고 빙긋이 웃었어요. 내가 하는 일을 보고, 남이 따라 하면? 그 일이 곧 나의 천직인 거죠.
천직을 찾아 떠나거나, 내가 하는 일을 천직을 만들거나.
뮤지컬 시카고에 나오는 가사가 있어요.
You can live the life you like
or you can like the life you live,
살고 싶은 대로 삶을 살거나,
내가 사는 삶을 좋아하거나.
인생에 길은 딱 그 둘 밖에 없어요.
'공짜로 즐기는 세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루틴왕의 슬기로운 은퇴생활 (8) | 2025.11.17 |
|---|---|
| 나 자신의 덕후로 사는 삶 (24) | 2025.09.04 |
| 내 손안의 황금, 시간 (18) | 2025.07.17 |
| 나홀로 데이트의 즐거움 (17) | 2025.04.10 |
| 인생, 끝까지 가봐야 안다 (13) | 2025.01.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