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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걸으면 아프지 않습니다.

by 김민식pd 2023. 2. 3.

제 평생 고질병이 허리 통증입니다. 자동차 사고도 당하고, 밤을 새워 촬영하고, 노상 앉아서 책 읽고 글 쓰다 보니 평생 허리 통증을 달고 살았는데요. 정형외과 가서 MRI도 찍어보고, 주사도 맞아보고, 한방병원 다니면서 침도 맞고 약도 먹고 물리치료도 받아봤지만, 시원하게 낫지는 않았어요.


10여 년 전만 해도 허리에 통증이 생기면 디스크 수술을 받는 경우가 많았어요. 수술을 받아도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아요. 통증이 재발하니까 다른 방법을 찾습니다. 그래서 유행한 게 도수치료였지요. 수술 없이 디스크를 낫게 한다는 광고가 이곳저곳에 걸렸습니다. 유명 연예인, 스포츠 선수들이 광고 모델로 나올 정도로 인기가 있었죠. 하지만 그걸로도 완전하게 해결되지는 않았어요. 감압치료다 물리치료다 다양한 방법을 찾던 사람들이 마지막으로 시도한 게 뭘까요? 생활 습관을 개선하는 것이었습니다. 

평소에 좋은 자세와 생활 습관을 유지하는 게 중요합니다. 유튜브 '굿라이프' 채널에서 '송영민의 바른 자세 만들기' 영상을 보며 스트레칭을 하고요, 운동을 따라 합니다. 요즘은 허리 통증이 거의 없습니다. 앉아서 일하다가 살살 허리가 아프다 싶으면 바로 송영민 선생님의 영상을 틀고 자세부터 바로 잡습니다.

송영민 선생님의 영상을 볼 때마다, 아이돌 덕질하는 팬의 심정으로 보았어요. 아, 어쩜 저 분은 내 몸에 필요한 정보를 저렇게 쉽게 잘 설명해주실까, 아픈 내 몸을 낫게 해주는 저렇게 간단한 방법이 있다니. 누가 ‘당신 삶의 은인이 누구냐?’ 라고 묻는다면, 저는 송영민 선생님을 꼽습니다. 어렸을 땐 모르는 거 가르쳐준 선생님, 젊어서는 못하는 일 잘 하게 도와주는 선배가 은인이라면, 나이 드니까요, 아픈 거, 안 아프게 해주시는 분이 최고의 은인이더라고요. 저의 은인께서 이번에 책을 내셨습니다. 

<제대로 걸으면 아프지 않습니다> (송영민 지음 / 빌리버튼)

당뇨, 고혈압, 허리 디스크, 비만, 뇌졸중, 우울증, 불면증, 관절염, 스트레스, 암, 치매, 골다공증. 이 모든 것으로부터 내 몸을 건강하게 만드는 약이 나온다면, 바로 노벨의학상을 받겠지요. 약을 개발한 회사의 주가는 폭등하고, 개발자는 세상을 구원한 영웅으로 등극할 겁니다. 아쉽게도 이런 기적의 약은 존재하지 않지만, 질병 대부분으로부터 내 몸을 건강하게 만드는 건 분명 있습니다. 

조기 사망 위험률을 약 3분의 1로 줄여주고요.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을 낮추고 당뇨, 고혈압, 비만 발병 위험도도 낮추지요. 골다공증을 예방하고 뼈를 튼튼하게 만들고요. 치매를 예방하고 세로토닌 호르몬 분비로 우울감을 줄여줍니다. 면역력을 높여주고, 수면의 질을 높여 활기찬 생활을 할 수 있게 합니다. 약해진 허리 근육은 물론 하체 근육을 강화하는데 효과적이라 세계보건기구에서 일주일에 150분 이상 이것을 하라고 적극적으로 권고한 것, 무엇일까요? 네, 바로 걷기입니다.

최고의 운동입니다. 특별한 장소도 운동기구도 필요 없고, 회원 등록할 필요도 없고, 장기계약에 따른 할인율을 계산하지 않아도 됩니다. 언제 어디서든 운동화를 신고 밖으로 나가면 그곳이 운동 센터니까요. 돈이 들지는 않지만 효과는 기가 막힙니다. 의사들도 안전하고 쉬운 걷기 운동을 사람들에 권하지요. 걷기 운동에 열광하는 사람이 많아지니까 각 지자체는 동네마다 걸을 수 있는 공원을 조성하였습니다. 보행길을 닦고 지압판을 깔고 나무와 꽃을 심었어요. 여러 운동기구를 추가로 배치했지요. 

