짠돌이 독서 일기/꼬리에 꼬리를 무는 독서

시련 끝에 다시 일어서는 삶

김민식pd 2023. 8. 11. 05:12

좋은 삶이란 어떤 삶일까요? 살면서 한 번도 실패를 겪지 않는 삶? 안타깝게도 그런 삶은 없습니다. 아무리 노력해도 우리의 의지와 관계없이 고난과 시련은 끊임없이 닥쳐오거든요. 좋은 삶은, 한 번도 넘어지지 않는 삶이 아니라, 시련을 만나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는 삶이 아닐까요? 실패를 딛고 일어나는 힘을 회복 탄력성이라고 하는데요. 흔히 쓰는 말이지만 정작 그 말의 정확한 의미를 모르고 쓸 때가 많습니다. 오늘은 이 말을 국내에 처음으로 소개한 김주환 교수님의 책을 소개합니다.

<회복탄력성 : 시련을 행운으로 바꾸는 마음 근력의 힘> (김주환 / 위즈덤하우스)

저자는 언론홍보대학원에서 교수로 일하는데요. 건강한 인간관계를 맺고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의 기본은 바로 소통능력이라 말합니다. 건강한 인간관계는 사랑과 존중이라는 두 축에 의해서 유지됩니다. 소통능력의 향상은 긍정적 정서의 함양을 통해 이루어질 수 있고요. 

소통능력은 마음 근력의 기초입니다. 소통능력을 향상시켜야 강한 회복 탄력성을 지닐 수 있고, 소통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긍정적 정서가 필요하다는 것이 이 책의 핵심입니다. 진정한 행복감은 나 자신과 다른 사람들에 대해 긍정적 정보를 처리할 때 얻어집니다. 나에 대한 긍정적 정보 처리의 대표적인 것이 자기용서, 자기수용, 자기존중입니다. 타인에 대한 긍정적 정보 처리에는 타인용서, 타인수용, 타인존중이 있어요. 나와 남을 용서하고, 수용하고, 존중함으로써 진정한 행복감이 얻어집니다. 매사에 감사하는 습관은 나와 타인에 대한 긍정적 정보 처리를 한꺼번에 함으로써 강력한 행복감을 가져다줍니다. 감사한다는 것은 나와 남을 동시에 긍정하는 것이니까요.

행복은 외부적 조건에 의해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나의 내면으로부터 우러나는 것입니다. 만약 행복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특정 조건들이 있다고 믿는다면, 그 조건은 오히려 불행을 가져다줄 가능성이 더 큽니다. 행복이 특정한 조건, 이를테면 돈, 권력, 지위, 명예, 성공, 사회적 평판, 외모 등등에 의존한다고 믿는 사람들은 특정한 조건을 숭배하는 것입니다. 돈을 숭배하는 사람은 돈을 벌수록 늘 자신의 돈이 부족하다고 느끼고요. 권력을 숭배하는 사람은 권력을 얻을수록 자신의 힘이 약하다고 느낍니다. 지위를 숭배하는 사람은 높이 올라갈수록 자신보다 더 높은 곳에 있는 사람만 바라보며 더 높이 올라가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히고요. 외모를 숭배하는 사람은 늘 다른 사람과 자신을 비교해보며 자신의 단점만을 바라보고 스스로의 매력이 부족하다는 불안감에 시달립니다. 행복의 조건은 오히려 불행의 조건입니다.

스스로의 결단을 통해 스스로 행복할 수 있는 사람은 자기 자신과 관계가 건강한 사람입니다. 소통능력의 핵심은 자기 자신과 긍정적인 내면적인 소통을 할 수 있는 능력이에요. 대인관계는 내면 관계의 반영이기 때문입니다.

회복 탄력성에 대한 흔한 오해 중 하나는 성공에 대한 강한 집착으로 어떤 상황에서도 반드시 이뤄내겠다는 집념을 지닌 마음가짐이라는 것입니다. 성공에 대한 강한 집착이나 집념은 오히려 회복 탄력성을 떨어뜨립니다. 부정적 정서를 유발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지요.

회복 탄력성은 성공에 대한 강한 집념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실패에 대한 두려움 없음에서 나옵니다. 회복 탄력성은 반드시 성공해야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지닌 상태가 아니에요. 오히려 실패에 대해 두려움을 느끼지 않는 상태입니다. 깊은 성찰을 통해 뚜렷한 목적의식과 방향성을 지니되, 그 목적 달성 여부에 얽매이거나 전전긍긍하지 않는 삶의 태도가 회복 탄력성을 키워줍니다.

현대 사회는 어려서는 부모의 인정, 커서는 사회적 인정에 중독되도록 사람들을 세뇌시킵니다. 그 결과 우리는 끊임없이 타인의 인정을 추구하느라 자신의 진정한 삶을 살지 못해요. 혹시 무시당하거나 비판이나 경멸을 받게 되지나 않을까 전전긍긍하면서 두려움에 떨며 살아갑니다.

