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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돌이 독서 일기

짠돌이 라이프스타일

by 김민식pd 2018. 9. 4.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를 사는 사회와 개인이 함께 겪는 고민이 있답니다.

'직장생활을 언제까지 할 것인가?'

'은퇴 이후 돈은 얼마나 있어야 행복할까?'

'어떤 삶을 살아야 죽을 때 후회가 없을까?'


가끔 세간에 화제가 되는 북유럽 라이프스타일이나 일본에서 유행하는 미니멀 라이프스타일이 이런 고민에 대한 나름의 답이지요. 일보다는 가정을 우선하고 큰 성과보다는 소소한 보람을 즐기는 휘게 스타일. 많은 것을 소유하기보다 적은 것에 만족하는 미니멀 스타일. 예전에는 획일적인 인생관을 강요했다면, 이제는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이 존중받는 시대입니다.

<라이프스타일 비즈니스가 온다>(최태원 / 한스미디어)에서 저자는 라이프스타일 비즈니스를 이렇게 정의합니다.


'진정한 라이프스타일 비즈니스란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함께 좋아해주는 고객들과 함께 즐기고, 이것을 접해보지 못한 사람들에게는 새로운 삶의 방식을 제안하고 그 매력에 끌어들이는 새로운 접근 방식의 비즈니스다.' 

(위의 책 7쪽)

한 사람의 인생을 관통하는 가치관이 만들어내는 삶의 패턴이 라이프스타일이라는데요. 생각해보면 저의 블로그 '공짜로 즐기는 세상'도 어쩌면 라이프스타일을 알리는 곳이 아닐까 싶습니다.

영어를 공짜로 공부하고, 돈 들지 않는 취미로서 독서를 즐기고, 돈을 쓰지 않는 삶의 자세를 즐기고, 이를 세상 사람들에게 삶의 방식으로 제안하는 것. 흠... 그러고보니 저도 라이프스타일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이군요. 이건 비즈니스라고 하기엔 좀 그렇지요. 비즈니스란 기본적으로 사람들의 욕망을 자극하여 소비를 창출하는 일이거든요. 라이프 스타일 비즈니스도 당신만의 라이프 스타일을 위해 돈을 좀 쓰라는 이야기고요. 저는 돈을 쓰지 말자고 주장하는 거니 이게 비즈니스라고는.... ^^ 

그런데 저는 이게 비즈니스를 하는 자세라고 생각해요. 비즈니스라면, 돈을 어떻게 벌까 고민하는데요. 남의 돈 먹기 쉽지 않아요. 일단 내가 좋아하는 것을 열심히 즐기는 게 우선입니다. 그걸 보고 남들이 따라하면 다행이고요. 안 해도 일단 내가 좋아했으니 된 거다. 이를테면, 책읽는 라이프스타일을 권하기 위해 책방을 연다면, 내가 좋아하는 책으로 채워넣고 사람들이 찾아와주기를 바라는 게 우선이라는 거지요. 책방 운영으로 큰돈을 벌지 못해도, 내가 좋아하는 나만의 공간이 있고, 그 공간을 내가 좋아하는 책으로 가득채웠으니 됐다, 라고 믿어야... 물론 쉬운 삶은 아닙니다. 확고한 믿음과 철학이 있어야지요.

책을 읽고 글을 쓰면서, 늘 내가 좋아하는 것과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 사이에서 헤맵니다. 나의 취향이 우선이라고 믿어요. 취향이 있어야 내 것이 생겨나니까요. 많은 사람들과 협업을 통해 만들어지는 드라마에서 나만의 색깔을 유지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어쩌면 나의 삶의 모습이 가장 잘 드러나는 곳은 블로그가 아닐까 싶어요. 

나의 라이프스타일을 전시하고, 그 매력을 세상에 전파하는 곳. 블로그가 나의 라이프스타일 비즈니스 플랫폼입니다.


'하나의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한다는 것은 그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완벽한 이해를 전제로 한다.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이해는 그 라이프스타일을 형성한 핵심가치와 삶의 목적을 이해해야만 가능하다. 라이프스타일은 단순한 취미나 취향이 아니라, 추구하는 삶의 전체적인 모습이다.'

(위의 책 128쪽)


'김생민의 영수증'이라는 프로그램이 뜨는 걸 보고 저의 출판 에이전트가 그랬어요. 

"짠돌이 인생철학의 원조는 피디님인데 말이지요. 혹시 '짠돌이 경제학'이란 제목으로 '인생을 공짜로 즐기는 노하우'에 대한 책을 쓰실 생각은 없으신가요?"

손을 내저으며, 감히 경제학이라 이름 붙인 책을 쓸 자신은 없다고 말했어요. 그런데 다시 생각해보니, 짠돌이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찬사로 글을 묶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은 드네요. 이건 정말 세상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은 삶의 방식이거든요. 저는 짠돌이라서 행복합니다. 저더러 용감하다느니, 즐거워보인다느니 말씀들 하시는데, 그 동기는 하나에요. 세상을 사는데 돈이 들지 않으면, 돈을 벌기 위해 비겁해지거나 괴로운 삶을 살 이유가 없어요. 물론 이게 실행이 쉬운 스타일은 아니고, 그리 폼나는 삶의 방식도 아닌 건 잘 알아요. 저도 늘 고민하면서 삽니다. '공짜로 즐기는 세상'이라는 주제를 어떻게 살려갈지.


 앞으로는 라이프스타일 비즈니스가 뜬다는 책을 읽으니, 라이프스타일을 만드는데 꼭 돈이 들어야 하나? 돈 한 푼 안 드는 라이프 스타일은 없을까? 그런 생각이 드네요. 언젠가는 '짠돌이 인생 예찬론'을 써야겠어요. 아, 즐거운 궁리가 또 하나 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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