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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 시대, 연금이 답이다

by 김민식pd 2024. 3. 25.

많은 이들이 재테크에서 타이밍을 놓쳤다고 후회합니다. ‘아, 그때 코인을 샀어야 했어, 그때 삼성전자 주식을 샀어야 했어, 그때 강남 아파트를 샀어야 했어.’ 노후 준비에 있어 중요한 건 타이밍보다 시간입니다. 적절한 시기에 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건 조금이라도 더 이른 나이에 시작해 시간을 벌어두는 것이지요.

60세까지 은퇴자산 3억 원을 모으기로 결심한 사람이 연복리 6%로 저축을 시작할 때, 30세, 40세, 50세 나이에 따라 금액이 얼마나 달라질까요? 30세는 30년 동안 월 30만 원, 40세는 20년 동안 월 66만 원, 50세는 10년 동안 월 183만 원을 넣어야 합니다. 즉 50세에 노후 준비를 시작하는 사람은 30세에 시작하는 사람보다 6배 이상의 금액을 투자해야 합니다. 왜 이렇게 차이가 심할까요? 

불입한 원금을 비교해보면 알 수 있습니다. 30세에 복리 저축을 시작하면 1억 1,000만 원, 40세는 1억 5,800만 원, 50세에 시작해 10년간 불입할 경우 원금은 무려 2억 2,000만 원에 달합니다. 저축은 조금이라도 젊은 나이에 빨리 시작하는 게 무조건 유리합니다.

‘세상에서 절대로 건드리지 말아야 할 3가지’라는 광고 카피가 있어요. ‘잠자는 사자의 코털, 나무에 달린 벌집, 아버님이 평생 벌어 모으신 퇴직금’. <100세 시대, 연금이 답이다>의 김경신 저자는 여기에 ‘나의 은퇴 자금’을 더하라고 합니다.



퇴직 후 국민연금을 받기 전까지 소득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개인연금이나 연금보험 등으로 대비를 해놓아야 합니다. 개인연금 상품 중에서도 소득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연금저축 상품에 먼저 가입하는 게 좋은데요.

보험사 연금과 은행 연금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보험은 종신 수령 선택이 가능하고요, 은행은 기간을 제한해 수령합니다. 왜 그럴까요? 보험사는 항상 평균 수명을 놓고 고객들 사이 위험을 분산하는 게 영업 방식입니다. 연금보험과 종신보험의 차이가 거기서 나와요. 연금보험은 오래 산 사람은 일찍 죽은 사람에게 연금을 타는 구조고, 종신보험은 오래 사는 사람이 일찍 죽은 사람의 유가족에게 보험금을 내주는 구조입니다. 저는 둘 다 가입했어요. 이건 마치 자산배분 포트폴리오랑 같습니다. 주식이 오를 때 달러가 떨어지고, 주식이 떨어질 때 달러가 오른다면, 둘 다 사두면 폭락장이 와도 크게 잃지는 않습니다. 위험 회피가 가능한 거죠. 단명의 리스크도, 장수의 리스크도, 둘 다 대비하고 싶습니다.

연금저축은 노후대비와 소득공제, 1석 2조의 효과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연봉 4,000만원인 직장인이 연간 400만 원을 연금저축에 불입하면 연말정산 때 66만 원을 돌려받습니다. 소득공제 한도인 연간 400만 원을 넣으려면 매달 34만원을 납입하기에 66만 원을 돌려받는다는 건 두 달을 나라에서 대신 내주는 거죠. 일단 400만 원으로 66만 원 환급받는다는 건 수익률 연 16%인데요. 예금이나 어지간한 펀드 수익률보다 훨씬 좋은 거죠. 

책을 보니 연금 저축 가입자 중 10명 중 7명은 중도 해지한다고 합니다. 연금 저축의 소득공제 혜택은 거저 주는 것이 아니라 “10년 이상 불입하고, 55세 이후에 5년 이상에 걸쳐 나눠 받는 것”을 조건으로 합니다. 중도 해지하려면 처음부터 시작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중도에 해지할 경우, 이미 소득공제 받은 부분에 대해 기타 소득세 22%를 내야 하고 가입 후 5년 이내에 해지하면 2.2%의 해지 가산세까지 물어야 합니다. 수수료나 사업비는 돌려주지 않기에 중도 해지할 경우 연금 저축은 이익보다 손해가 더 큽니다. 