자신과 타인에 대한 긍정적 정보 처리를 통해 진정한 행복감을 얻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다른 사람의 인정을 얻고자 갈망하는 중독상태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타인의 시선이나 평가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어야만 나 자신과 건강한 관계를 맺을 수 있거든요. 나 자신과의 관계가 건강해야 다른 사람과의 관계도 건강해지고, 긍정적 정서가 유발되고, 회복 탄력성이 생겨납니다.



100세 시대, 무엇을 하면 좋을까? 저는 은퇴하고 공부하며 사는 것이 꿈입니다. 공부는 어떤 놀이보다 더 재미있습니다. 역사를 보면 사람들이 먹고사는 문제가 다 해결된 다음에는 늘 지적 유희를 즐겼습니다. 글을 읽고 쓰고 여러 가지 창작 활동에 몰입했어요. 그리스 귀족에게 가장 재미있는 것은 지적 유희, 즉 공부였습니다. 창의성을 발휘해 설득력 있는 자기만의 주장과 이론을 만들어내는 놀이, 이것이 바로 학문입니다. 

공자도 논어의 첫 머리에서 “배우고 익히면 기쁘지 않겠는가”라고 이야기했어요. 공부의 목적은 돈을 벌거나 권력을 얻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짜릿할 정도의 기쁨, 곧 희열에 있습니다. 아이들이 스스로 공부에 즐겁게 몰입할 수 있으려면 자율성을 키워야 합니다. 자율성에 기반한 충동 통제력이야말로 건강한 정신으로 한평생을 살아갈 수 있게 하는 회복 탄력성의 근간이 됩니다.

우리나라는 학교나 직장이나 모두 지나칠 정도로 남에게 보여주는 보상에 치중한 동기부여 시스템을 갖고 있습니다. 공부를 잘하면 상을 받고 못 하면 벌을 받는다는 개념. 공부가 재미있어서 한다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지요. 직장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당근과 채찍이라는 외적 보상만이 넘쳐납니다. 일은 자기가 좋아서 하는 것이 아니라 먹고살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하는 고통의 덩어리로 여겨집니다. 

성적이나 월급이라는 외적 보상을 위해서 참아내야 하는 고통이 학업이고 업무입니다. 이러한 삶에서는 고통이 일시적으로 사라진 상태를 행복한 상태라 착각하고요. 일이나 공부를 하지 않는 것이 곧 휴식이고 행복이라고 생각하게 되는 것입니다.
  
회복탄력성을 기르는 최고의 처방 중 하나는 운동입니다. 몸을 움직이면 뇌가 건강해집니다. 운동은 우울증, 불안 장애, 치매 등을 불러일으키는 병든 뇌를 치료할 수 있는 특효약이거든요. 이 약은 부작용도 없고 체중 조절 효과까지 덤으로 제공합니다. 운동은 몸의 건강보다도 마음의 건강을 위해 필수적입니다. 늘 스트레스에 시달리며 감정 통제력이 부족한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특히 필요한 것이 규칙적인 운동입니다. 저자는 운동하는 요령을 이렇게 소개합니다.

첫째, 유산소 운동(조깅, 에어로빅, 줄넘기 등)과 근력운동(아령, 팔굽혀 펴기 등), 장력운동(요가나 스트레칭) 세 가지를 고루 해야 합니다. 하루에 한 가지 운동을 1시간 하는 것보다는 하루에 세 가지 운동을 20분씩 나눠서 하는 것이 더 좋습니다.

둘째, 즐겁고 재미있을 정도로 적당히 합니다. 처음부터 무리한 운동은 금물입니다. 운동을 처음 하는 사람은 천천히 걷기부터 시작합니다. 오랫동안 운동을 안 하다가 갑자기 하면 부상과 부작용의 우려가 있거든요.

셋째, 리듬을 타는 운동이 좋습니다. 연구에 따르면 음악에 맞춰 하는 에어로빅이나 댄스스포츠가 정신 건강에 가장 좋습니다. 줄넘기도 음악을 틀어놓고 하는 것이 더 좋구요. 저는 줌바 댄스를 권해드립니다.

넷째, 친구와 함께합니다. 운동을 함께할 친구를 만들면 더 즐겁고, 더 지속적으로 할 수 있습니다. 관심 있는 운동 동호회에 가입하는 것도 좋습니다. 저는 탁구장에서 운동 친구를 사귀는 것이 요즘의 낙입니다.

다섯째,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등산이나 걷기 등 야외 운동을 곁들이는 것이 좋습니다. 햇빛은 우울증에 탁월한 효과가 있습니다.

몇 년 전, 은퇴를 선택한 후, 마음고생을 심하게 한 적이 있는데요. 책 읽는 즐거움, 줌바 댄스의 즐거움, 걷기의 즐거움 덕분에 다시 일어설 수 있었습니다. 인생이 어찌 뜻대로만 되겠습니까. 고난과 시련이 없기를 바라지는 않고요. 시련 끝에 다시 일어서는 삶을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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