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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폭락에 대처하는 법

by 김민식pd 2022. 4. 15.

(꼬꼬독 원고를 공유합니다.) 

안녕하세요, 좋은 책, 좋은 삶, 꼬꼬독의 김민식입니다.
요즘 주식하시는 분들 많은데요. 개중에는 주식 하락으로 우울증을 호소하고 병원을 찾는 분도 있습니다. 주식 투자자들에게 상담을 해주시던 정신과 원장님이 온라인에 글을 올리셨어요.

‘이번 주에 저희 병원에 주식 우울증으로 상담받으러 오신 분들이 정말 너무나 많습니다. 주식폭락이 가정불화나 직장 문제로 이어지는 경우가 너무나 많아서 안타까워 말씀드립니다. 
1. 폭락장에서 초보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습니다. 주식앱을 지우세요. 
2. 물타기 하지 말고, 손절 하지 말고, 그냥 기다리세요. 
3. 일상에 집중하고 본업에 충실하십시오. 
4. 돈 잃었다고 가족에게 짜증 내고 거짓말하고 그러다간 너무 불행해집니다. 그러지 마세요. 주식으로 본 손해를 코인으로 만회하려다가 폭락의 2연타, 물레방아를 타시는 분들, 그러지 마세요. 멈추세요. 한 달만 모든 걸 잊고, 오직 본업에 충실하시고 추가 재난을 막으세요. 지진도 여진이 훨씬 무섭습니다. 제가 이분들의 아픔을 이렇게나 절절히 공감할 수 있는 건... 저도 물렸기 때문입니다.’

이 분이 쓰신 책을 찾아 읽었습니다.

<살려주식시오> (박종석 지음 / 위즈덤하우스)
살려주십시오, 가 아니라 살려 주식 시오입니다. 살려 주식 사오, 먹고 사는데 도움이 될까 싶어 주식을 샀는데, 폭락하면 살려주십시오 소리가 절로 나오겠지요. 
1981년생인 저자는 서울대병원 정신과에서 일한 전문의입니다. 서른 중반에 마이너스통장까지 만들어가며 주식에 투자했다가 전 재산을 모두 날립니다. 환자 보는 쩜짬이 주식 창 띄워놓고 들여다보느라 일에 집중하지 못한 탓에 병원에서 해고됩니다. 명문대 출신 의사가, 게다가 중독을 치료하는 의사가 어쩌다 주식 중독에 빠져 멘탈도 무너지고 돈도 몽땅 잃었을까요?
2011년 12월 15일, 저자는 당시 전 재산인 5,000만 원과 마이너스 통장으로 빌린 3,000만 원, 총 8,000만 원을 주식투자에 올인합니다. 바로 다음 날, 코스피가 30포인트 폭락합니다. 그리고 그 다음 날 토요일 12월 17일, 김정일이 사망했어요. 주식 거래 이틀 만에 1,200만 원을 날립니다. 손을 덜덜 떨면서 급하게 팔았고요, 정확히 저자가 판 직후부터 주가가 반등합니다. 주당 7만 원에 손절했던 주식이 13만 원으로 폭등해요. 정신과 의사지만 정작 마음의 평화고 나발이고 도저히 멘탈을 바로잡을 수가 없어요. ‘착하게 살아온 나에게, 매주 5만 원씩 감사헌금을 했던 나에게, 하느님, 너무하신 것 아니에요?’ 정서적 추론과 투사의 오류랍니다. 착한 것과 투자의 성공은 아무런 인과관계가 없고, 매도 타이밍을 잘못 잡은 것은 순전히 본인 탓인데 말이죠. 
2015년 9월, 다시 주식투자를 시작합니다. 4년 동안 모아온 적금과 정기예금 2억 원을 모두 해지하고, 서울대병원 앞 은행에서 의사 면허증을 맡기고 마이너스 통장 1억 원을 빌립니다. 총 3억 원을 주식에 투자했는데, 4개월 만에 반토막 납니다. 서른다섯 살 의사가 전 재산이 4,000만 원이 되었어요. 월급이 짠 서울대병원에서 더는 일할 수 없어 지방의 병원으로 옮깁니다. 이제 정신 차리고 주식은 그만둘까요? 이제 본격적인 주식 중독자의 삶이 시작됩니다.
병원 일, 환자 상담은 뒷전입니다.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는 병원장이 뭐라고 하던 스마트폰에서 눈을 떼지 않아요. 2016년 12월, 트럼프가 대선에 승리할 때, 주식 수익률 마이너스 79%를 기록하고요. 주식에 중독된 의사, 우울증에 걸린 정신과 의사로 병원에서도 유명했고요. 결국 병원에서 해고통지를 받습니다. 서른여섯 살의 노총각, 흙수저 의사, 평생 고생해서 모은 돈을 주식으로 날린 바보라는 소리에 자존감이 무너집니다.