돈을 벌고 모으는 3개의 시간이 있어요. 20대, 아끼고 모으는 습관을 기르는 시간. 이때 내 몸에 길들인 습관은 평생 나를 지탱하는 버팀목이 됩니다. 30대, 일에 집중하는 시간입니다. 이때 일을 통해 쌓은 나의 실력이 내 몸값을 올리고 남은 평생 나의 가치를 결정합니다. 40대, 인생 이모작을 준비하는 시간입니다. 평생 현역이 되겠다는 각오로 내 삶에 새로운 가치를 더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 시간을 잘못 활용하면, 20대에 아끼고 모으기보다 버는 족족 쓰는 습관을 들이게 됩니다. 부모님으로부터 용돈을 받으며 입시와 취업 스트레스에 시달리던 이들은 직장에 들어가 돈을 벌기 시작하면 쓰고 싶은 욕망에 사로잡힙니다. 사고 싶은 것도 많고, 가고 싶은 곳도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많아요. 버는 족족 쓰는 즐거움에 빠져들기 쉬운 시기입니다. 제가 20대였던 80년대에는 노후대비라는 말도, 은퇴 설계라는 말도 없었습니다. 그냥 아등바등 살다가 퇴직하고 몇 년 못 살고 세상을 떠났으니까. 평균 수명 70이면 60세 전후에 은퇴할 때 받은 퇴직금으로 10~20년 살다가 가면 됩니다. 이제는 수명은 길어지고 퇴사 연령은 당겨졌어요. 노후 준비 시작하기 가장 좋은 나이가 돈을 벌기 시작하고, 평생 가는 경제관념이 만들어지는 20대입니다. 

30대에 일에 집중하는 대신 재테크를 한다고 업무 시간에 주식 어플을 들여다보거나 밤에 잠을 줄여가며 미국 시황을 체크하는 건 권하지 않습니다. 30대에는 나의 전문성에 투자하고 내가 지금 하는 나의 본업을 더 잘 하려는 노력이 돈을 불리는 가장 쉬운 길이입니다. 다만 30대에는 저축을 할 때 통장을 여러 개 관리할 필요가 있어요. 집을 장만하려면 목돈이 필요하고, 아이가 있으면 사교육비가 들고, 연로하신 부모님이 갑자기 아프시면 치료비가 필요합니다. 몇 년 전 아버지가 갑자기 크게 다치셔서 구급차에 실려 중환자실로 가셨다. 하루 수술비만 천만 원에 몇 달간 간병인을 붙여드려야 했다. 돌아가실 뻔 했는데 천만다행으로 살아나셨어요. 누워계신 아버지에게 그랬습니다. “아버지, 치료비며 병원비는 제가 다 낼 테니까 아버지는 전혀 신경 쓰지 마세요.” 

아버지는 워낙 근검절약이 몸에 밴 분이라, 만약 간병인을 쓰는데 한 달에 수백만 원이 나간다고 하면 그것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거나 캐나다로 이민 간 여동생을 부르려고 하실 것 같았습니다. 다시 건강한 몸으로 퇴원하시면서 아버지가 나를 보고 “니가 나를 살렸다. 네가 효자다.”라고 하시기에 그랬어요. “아버지, 저는 회사 일로 바빠서 자주 병원에 오지도 못했는데요, 뭐. 효자는 제가 아니라 돈이지요.” 건강을 잃는 것보다 더 무서운 건 치료비 나갈까 봐 스트레스 받는 것입니다. 몸이 아프면 적어도 돈 걱정이라도 하지 말아야지요. 30대에는 연금 저축도 좋지만, 여러 개의 통장을 마련하여 인생의 위기에 대비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40대가 되면 이제 슬슬 인생 이모작 준비를 시작해야 합니다. 은퇴 후 어떤 일을 하며 살까, 고민하지 않다 갑자기 퇴직을 맞이하면 노후가 괴롭습니다. 회사가 원망스럽고 과거가 후회스럽지요. 급여외 소득을 올릴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고, 적은 보수를 받더라도 즐거운 일이 무엇인지 찾아야 합니다. 월급을 받을 땐 작은 고료나 강사료가 신경 쓰이지 않는데, 은퇴하고 나면 보수가 적은 일을 하면 자괴감이 들어 작은 즐거움을 찾기 어려워집니다. 그래서 더 큰 소득이나 더 큰 수익처를 찾다가 노후의 삶이 힘들어지기도 합니다. 이모작은 직장 생활하면서 조금씩 하시는 편을 권해드립니다.

평생 꾸준히 해야 할 노력은 무엇일까요? 나의 자산의 크기를 끊임없이 키워가는 것입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 다음 시간에 제가 찾은 답을 공유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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