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계발서가 인생을 바꾼다
(독서로 인생을 바꾸는 방법, 강의원고를 공개합니다. 오늘은 3번째 시간입니다.)
20대에 저는 참 우울했습니다. 가진 게 없고, 하고 싶은 일도 없고, 만날 사람도 없어, 저는 매일 도서관에 가서 책을 읽었습니다. 저자 특강을 할 때, 자주 듣는 질문이 있어요. “작가님은 매년 200권 이상 책을 읽는다고 들었어요. 다독가로서 내 인생의 책 한 권을 고른다면 어떤 책을 추천하시겠습니까?”
저는 좋은 책과 나쁜 책이 따로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책은 다 좋아요. 다만 지금 이 순간, 내게 더 와 닿는 책이 있고, 그렇지 않은 책이 있어요. 사람마다 다르고, 때에 따라 달라요. 그러니 제 인생의 책을 알려드리기보다 각자가 인생의 책을 찾아가는 게 독서의 낙이라 생각합니다.
내 인생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책은 무엇일까요? 20대에 읽은 <시간을 정복한 남자, 류비셰프>입니다. 류비셰프라는 과학자가 시간을 관리하며 다양한 일상을 즐기는 이야기인데요. 20대에 이 책을 읽고 반해버렸어요. 류비셰프는 시간을 마치 돈처럼 소중하게 여기고 가계부를 쓰듯 관리합니다. 매일 24시간이 입금되고, 그 시간을 어떻게 쓰는가를 기록했지요. 저도 시간의 수입지출을 따져봤어요. 영어 공부나 독서처럼 생산적인 일에 쓰인 시간을 수입으로 잡고, 게임이나 TV 시청처럼 소비 활동에 쓴 시간을 지출로 잡습니다. 정리해보니 하루 중 버리는 시간이 의외로 많더군요.
시간의 생산성을 증대하기 위해 시간의 지출을 소득으로 바꾸는 방법을 찾았어요. 이를테면 학교까지 걸어가는 시간이 20분이라면, 이전에 음악을 들으며 가던 것을, 영어 회화 테이프를 청취하면서 갔어요. 그럼 등교 시간에 지출한 20분이 영어 공부에 투자한 시간 20분이 되지요.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틈틈이 영어책을 외웠습니다. 영어 공부는 앉아서 파는 학문이 아니라 하루 중 짬짬이 시간을 내어 반복으로 길러지는 습관이거든요. 하루하루 24시간의 수입과 지출을 관리했어요. 시간을 아껴 쓰는 습관이 몸에 배니 내 삶의 생산성을 키울 수 있었어요.
드라마 피디로 일하며 매년 한 권씩 책을 쓰고, 여행을 다니고, 강연을 다닙니다. 직장을 다니며 매년 200권의 책을 읽는 제게 ‘PD님의 시간 관리 방법이 궁금합니다.’ 하고 묻는 분도 많아요. 어느 날 하루 24시간의 통계를 내보니 차로 출퇴근하며 길에서 버리는 시간이 많더군요. 차를 두고 전철로 출근하기 시작했어요. 하루 2시간 가까이 전철에서 책을 읽다 보니 독서량이 늘었고요. 때론 자전거를 타고 한강을 따라 회사에 출근합니다. 왕복 3시간 자전거를 타면서 운동량이 늘었어요. 심지 영문 오디오북을 들으며 자전거를 타니, 운동도 하고, 영어 공부도 하고, 독서도 하면서 출근하는 셈입니다. 결국 내 삶을 바꾸는 건 시간의 활용법입니다.
<시간을 지배한 사나이 류비셰프>를 읽고 깨달았어요.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자원은 바로 시간입니다. 돈 한 푼 버는 건 쉽지 않지만 시간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누구나 시간의 부자로 살 수 있어요. 책을 읽고 결심했어요. 비록 돈은 없지만, 시간만큼은 누구보다 풍요롭게 살겠노라고.