2017년 《자존감 수업》이란 책을 낸 윤홍균 선생님도 정신과 의사신데요. 자존감이란 무엇일까요? ‘내가 얼마나 가치 있는 사람인지 스스로 확신하는 능력’입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건 ‘스스로’입니다. 자신의 자존감을 결정하는 것은 타인의 인정이나 외부의 평판이 아니라 나 자신입니다. 이걸 모르면 가짜 자존감에 집착합니다. 학벌, 스펙, 자격증 같은 것들에 얽매이거나 내가 충분히 사랑받을 만한 사람이라는 것을 확인하고 싶어서 SNS 좋아요 수에 집착하기도 하죠. 저자가 생각하는 자존감은 ‘타인과 나를 비교하되 그 차이를 인정하는 것’이랍니다. 주식이 화제에 오를 때마다 우리는 타인과 나를 비교하며 초라해지기 쉽습니다. 누구는 돈을 벌었다는데, 누구는 주식으로 부자가 됐다는데. 부러워하는데 그치는 게 아니라 부자 친구와 나의 차이점을 인정하고, 친구의 현명함을 배울 줄 아는 것이 진짜 자존감입니다. 나보다 많이 번 사람은 그만큼 많은 시행착오를 하고 공부와 노력을 한 끝에 그 자리에 오른 겁니다. 겸손한 태도로 그들의 투자 노하우를 배워야 합니다. 나의 현재 위치를 인정하고 부자를 존중하는 것, 그게 투자 자존감이라고요.

주식이 폭락할 때, 투자자들 중에는 괴로움을 호소하고 극단적 선택을 고민하기도 하지요. 폭락장이 올 때, 어떻게 할 것인가? 저자는 세 가지 대처방법을 권합니다.

첫째, 폭락장에서 초보자가 공황에 빠졌을 땐, 대응할 게 아니라 주식을 보지 말아야 합니다. 아무것도 하지 말고 그냥 주식 앱을 지웁니다. 주식에 투자한 돈은 다 잃었다고 생각하고 잊고 살다가 몇 년 뒤에 계좌를 열어봅니다. 그렇게 하면 거의 대부분 수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만에 하나 몇 년 만에 열어본 주식이 손실이 났더라도 그동안 무수히 낭비했을 에너지와 시간, 심적인 고통, 멘탈 붕괴를 생각했을 때 무조건 남는 장사입니다.

둘째, 일희일비하지 마세요. 주식은 평생의 동반자입니다. 동학 개미, 초보들의 특징 중 하나가 어제 산 주식이 오늘 5% 정도 오르면 세상을 다 가진 듯 행복했다가 내일 폭락하면 한없이 우울해진다는 겁니다. 이런 조울증 상태로 투자에 임해서는 안 됩니다. 한두 번 재미를 봤다고 자신이 주식 고수가 된 것처럼 거만해져서도 안 되고, 몇 번의 손실을 경험했다고 “난 똥손이야, 다시는 주식 안해”라고 자기 비하를 해서도 안 된다고요.

피디로 20여 년 일하며 제가 신인 배우들에게 했던 조언과 똑같네요. ‘무명 신인이라고 비굴할 필요도 없고, 인기를 좀 얻었다고 거만할 이유도 없다.’ 대중의 관심은 바람처럼 왔다가 낙엽처럼 사라지기도 하니, 거기에 목을 매고 살면 평생 인터넷 댓글창을 보며 안티들의 글에 상처받고 살 것이다. 절대 세상의 반응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자기관리를 꾸준히 해라. 오랜 세월 방송계에서 살아남는 사람들은 철저한 자기관리의 달인이다, 라고 말이죠.