자, 이제 또 다른 문제가 생깁니다. 걷는 사람이 많아지고 공원이라는 좋은 환경도 생겼지만 정작 무작정 운동하거나 잘못된 자세로 걸어서 아픈 사람이 늘어났어요. 많이 걸으면 좋은 줄 알고 몸에 무리가 가는데도 만 보를 넘어 그 이상 걷는 사람도 생겼어요. 관절은 점점 부담되기 시작했고 발과 무릎이 아파 걷지 못하는 사람이 늘어났습니다. 건강을 좋게 하려고 걷기 운동을 시작했는데 막상 잘못된 걷기로 건강에 역효과가 나기도 해요. 어떻게 하면 아프지 않게 오래 걷기 운동을 할 수 있을까, 사람들이 고민 때, 해법을 찾는 분이 나타났습니다. 바로 자세 전문가 송영민 선생님!

대한민국 1호 자세 전문가, 재활운동 전문가! 대학에서 스포츠의학을 전공하고 자세과학과 운동과학에 대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강의, 방송, 책, 유튜브를 통해 사람들에게 바르게 걷는 방법에 대해서 알려주시는 송영민 선생님! 자신이 공부하고 경험하며 깨달은 모든 것을 한 권의 책에 녹여냈습니다. 우리는 평생을 걷지만 제대로 걷는 법을 배우고 공부한 사람은 많지 않아요. 그냥 어렸을 때 걸음마를 배우고 그걸로 끝. 그런데요. 100세 시대에 오래오래 건강하려면 제대로 걸어야 아프지 않습니다. 

기업 건강 컨설팅 서비스를 하는 송영민 선생님은 허리 통증을 호소하는 직장인들을 많이 만나요. 추간판 탈출증, 척주관 협착증, 근막통증후군 등. 사람마다 통증의 원인은 다른데요. 근본적인 문제는, 우리 몸이 수렵채집 활동을 위해 발달한 몸이고, 걷고 달리고 돌을 던지면서 수만 년을 살아왔다는 거죠. 현대인도 그런 유전적 소양을 물려받았고 지금도 우리의 몸은 걷고 달리기를 원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하루의 대부분을 컴퓨터 모니터 앞에 앉아서 타이핑을 하며 일하잖아요. 신체의 다양한 근육과 관절을 움직이지 않고 경직된 자세를 유지하지요. 엉덩이 근육은 거의 쓰지 않아 줄어들고, 등 근육은 구부정해진 몸을 잡기 위해 길어지고 약해집니다. 우리 몸은 걷기 위해 디자인되었어요. 하루 30분 이상 바른 자세로 걸으면 통증이 줄고 허리가 좋아집니다.

걸음마부터 다시 배운다는 생각으로 이 책을 읽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하루에도 몇번을 걷지만, 정작 바른 자세로 걷지 않는 사람은 몸에 병을 키우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이 책은 두 가지를 알려줍니다. 왜 걸어야 하는지, 어떻게 걸어야 하는지. 걸어야 하는 이유를 제대로 배우고요. 걷는 방법도 새롭게 배웁니다. 솔직히 저는 이 책을 읽을 때, 서울둘레길, 안나푸르나, 파타고니아 트레킹까지 완주한 내가 걷기에 대해 더 배울 게 뭐가 있겠어? 싶었거든요?

바른 자세로 걷고 있는지 송영민 선생님은 31가지 걷기 분석 관찰 포인트를 제시하시는데요. 걸을 때 어깨가 구부정한가? 다리로 땅을 디딜 때 몸을 앞으로 숙이고 걷지는 않는가? 걸을 때 무릎을 다 펴고 걷는가? 31개 확인 사항을 하나하나 짚어가다가, 어라? 했어요. 팔을 흔들 때 앞으로만 너무 뻗고 있지는 않은가? 제가요, 파워 워킹을 한다고 팔을 앞뒤로 세차게 흔들면서 운동하는데요. 앞으로 뻗는 데 집중하느라 뒤로 보내는 동작은 별 신경을 안 쓰거든요? 책을 보니 팔을 뻗을 때 앞으로 10도, 뒤로 25도, 즉 위팔뼈만 본다면 걸을 때 팔은 앞보다 뒤로 2.5배 더 움직여야 한다고요. 의식적으로 앞으로 흔들던 팔을 이제는 뒤로 흔드는데요, 걸음걸이가 자연스럽고 더 편해졌어요. 이래서 책을 보고 공부를 해야 해요. 평생 해온 걷기도 아직 더 배울 점이 있다니까요.