대학을 졸업하고 들어간 첫 직장에서 치과 외판 사원으로 일했어요. 치과 제품을 파는 영업사원인데요. 일은 힘들었습니다. 치과 방문 판매 일을 하는데, 병원을 찾아가면 누구도 반가워하지 않아요. 바쁜 치과는 환자 볼 시간도 부족한데, 영업사원까지 찾아와 귀찮게 한다고 싫어하고요. 한가한 치과는 오라는 환자는 안 오고 불청객만 꼬인다고 또 싫어합니다. 치과의사에겐 시간이 곧 돈이지요. 그렇기에 시간을 뺏는 영업사원의 방문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어요. 어떻게 해야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까요? 제게 답을 준 책이 있습니다.
<데일 카네기의 인간관계론> 자기계발서의 고전으로 100년 전에 나온 책인데, 아직도 개정판이 꾸준히 나옵니다. 책을 보면, 사람들이 당신을 좋아하도록 만드는 6가지 방법이 나오는데요.
규칙 1: 다른 사람에게 진심으로 관심을 가져라.
영업사원으로 일을 하며 물건을 파는 데만 집중하면 사람을 설득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저는 치과 원장님의 일에 진심으로 관심을 갖습니다. 치료를 하며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여쭤봅니다. 내가 담당한 제품 중에 원장님께 도움이 될만한 건 없는지 살펴봅니다. 물건 판매가 목적이 아니라, 상대를 돕는 거라 생각하면, 영업에 대한 부담이 줄어듭니다.
규칙 2: 웃어라.
어려서 저는 남을 웃기려고 집착했어요. 책을 보니, 사람은 웃기는 사람보다 자신의 이야기에 잘 웃어주는 사람을 더 좋아한대요. 그래서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재미난 대목에는 웃음을 터뜨렸어요. 거울을 보고 무표정하게 있으면 쌀쌀맞아 보입니다. 웃는 얼굴은 상대방의 기분을 좋게 합니다. 거울을 보고 웃음을 연습했어요. 처음엔 어색해도 익숙해지면 자연스러운 웃음이 나옵니다. 잘 웃는 습관 덕분에 훗날 코미디 피디가 되었어요. 코미디 피디는 잘 웃기는 사람이 아니라 잘 웃는 사람이거든요.
규칙 3: 상대방의 이름을 기억하라.
치과에 들어가기 직전, 간판에 있는 원장님의 이름을 소리 내어 말해봅니다. 복도에 서서 몇 번을 연습합니다. “안녕하세요, 최규식 원장님.”X3. 3번 이상 소리 내어 말해보고 이름이 입에 붙으면 들어갑니다. 자신의 이름을 불러주면 누구나 한 번쯤 돌아보거든요.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이름을 기억하는 사람에게 호감을 갖게 마련입니다. 이름을 자꾸 불러주세요. 그럼 기억하기 쉽고요. 이름을 기억해야 다음에 만나면 또 불러줄 수 있어요.
규칙 4: 잘 듣는 사람이 되어라. 다른 사람들이 자신에 대해 이야기하도록 만들어라.
치과 영업을 다닐 때, 원장실에 들어가면 우선 주위를 둘러봅니다. 사무실에는 그 주인의 취향이 드러나요. 골프 홀인원 트로피가 있다면 진심으로 감탄하며 여쭤보죠. 홀인원은 언제 어떻게 하신 건가요? 그때의 상황에 대해 알려주세요. 관찰과 경청으로 상대방의 이야기를 시작하도록 질문을 던져보세요.
규칙 5: 다른 사람의 관심사에 맞춰 이야기하라.
친구들을 만나 흔히 묻는 질문이 있어요. “그래서 요즘은 뭐가 재밌니?” 한창 즐겁게 보는 넷플릭스 드라마를 얘기할 때도 있고, 한창 빠진 게임에 대해 수다를 떠는 이도 있죠.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좋아하거나, 잘 하는 일에 대해 이야기 할 때 기분이 좋아져요. 그렇게 들어보고 재밌는 건 나도 시도해봅니다. 다음에 만나면 인사를 하죠. 지난번에 권해준 책 재밌었어요. 보답으로 오늘 점심은 제가 살게요. 이렇게 상대방의 즐거움이 나의 즐거움이 되고 즐거움은 계속 확장됩니다.
규칙 6: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자신이 중요한 사람이라고 느끼게 만들어라. 진심으로 그렇게 행동하라.
사람을 만날 때, 저의 습관. 휴대폰을 무음 상태로 돌리고 전화를 보이지 않는 곳에 치워둡니다. 누군가와 함께 있을 때는 오롯이 그 사람에게 집중합니다. 지금 이 순간, 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당신이라는 믿음을 심어주지요.
