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소풍 공지
<외로움 수업>책을 낸 후, 오래전에 한 번 뵌 적이 있었던 분들에게서 문자가 옵니다.
"피디님, 책 보니까, 독서 모임 하시던데, 걷기 모임도 있고요. 저랑 점심 같이 하시고 산책하며 책 이야기 하실까요?"
제 책을 보고, 제가 여전히 많이 외로울거라 생각하셨나봐요. 저는 어떤 고난을 만나면, 극복하는 방법을 고민하고 어느 정도 해결한 후에야 비로소 책을 냅니다. 즉, 요즘 저는 외로움을 잘 타지 않아요.
첫째, 일단 많이 바빠졌어요. 코로나가 한 풀 꺾이며 행사가 많아지고 강연 요청이 늘었어요. 짬짬이 새 책도 쓰고요. 블로그 글도 다듬어요. 그 와중에 운동도 3가지(근력운동, 줌바, 탁구)를 해야 하고요. 매주 올리는 유튜브 <꼬꼬독> 원고 작업도 해야 하고, 독서일기에 올릴 책도 꾸준히 읽어야 합니다. <외로움 수업>을 쓸 때는 코로나 터진 후, 명퇴하고 한창 외로움을 타던 시절이었어요. 갈 곳도 없고, 불러주는 이도 없어 한가했지요. 요즘은 그렇지 않아요.
둘째, 저는 은근히 낯가림이 심합니다. 저를 강연장에서 만나신 분들은 제가 엄청 외향적이고 활달한 성격이라 생각하십니다. 맞아요. 그런 점도 있어요. 다만 저는 혼자 있을 때 더 편해요. 평생 술 담배 커피를 멀리 할 수 있었던 건, 낯선 사람과의 만남이 부담스러웠던 탓도 있어요. 혼자 길을 걷고 책을 읽을 때 가장 행복하고요. 은퇴하며 결심했어요. 이젠 나를 먼저 챙겨주자고요.
셋째, 독서든, 운동이든, 만남이든, 설렘이 있어야 해요. 설레지 않는 책은 읽지 않고요, 설레지 않는 길은 걷지 않습니다. 휴대폰에 뜬 이름을 보고 '응?'하고 뜬금없다고 느껴지는 분들도 있어요. 그럴 때 떠오르는 감정은 설렘이 아니라 부담입니다. 시간적, 정신적 부담. 그런 분을 억지로 시간을 내어 만나는 건 나 자신에 대해서도, 상대에 대해서도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저처럼 낯가림이 심한 사람은 새로운 친구를 어떻게 만날까요? 8대2의 비율을 생각합니다. 만나면 좋은 친구, 오랜 친구들을 먼저 만나고요. 그런 다음 새로운 사람을 만납니다. 그래야 덜 힘들어요.
2020년 명퇴하고 외로웠던 제게 손을 내밀어주신 고마운 분들이 있어요. 온라인 독서 모임 친구들과 블로그 댓글로 꾸준히 응원해주신 분들. 지난 겨울에 그 분들을 <외로움 수업> 출간 기념회로 모셨지요. 봄이 오면 같이 나들이를 하자고 했었는데요. 새로운 멤버를 영입할까 합니다. 관계도대왕님과 배훈사람님. 두 분을 모십니다.
더 많은 분들을 모시지 못해 죄송합니다. 조금씩, 아주 조금씩, 친구를 늘려가는 게 제 소망입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
(주말 양재천 풍경~)
섭섭이짱, 아리아리짱, 보리랑, 꿈트리숲, Ladysunrise, 초현님, 관계도대왕, 배훈사람님.
모쪼록 그날 모두 뵐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참석 여부를 댓글로 알려주세요.)
6월 10일 토요일 오후 4시, 서울지하철 3호선 도곡역 4번출구 앞에서 뵐게요.
양재천 산책 후, 시간 되시는 분들은 저녁 같이 하고 티타임까지 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