 
셋째, 돈은 잃어도 시간을 잃어서는 안 됩니다. 종일 주식 창만 들여보다 보면, 번아웃과 불안증세, 우울증이 옵니다. 2020년 코로나가 터지고 재택근무가 늘어나고 친구들과 모임이 어려워지자 스마트폰으로 주식을 하는 사람들이 확 늘었습니다. 주식투자를 하면서 가장 조심해야 할 점은 ‘올랐나? 올랐겠지?’ 하며 하루에도 수백 번 주가를 확인하는 것입니다. 이러다 보면 일상이 무너지고요. 본업과 직장 일에 집중하지 못하고 근무 태도와 인사고과는 점점 나빠집니다.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자산은 돈이 아니라 시간입니다. 주식투자를 하는 이유도 결국은 노후에 경제적 자유를 획득하기 위한 건데요. 자유로운 시간을 벌려고 재테크를 하는데, 주식투자에 과도하게 집착한 나머지 소중한 시간을 낭비해서는 안 됩니다. 제가 집에서 책을 읽고 영화 보는 걸 좋아하는데요. 육아의 원칙이 있습니다. 아이가 부르면 바로 달려갑니다. 책이든 노트북 화면을 바로 덮습니다. 아빠의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건 바로 너야. 이런 믿음을 심어줘야 합니다. 우리에게 가장 소중한 자산은 시간이고요. 그 시간을 내주는 것이 육아의 기본입니다. 주식이 잘될 때는 세상 다정하고 여유로운 남편이자 아빠인데, 주식이 폭락하면 쉽게 짜증을 내고 화를 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돈은 잃어도 시간까지 잃지는 마세요. 

투자자로 살기 위해 필요한 건 건강한 몸과 마음입니다. 주식 투자자로 살기 위해 정신과 의사 선생님이 추천하는 3가지 활동이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첫 번째는 운동입니다. 운동이 뇌의 근육을 강화시키기 때문이죠. 학습 능률도 앉아서 공부만 하는 아이보다 짬짬이 운동을 하며 혈액 순환을 시키는 사람이 학습 능률도 오릅니다. 주식도 마찬가지예요. 건강한 멘탈을 기르기 위해서는 꾸준히 운동을 해야 합니다.

두 번째는 습관의 변화. 매일 아침 9시부터 오후 3시 30분까지 종일 주식 창을 들여다보는 습관부터 바꿔야 합니다. 쳐다본다고 주식이 오르나요? 절대 아니죠. 내가 사지 않은 주식, 내 친구의 주식만 오를 뿐입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스마트폰을 보는 게 아니라 스트레칭을 합니다. 식사할 때는 스마트폰을 보지 않습니다. 주가는 하루에 한 번만 확인합니다. 이런 습관의 변화가 중요하고요.

세 번째는 자신만의 루틴을 만드는 것입니다. 그중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중요한 것이 식사와 수면입니다. 사람을 변화시키는 가장 빠른 방법은 내가 매일 하는 일, 가장 접근하기 쉬운 행동부터 건강하게 바꾸는 것입니다. 특히 아침 식사가 중요한데요. 아침에 먹는 단백질은 세로토닌을 만드는 중요한 원료입니다. 현명한 투자자들은 절대 뜨거운 아메리카노로 하루를 시작하지 않아요. 잠이 덜 깬 뇌에 카페인을 넣으면 예민하고 초조한 심리상태가 되고요. 장세를 읽을 때 좋은 판단을 하기 어렵습니다. 적당량의 아침 식사는 투자자로서 훨씬 여유 있고, 합리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게 도와줍니다. 건강한 뇌를 위해서는 잠을 잘 자는 것도 무척 중요하고요. 숙면을 취하려면 기본적으로 매일 비슷한 시간에 잠을 자야 합니다. 

‘일상의 루틴을 만들고 습관이 쌓이면 이것은 태도가 된다. 성격, 판단력, 인내심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으며 본업에 충실하면서도 슬기로운 투자자가 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이다. 몸과 마음의 건강을 유심히 관찰하고 뇌를 리프레시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투자가 아닌 나의 삶과 일상부터 집중해보자. 최고의 우량주는 바로 나 자신이니까.’
 
저는 평생 주식투자를 해본 적이 없어요. 저는 주식 대신 굿 라이프 영상에 중독된 것 같아요. 건강에 유익한 정보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거든요. 최고의 우량주는 바로 나 자신이고요. 나의 건강에 투자하며 행복한 노후를 꿈꿉니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독서, 다음 시간에 뵙겠습니다.

 

https://youtu.be/XF6w4xax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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