<카네기 인간관계론>을 읽고 저는 영업에 자신감을 얻었어요. 인생을 산다는 건, 나라는 상품을 세상에 파는 일인데, 영업을 잘 하게 되니, 어떤 일이든 할 수 있겠다 싶더군요. 그래서 영업사원을 그만두고 통역사나 예능 피디 같은 새로운 직업에 도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나의 진로를 찾아가는 데 도움을 준 책이 또 한 권 있어요.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
역시 자기계발서의 고전과 같은 책입니다. 성공한 사람들이 가진 공통점을 찾아보고 그것을 습관으로 분류합니다. 오늘은 딱 3개만 소개할게요.
습관 1: 자신의 삶을 주도하라
인생의 코스를 스스로 선택하라. 성공하는 사람들은 자신이 할 수 없는 일에 집착하거나 외부의 힘에 반응하는 대신,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며 자신의 선택과 결과에 책임을 진다.
일이 뜻대로 풀리지 않을 때 남 탓을 하기 쉽죠. ‘내 인생이 꼬인 건, 아버지 탓이야, 선생님 탓이야, 친구 탓이야.’ 남 탓을 하면 내 마음은 편해져도, 내 삶은 바뀌지 않습니다. 지금 이 순간,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찾아보고 그걸 꾸준히 반복해야 삶이 바뀝니다.
습관 2: 끝을 생각하며 시작하라
장거리 달리기에서 중요한 건 속도가 아니라 방향입니다. 얼마나 빨리 달리느냐보다 중요한 건 정해진 목표를 향해 꾸준히 나아가고 있는지의 여부지요. 정확한 목표를 세우고 일을 추진해야 성과를 올리고 측정하기가 쉽습니다.
습관3: 소중한 것을 먼저 하라
긴급함이 아니라 중요성을 기반으로 업무 우선순위를 정하고, 목표성취를 돕는 계획을 세워라. 우선순위에 따라 업무를 수행하라.
긴급함과 중요함이라는 2가지 기준으로 일을 나누면, 4분면이 나옵니다. 급하고도 중요한 일, 급하진 않지만 중요한 일, 급하지만 중요하진 않은 일, 급하지도 중요하지도 않은 일. 급하고도 중요한 일은 미루지 말고 바로 해야 합니다. 급하지도 않고 중요하지도 않은 일은 줄여야 합니다. 급하지만 중요하지 않은 일은 남에게 위임을 해야 합니다. 나 말고 다른 사람이 하도록. 그렇게 마련한 시간을 중요하지만 급하지 않은 일을 하는데 써야 합니다. 자기계발의 핵심은 그런 중요한 일을 할 시간을 어떻게 마련하느냐입니다. 계획을 세워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자꾸 미루게 되거든요.
20대에 영업사원으로 일할 때, 회사 업무는 급한 일이고, 자기계발은 중요한 일이겠지요. 일만 하기 보다는 자기계발에도 시간을 배분했습니다. 새벽에는 수영을 다니며 체력을 길렀고, 저녁에는 학원에 가서 영어 공부를 했습니다. 그 덕분에 통역대학원에 진학할 수 있었고요. 20대에는 늘 꾸준히 책을 읽었어요. 그 덕분에 훗날 MBC 피디 시험에 합격할 수 있었습니다. 피디 공채에서 당락을 결정하는 건 논술과 면접인데요. 글쓰기와 말하기 능력을 기르는 건 평소에 꾸준히 읽은 독서 덕분입니다. 당장 급한 학과 공부나 아르바이트도 좋지만, 자기계발에 있어 필수인 독서도 놓치지 않고 사셨으면 좋겠습니다.
<시간을 지배한 사나이>를 읽고 깨달았어요. 나는 가진 것이 없는 사람이 아니라, 시간이 많은 사람이구나. 그렇다면 시간을 활용해 인생을 바꿔보자. <카네기 인간 관계론>을 읽고 사람의 마음을 얻는 법을 배우고 사회 생활에 자신감을 키웠어요.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을 읽고 인생을 바꾸는 습관에 대해 알게 되었고요.
100세 시대, 늘 독서의 즐거움과 함께 하기를 소망합니다.