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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의 말들을 찾아서

by 김민식pd 2019. 7. 29.

어려서 저는, 나를 옭아매는 불가능의 말들이 싫었어요.
"너는 글씨를 못쓰니까 작가가 될 수 없어."
"너는 못생겼으니까 연애를 할 수 없어."

스무살이 넘어 책을 즐겨읽게 된 건, 그 안에 있는 가능성의 언어 때문입니다. 

"~에도 불구하고 너는 ~ 할 수 있어."라는 희망의 말들. 나이 쉰에 작가라는 직업에 도전한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돈 한 푼 들이지 않고도 영어를 잘 할 수 있어." 

"나이 50에도 새로운 직업에 도전할 수 있어." 

"세계일주를 하고 싶다면, 서울부터 여행해보면 어떨까요?

3권의 책을 쓴 건, 제가 세상을 살며 발견한 희망의 언어를 나누고 싶어서입니다. 


두 딸의 아버지가 된 후, 아이들에게 하는 말을 자주 돌아봅니다. "~하고 싶다고? 넌 여자앤데, 그걸 할 수 있겠어?" 이런 말은 삼가하고 싶어요. 

치마만다 응고지 아다치에가 쓴 <우리는 모두 페미니스트가 되어야 합니다>를 읽고, 나도 페미니스트가 되어야겠다고 결심했어요. <엄마는 페미니스트>를 읽고, 더욱 분발해야겠다고 다짐하고요

딸을 가진 친구가 작가에게 물어봐요. 아이를 페미니스트로 키우려면 어떻게 해야하냐고. <엄마는 페미니스트>(치마만다 응고지 아디치에 /황가한 / 민음사)는 친구에게 들려주는 다정한 충고로 가득한데요. 그 중 하나가 '성 역할'은 완벽한 헛소리라고 가르칠 것이랍니다.


''너는 여자니까.' 뭔가를 해야 한다거나 해선 안 된다는 말은 절대로 하지 마.

'너는 여자니까.'는 그 무엇에 대한 이유도 될 수 없어. 절대로. 

(...)

아이들한테 성 역할이라는 구속복을 입히지 않는 것은 아이들의 잠재력을 최대한 펼칠 수 있는 공간을 주는 것과 같아. 딸을 한 사람의 개인으로 봐 줘. 어떠어떠해야 하는 여자애로 보지 말고. 한 개인으로서 그 아이의 장점과 단점을 봐 줘. 여자애는 어때야 한다는 잣대로 재지 말고. 그 아이가 가장 잘했을 때를 기준으로 재어 줘.'


(<엄마는 페미니스트> 28쪽)

저는 1960년대에 경상도에서 나고 자라났기에 저도 모르게 보수적이고 권위적인 문화에 길들여져 있다고 생각합니다. 딸 둘을 낳고 고민이 많았어요. 어떻게 하면 좋은 아빠가 될 수 있을까? 농경시대의 관습을 따라 아이들을 키울 수는 없잖아요?

21세기를 살아가는 저는 이제 페미니스트가 되고 싶어요. 페미니스트는 가능성을 믿는 사람입니다. 남녀가 직장과 가정에서 평등한 기회를 누릴 수 있다고 믿는 사람. 아이들이 원하는 일은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이요. 다만 스스로를 페미니스트라고 부르기에 아직도 부족한 점이 너무 많기에 책을 읽고 선생님을 찾아다닙니다. 

   
'아이가 존경했으면 하는 자질을 가진 여자들, 즉 이모들에게 딸이 둘러싸여 자라게 해. 네가 그들을 얼마나 존경하는지 얘기해 줘. 아이들은 본보기를 따라 하면서 배우니까. 네가 그들의 어떤 점을 존경하는지 얘기해 줘.' 

(77쪽)

아내는 딸들에게 좋은 엄마입니다. 독립적이고 진취적이고 도전정신도 강하지요. 아내는 책도 많이 읽어요. 얼마 전에는 미셸 오바마의 <비커밍>을 읽고 큰 아이에게 권해주더라고요. 배울 점이 많은 좋은 어른이라고요. 연애 시절, 저는 평생 사랑하고 존경할 수 있는 사람을 찾았어요. 그 조건 중 하나가 책 읽는 사람이었어요. 책을 읽는 사람은 성장을 꿈꾸는 사람이거든요.

 
아다치에를 처음 만난 건 그의 유명한 TED 강연 덕분입니다.

<우리는 모두 페미니스트가 되어야 합니다> 

https://www.ted.com/talks/chimamanda_ngozi_adichie_we_should_all_be_feminists?language=ko


그 아다치에의 강연을 한국에서 들을 기회도 있어요. 이 분, 곧 한국에 오십니다.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의 책 소개 채널 <꼬리에 꼬리를 무는 구독>의 특별 연사로요. 


https://sebasi.co.kr/class/209


(강연회 신청은 위의 링크로~ 몇 자리 안 남았네요.)

이야기 손님으로 은유 작가님도 오십니다. 제가 좋아하는 작가님 두 분을 한 자리에 만나다니! 그날은 큰 딸 민지와 함께 가려고요. 아이에게 좋은 어른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도 부모의 역할이라 믿습니다.  



<엄마는 페미니스트>의 3줄 요약.

딸을 키우는 친구에게 들려주는 따뜻하고 솔직한 조언.

딸을 페미니스트로 키우는 건 아이의 가능성을 믿어주는 일이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누구나 가볍게 실천할 수 있는 페미니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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