바르게 걷는 요령, 발 뒤꿈치 가운데를 먼저 딛고요, 다음에 발 가운데, 그리고 엄지발가락으로 체중을 이동시킵니다. 보폭을 늘려서 걷는 게 효율이 좋은데요. 보폭을 늘리는 방법은 두가지죠. 무릎을 펴서 실제 다리 길이를 늘리는 방법이고, 또 하나는 골반을 움직여 기능적으로 다리 길이를 늘리는 방법. 이제 저는 다리를 뻗을 때 의식적으로 무릎을 피려고 노력합니다. 조금 더 힘들어도 바른 자세로 걸으려고요.

책의 3장에서는 제대로 걷기 위한 부위별 운동법 베스트 11을 소개하시는데요. 평소 피티 레슨 받으며 하는 운동들을 자세하게 소개해주셔서 더욱 좋았어요. 스쿼트, 브리지, 플랭크, 데드버그, 등등. 사진으로 저자가 직접 시범을 보여주십니다. 저는 피티 수업 받을 때, 아니 평소 이런 동작을 할 일이 별로 없는데, 이런 부위의 근육을 쓸 일이 없는데, 왜 이렇게 힘들고 까다로운 동작을 하는 거지? 속으로 투덜거릴 때가 많은데요. 책을 보니 다 이유가 있네요. 각각의 운동이 우리 몸에 어떤 역할을 하는지 책에서 소상하게 소개해주시니 운동에 동기부여가 됩니다. 이래서 실기 못지않게 이론 수업이 중요합니다. 왜 하는지 알고 하는 사람은 힘들어도 계속할 수 있어요. 이유를 모르면 힘들고 짜증 나서 금세 포기하기 쉽지요. 

4장에서는 100세까지 걷기 위한 생활 습관 관리법을 소개하시는데요. 다리 꼬는 자세, 보기엔 우아하지만 무릎에는 안 좋아요. 다리 꼬는 습관을 지속하면 골반이 틀어지고 인대가 늘어납니다. 무릎이 비틀어지고 허리가 구부정해져요. 다리를 자주 꼬면 골반이 좌우로 흔들려 하체 근육에 제대로 힘을 주기 어렵고요. 나이 들어 걸음걸이가 힘들어집니다. 우아하게 앉았다가 우지끈 무릎이 무너질 수 있다고요. 

마찬가지로 골반과 허리에 부담을 주는 자세는 양반다리입니다. 저는 교통사고로 허리를 다친 후로 식당에 가서 좌식 자리에 앉는 게 너무 힘들어요. 양반다리는 피하는 게 좋고요. 만약 어쩔 수 없는 경우라면 방석을 여러 개 사용하여 엉덩이를 높이는 게 좋다고 하시네요. 

직업상 장거리 운전 하시는 분들에게 송영민 선생님은 바른 자세를 위하여 허리 쿠션을 권하십니다. 다만 너무 오래 운전하면 역시나 허리에 부담이 가니 1시간에 한 번씩 건강과 안전을 위해 휴게소에 들러 스트레칭을 꼭 하라고요. 운전할 때는 신경을 많이 써서 어깨와 등 근육의 긴장 수준이 높아지는데요. 흡연은 혈관을 수축시켜 근육의 피로가 풀리지 않으니 담배 연기보다는 맑은 공기를 마시면서 심호흡을 많이 하는 게 좋습니다.

설거지하다 보면 허리가 뻐근해지지요? 발밑에 주방용 매트를 까는 게 좋답니다. 쿠션이 발바닥을 감싸주어 접촉 면적이 넓어지고요. 발바닥에 실리는 체중을 분산시켜줍니다. 발을 넓게 벌리면 안정성이 높아져 자세 잡기 더 편해진다고요. 무릎을 약간 구부리고 싱크대에 붙이면 자세가 더 안정적이 됩니다. 하지만 제일 중요한 거! 혼자서 설거지를 다 하면 시간도 오래 걸리고 그만큼 허리에 부담이 큽니다. 설거지는 식구들이 나눠서 돌아가며 하는 게 제일 좋습니다. 그래야 허리에 골병이 들지 않아요. 

아프지 않고 오래오래 온 세상 방방곡곡을 누비며 걷기의 즐거움을 누리고 싶습니다. 오늘도 공부하고 수행하고 운동하는 마음으로 걸음을 나섭니다. 오늘도 모두모두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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