짠돌이 독서 일기

북토크의 즐거움

김민식pd 2023. 12. 1. 05:09

저는 책을 참 좋아합니다. 책은 읽는 것도 좋지만, 책을 쓴 저자를 만나 강연을 듣는 것도 즐거워요. 요즘 저는 저자 강연보다 북토크란 말을 더 좋아해요. 강연은 무언가 가르치고 배워야 할 것 같지만, 북토크는 그냥 책 이야기로 즐거운 수다를 나누는 기분이잖아요? 책을 두고 나누는 이야기가 삶을 어떻게 바꾸는지 보여주는 책이 한 권 있습니다.

<기적의 북토크> (강민정 / 생각의 뜰채)

저자는 제주에서 두 남매를 키우는 평범한 엄마입니다. 회사를 다니다 아이를 낳고 경력 단절이 됩니다. 육아에 집중했던 외롭고 고단한 시기를 ‘책 읽기’로 돌파해온 강민정 작가. 만나고 싶은 책의 저자가 있으면 직접 섭외해 북토크를 기획하고 진행합니다. 

저자가 책을 읽는 이유는 딱 하나, 자신의 삶을 변화시키고 싶어서예요. 저도 그래요. 살다가 고민이 생기면 책을 통해 답을 찾아봅니다. 인생에서 가장 힘든 일 중 하나는 육아입니다. 잘 하고 싶은데, 누구나 다 처음 해보는 일입니다. 어떻게 하면 더 잘 할 수 있을까? 고민을 하던 저자는 육아서를 읽고 부모 강연을 찾아다닙니다. 

어느 날 찾아간 북토크에서 아이 동반이 어렵다는 안내를 받습니다. 아니 부모 교육 강연인데, 정작 아이를 데리고 오면 안 된다고? 그런 법이 어디 있어? 저자가 직접 북토크를 기획합니다. 아이랑 엄마가 함께 참여할 수 있는 북토크를. 교육 전문가를 모신 북토크에서 이런 조언을 듣습니다. 아이는 20년이 아니라 100년을 살아갈 것이기에 스무 살 대학 입시가 아닌 30~40대에 행복하고 경제적 자유를 갖는 것을 교육의 목표로 삼아보라고. 이제 아이의 행복을 좀 더 넓은 시야에서 바라보고 고민할 수 있게 됩니다.

‘아이를 키울 때 들던 조바심은 단 한 권의 책과 단 한 번의 북토크로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마음속에 찬 바람이 불면 보약을 지어 먹듯 육아서의 저자와 북토크를 진행했다. 내가 알고 싶은 분야, 알고 싶은 진로를 누가 그러더라 하는 어깨너머 귀동냥이 아닌 그 분야의 전문가인 저자의 책을 읽고 직접 이야기 나누며 나만의 관점을 세우는 일에 북토크가 직방이었다. 뿐만 아니라 함께 자리한 독자들의 이야기를 통해서도 바로 실천 가능한 육아 꿀팁을 들을 수 있었다.’

(69쪽)

이 책은 독서예찬론이자 흔들리는 부모들을 위한 육아서입니다. 아이를 키우며 찾아오는 불안과 좌절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하나의 방법을 보여주는 책이거든요.



북토크는 언제 하면 좋을까요? 저자가 말하는 4가지 기회가 있어요. 

첫 번째는 서사가 재미있는 저자를 알게 되었을 때. 
책에 소개된 이야기가 너무 궁금하거나, 저자의 매력에 푹 빠져들어 저자를 꼭 한번 만나 이야기 듣고 싶다는 마음이 절로 솟았다면 그때가 바로 북토크를 진행하기 가장 좋은 때입니다.
 
두 번째는 강연을 잘하는 저자를 알게 되었을 때.
저자 강연을 갔다가 이야기를 재미나게 하는 저자를 발견했다면, 이제 그를 불러 더욱 풍성한 대화를 청해보는 거지요.

세 번째는 평소 흠모하는 저자의 신간이 나왔을 때.
신간이 나오고 한 달 동안은 저자도 출판사도 책 홍보를 위해 전력 질주하는 시기인데요. 그때 책의 주제에 맞는 북토크를 제안하면 성사될 가능성이 올라갑니다. 

“작가님은 앞으로 어떤 사람이 되고 싶으세요?” 
북토크에서 독자들이 가장 많이 하는 질문 중 하나인데요. 강민정 작가님은 이렇게 말합니다.

‘만삭의 경단녀였던 제가 북토크를 통해 세상을 만나는 동안 알게 되었습니다. 삶은 어떤 식으로든 계속된다는 것을요. 시작은 북토크였지만 그 끝에 무엇이 있을지 알지 못한 채 지금까지 오는 동안 작은 기적을 많이 만났기에 저는 앞으로도 꾸준히 시작하는 사람으로 살고 싶습니다.’

(223쪽)

열정이란 어느 날 하늘에서 갑자기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소소하게 시작했을 때 비로소 발견할 수 있는 것이라는 저자의 말씀에 깊이 공감합니다. 저도 저자 강연을 들으러 다니는 걸 참 좋아했어요.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을 때 책을 읽고, 강의를 듣는 건 할 수 있으니까요. 우리 모두가 꿈꾸는 '평범한 기적'은 지금 이 순간 내 앞에 있는 일상을 즐기는 것입니다.

책에서 만나는 인연과 함께 오늘도 행복하시길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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